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콘솔 Xbox One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와 개발자들도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One을 발표하면서 소니와 다른 콘솔시장 접근을 시도했다. 소니가 PS4를 발표하면서 게임 자체를 강조하고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One이라는 명칭처럼 거실을 점령할 단 하나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임을 강조하고 독립게임 개발자들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게임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의 기능을 더 강조한 MS의 Xbox One 발표.
■ 전략이 다른 소니와 MS, 전망도 엇갈려
북미 시장조사업체 DFC인텔리전스의 데이비드 콜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중 누구의 전략이 승리할지는 고객에게 달려 있다. Xbox360이 선두였다고 그 다음도 자동으로 선두란 법은 없다. 소니는 PS2에서 PS3로 전환하면서 뼈저리게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아직 ‘니즈’가 없는 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고객들은 다른 콘텐츠의 지원보다 결국 최고의 게임을 할 수 있는 콘솔을 선택할 것이다”고 전했다. 또, 아직 밝히지 않은 양사의 콘솔 패키지 구성과 가격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Xbox One 발표회가 열린 미국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캠퍼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웨드부시 시큐러티(Wedbush Security)의 마이클 패처와 EEDAR의 제시 디브니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선택을 지지했다.
마이클 패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선택은 더욱 큰 시장을 향한 현명한 판단이었다. 게임에 관심이 많은 게임매체는 소니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대중매체는 이번 발표를 반길 것이다. 어차피 E3가 게임에 집중된 행사인 만큼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출시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지 않은 이상 Xbox One이 실패할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EDAR의 디브니치는 “우리 소식통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 어느 때보다 콘텐츠에 많이 투자할 계획을 하고 있다. 그들은 모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걸친 서비스를 준비 중이지만, 하드코어 게이머 고객도 잊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15개의 독점 타이틀과 그중 8개의 새 IP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 낙담한 인디게임 개발자들, “그래도 E3를 지켜보자”
개발자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특히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일제히 Xbox One 발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최종 판단은 Xbox One의 게임 쪽 면모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E3 행사 이후로 미루겠다는 분위기다.
소니는 영상과 플레이 화면의 공유 등 PS4의 소셜 기능도 강조했다.
안드로이드 기반 콘솔 OUYA의 대표 줄리 어만은 “Xbox One은 전통적인 콘솔에 기대할 수 있는 딱 그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거실에 더 많은 콘텐츠를 전달하는 데 신경 쓰는 대신, 훌륭한 개발자로부터 좋은 게임을 가져오겠다는 생각은 부족했다. 오직 전통적이고 자금이 충분한 개발자들만이 새 콘솔의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반면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의 아메리칸 맥기는 “거실을 겨냥해 음악, 영화 등을 공급하는 것은 양사가 똑같다. Xbox One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더욱 정교해진 키넥트와 음성 입력 지원이다. 난 누구 편도 아니지만, 거실(Living Room)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기대된다. 패자는 침실(Bedroom)로 가겠지만 말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발표회 현장에서 공개된 Xbox One 실물을 촬영하고 있는 기자들.
대부분의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본인들을 언급도 안 했다는 데 실망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Xbox One 발표는 게임기가 아니라 셋톱박스였으며, 보다 열린 개발환경 지원, Xbox LIVE 아케이드, 소규모 게임 지원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 E3에서 Xbox One의 게임과 관련된 부분을 더 살펴보고 판단하자는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다.
■ ‘게임’으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될 E3 2013
Xbox 영국 마케팅 책임자 하베이 이글(Harvey Eagle)은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사람들이 게임을 보고 플레이해 보고 판단하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한다. E3는 완벽하게 모든 것이 게임에 대한 것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주식 시장 역시 빠르게 반응했다. Xbox One 발표에서 더 많은 것을 바랐던 투자가들의 반응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에 그대로 반영돼 0.66센트 하락을 불러왔다. Xbox One의 CPU를 공급하는 AMD의 주가 역시 1.95% 동반 하락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그룹으로부터 독립시킬지도 모른다는 뉴스에 힘을 받은 소니의 주가는 9.25% 상승했다.
Xbox One 발표일, 소니의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PS4와 Xbox One의 본격적인 대결은 E3 2013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