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마켓 전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Baidu)가 중국 안드로이드 앱 마켓 ‘91닷컴’을 19억 달러(약 2조1,240억 원)에 인수했다. 이는 중국 인터넷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이다.
■ 91닷컴 완전 인수에 2조 원 이상 투입
91닷컴(91 Wireless)의 모회사 중국 넷드래곤은 91닷컴의 지분 57.4%를 바이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16일 홍콩 증권시장에 공시했다. 바이두는 오는 8월 14일까지 91닷컴 주식의 공개 매수를 진행해 나머지 지분까지 모두 확보할 계획이다.
바이두가 91닷컴의 지분 57.4% 인수를 위해 넷드래곤에 지불하는 금액은 10억9,000만 달러다. 넷드래곤과 맺은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바이두가 91닷컴의 나머지 지분 42.6%를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까지 합하면 총 인수 규모는 19억 달러가 된다.
바이두는 8월 14일까지 91닷컴의 지분을 완전 인수하지 못하면 기간을 늘려서라도 확실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 중국 검색 공룡과 최대 앱마켓의 만남
중국 인터넷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이번 ‘빅딜’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일단, 중국 최대 검색포털이 최대 규모의 ‘제3자 앱 마켓’을 확보해 큰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바이두는 중국 데스크톱PC 검색 시장의 82%를 점유하고 있다.(2013년 3월 31일 기준) 바이두의 모바일 검색 앱 이용자는 하루 평균 1억 명에 이른다.(2013년 4월 기준) 이는 2012년 말에 비해 25% 증가한 수치로, 중국 무선 인터넷 가입자 11억6,000만 명의 9%에 해당된다.
91닷컴은 2012년 앱 다운로드 횟수 100억 회를 돌파하며 중국 최대 규모의 ‘제3자 앱 마켓’ 중 하나로 성장한 상황이다.(중국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 발표 기준)
91닷컴의 공식 홈페이지. 모바일게임이 많이 눈에 띈다.
결국 91닷컴을 통해 모바일 인터넷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게 바이두의 전략이자 이번 인수의 핵심이다. 바이두의 대변인은 “모바일 앱스토어는 모바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관문이다. 당연히 바이두에게는 앱스토어가 전략적인 포인트가 된다”고 밝혔다.
■ ‘텐센트, 바이두(91닷컴), 360’의 삼파전 예고
중국의 모바일 앱 마켓은 매우 독특한 시장구조를 갖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가 정상적으로 서비스되는 iOS 앱 마켓은 외국과 별 차이가 없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막혀 있는 안드로이드 OS 앱 마켓은 사정이 다르다. 통신사업자, 단말기 제조사, 포털 등이 저마다 안드로이드 앱 마켓을 운영 중이다.
그중에서도 텐센트 마켓이나 91마켓, 360마켓 등 이른바 ‘제3자 마켓’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결제수단도 점점 편해지고, 정식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모바일게임도 늘고 있어 ‘제3자 마켓’은 더 주목받고 있다.
바이두와 91닷컴의 결합은 텐센트, 360, 바이두(91닷컴)의 치열한 삼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회원 수 3억 명 이상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까지 보유한 텐센트, 중국의 대표적인 백신 서비스 제공업체 치후의 360마켓에 이어 바이두의 급부상까지.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어디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게임빌과 계약하고 <카툰워즈블레이드>를 중국에서 출시한 ‘360’ 오픈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