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처럼 묵묵히 포기하지 말고 진격해 나가시길 바란다. 그러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27일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ITS GAME 2013’에서 <헬로히어로 for Kakao>를 만든 핀콘의 유충길 대표는 ‘GAME? 이해하고 만들자!’는 주제로 강연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이번 발표는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유 대표는 개발자가 가져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핀콘 유충길 대표
■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살리는 것이 최우선”
유 대표는 게임 개발은 놀이로서의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는 물론, 어른이 된 후에도 끊임없이 놀고 싶어하는 존재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직장을 다니거나 사회적 활동을 하는 이유도 놀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이야기다.
게임은 유저가 현실과 다른 새로운 세계를 통해 경쟁, 모험, 성장, 수집, 커뮤니티 활동 등 실제 사회의 재미를 두루 경험하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이다.
모바일게임이 급성장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만족과 경험을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 플랫폼의 게임이 급격하게 성장한 것은 접근성이 낮은 캐주얼게임이면서 경쟁과 협동, 커뮤니티가 잘 조합됐기에 가능했다고 유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헬로히어로>도 판타지 세계에서 다양한 영웅을 수집해 키우고, 다른 유저와 협동하거나 경쟁하며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다”고 설명했다.
■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
유 대표는 결과와 과정 중 무엇이 중요하냐고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결과와 과정은 다른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결과는 어떠한 행위, 즉 과정을 통해 나오는 것으로 옳고 그르거나 중요한지 아닌지 따져야 할 게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사실이라는 것이다. 유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과정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자들이 서로 협력하며 즐겁게 게임을 개발한다면 결과가 좋을 수 있고, 결과가 나쁘더라도 다시 함께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함께하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를 바라기 어렵다. 혹여 결과가 좋더라도 함께 일하기 어렵다.
유 대표는 “팀원을 모을 때 능력이 좋은 사람이 우선시될 수 있다. 하지만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힘든 사람은 이후 주변 사람들이 찾지 않게 된다. 그만큼 좋은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과정은 숫자가 아닌 수식 부호와 같다고 생각한다.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구성원의 능력을 더하기도 하고 곱하기도 한다. 팀원과 얼마나 함께 즐겁게 일에 참여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그러니 나만의 장점을 기르고 남들이 함께하길 바라는 그런 의미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과정이 더하기(+)또는 곱하기(X)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게 된다.
■ “진격의 거인처럼 진격하라”
게임은 영화나 음악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제조업과 달리 자신의 타깃을 극대화해서 새로운 창조물을 만드는 것이다. 새로움을 창조하기 때문에 그만큼 실패도 많이 겪을 수 있다. 또, 게임산업은 중독 등으로 게임을 마약처럼 취급하려는 등 정책적으로도 규제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게임사업이 급격히 발전하다 보니 부작용을 신경 쓰지 못한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게임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 개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가 있다고 사람들이 게임을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국산게임이 줄어들면 그 자리를 외산게임이 메우게 되는 것을 걱정했다.
핀콘의 <헬로히어로> 역시 하반기 해외로 진출한다. 유 대표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나라에서 우리 문화 콘텐츠를 사고 싶다고 찾아올 때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진격의 거인>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어서 나도 보게 됐는데 조금 다른 관점에서 봤다. 거인은 몇 백 년 동안 인간이 쌓아온 벽을 넘기 위해 묵묵히 걸어만 갔고, 그 시도를 통해 벽을 넘어서 인간을 잡아먹기도 했다. 무서울 정도로 자신의 목표만 보고 걸어가는 거인의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에 정진하며 무엇이든 하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은 마라톤과 같으며 지금 당장 죽을 것처럼 힘들어도 그런 경험이 쌓여 노하우가 되고, 스스로 노력하고 목표하는 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지금은 뽑는 기업이나 구직자나 서로 많이 힘든 시기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잘 넘기면 가능성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누군가는 좋은 시기가 빨리 오고 누구는 상대적으로 늦게 올 수도 있다. 로비오의 <앵그리버드>도 수 십 번의 실패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며 발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