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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욕하지 않겠습니다, 격파!” 재밌는 네티켓 수업

넥슨 ‘건강한 네티켓 수업’, 초등학교 현장 탐방

송예원(꼼신) 2013-05-16 18: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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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욕을 하지 않겠습니다!”

엄마랑 말할 때는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겠습니다!”

 

16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있는 연촌초등학교 강당에서 넥슨의 ‘건강한 네티켓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수업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기왓장 격파>부터 <공 던지기> <펀치볼 릴레이> <투호> 그리고 <말판 놀이>까지 실제로 아이들이 하고 있는 건 게임이었다.

 

넥슨은 지난 2007년부터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넷 예절(네티켓)을 가르치는 캠페인을 펼쳐 왔다. 올해는 스마트폰 교육까지 추가해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실제 수업 현장의 모습은 어떨까? 연촌초등학교에 찾아가 ‘건강한 네티켓 수업’의 놀이교육이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인턴기자


 

선생님 말씀보다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지난해 한 지방교육단체에서 한글날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초등학생의 56%인터넷 등에서 욕설을 배웠다고 응답했다. 10대 무선 인터넷 이용률이 93.4%(한국인터넷진흥원, ‘2012 무선인터넷이용실태’)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바른 교육을 받아 보기도 전에 인터넷 세상의 어두운 면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넥슨은 2007년부터 매년 전국의 초·중학교를 찾아가 건강한 인터넷 활용법과 올바른 사이버 문화 형성 방법을 알리고 있다. 처음에 체조로 시작된 수업 활동은 2011년 놀이와 교육을 접목한 참여형 에듀테인먼트로 거듭났으며, 2012년에 활동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다같이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해!”

 

 비켜 봐, 내가 넣어 볼게~

 

비밀번호 도용보이스 피싱을 피하라!

 

이날 연촌초등학교의 ‘건강한 네티켓 수업’은 학급마다 두 팀으로 나뉘어 대결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놀이 활동이 진행됐다.

 

악성코드’, ‘비밀번호 공유’, ‘부모님 주민 번호 도용’, ‘보이스피싱이 붙어 있는 장애물을 피하며 펀치볼을 지키는 <펀치볼 릴레이>는 개인정보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놀이였다.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법이 감춰진 판을 맞추는 <공 던지기>인터넷 세상에서의 협동심을 깨닫게 하는 <원반 공 튀기기>는 응원전까지 벌어지는 뜨거운 반응 속에 진행됐다. 학생들은 <말판 놀이>를 통해 올바른 인터넷 습관을 익혔고, 본인의 나쁜 습관을 적은 종이를 기왓장에 붙이고 격파하는 <기왓장 격파>에서 지난 행동을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다.

 

야구선수 뺨치는 폼으로 백발백중~!

 

아이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았던 ‘말판 놀이’.

 

<말판 놀이>에서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 박수를 받았던 4학년 김예림 양은 “(앞서 진행된 사전교육) 수업으로 들었을 때는 지루하고 재미없었는데, 이렇게 놀면서 배우니까 재미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윤효성 군도 “<펀치볼 릴레이>가 진짜 재미있었어요. 친구들과 게임 아이디 같은 거 돌려서 썼었는데 이제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2013건강한 네티켓 수업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사회 흐름에 맞춰 최근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습업체 와이즈캠프가 지난 어린이날을 맞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이 5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곧 스마트폰을 구입할 예정이라던 김소은 양은 인터넷 예절에 대한 수업은 받은 적이 있는데 스마트폰에도 이렇게 따로 지켜야 할 예절이 있는 줄 몰랐어요. 얼마 전 저희 언니가 카톡에서 친구와 서로 욕하며 싸우는 걸 봤었는데, 저는 이렇게 배웠으니 앞으로 조심해야겠어요라고 말했다.

 

 

놀이교육의 조화, 100점은 아니다.

 

열심히 설명하는 선생님과 산만한 아이들.

 

아이들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수업의 목표를 잊은 채 게임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민 군은 게임은 재미있는데 말판에 쓰여 있는 글을 읽는 건 재미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비록 사전교육을 실시하지만 팀 구도로 진행하다 보니, 내용보다는 경쟁이 과열돼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다.

 

게다가 이날 행사는 4학년 전체 학급이 7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원활한 로테이션을 신경 쓰다 보니 정작 학습해야 할 내용을 전달할 시간이 부족해졌다.

 

<판 뒤집기> 게임은 유익한 정보를 갖고 있는 판을 찾아내는 활동이었는데, 프로그램이 끝난 후 제대로 사이트 이름을 기억하는 학생이 적었다. 심지어 오늘 배운 것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물었을 때 모르겠다고 대답한 학생들도 있었다.

 

동영상으로 배우는 물질의 특성과 혼합물의 분리’라는 중학생 교육 사이트를 찾고 있다.

 

아이들의 외면을 받았던 메시지.

 

한 담임 선생님은 활동의 내용은 참 유익하고 좋은데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기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살짝 안타까운 웃음을 지었다.

 

그는 “<투호>만 해도 아이들이 집어넣는 것 자체는 재미있어 하는데 이 놀이를 통해서 배워야 했던 무료 다운프로그램 받지 말기’, ‘불법 앱 받지 말기와 같이 정작 기억해야 할 것에는 집중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른 선생님은 놀이에 교육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좋지만, 제대로 된 학습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또 일관된 프로그램도 좋지만 학년마다 다른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넷티켓 수업은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수업이라 학교마다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일년에 약 50회의 수업을 진행하는데 300곳 이상의 학교에서 신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재미를 강조하다 보니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부분을 꾸준히 학생과 선생님 등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꾸준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 넷티켓 수업은 넥슨 사회공헌팀 의 주요 사업이기도 한 만큼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는 수업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카트라이더>의 캐릭터 다오배찌는 끊임없이 터치(?)를 당했다.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다짐을 적어 보는 학생들.

 

생명나무에 걸린 결심.

 

교육측면의 강화를 고민하게 하는 한 학생의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