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겅호코리아 설립, 그라비티 앞날은?

"겅호-그라비티 합병수순, 라그2 국내서비스 직접 맡을 수도"

고려무사 2007-02-21 12:58:57

일본에서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고 있는 겅호엔터테인먼트가 겅호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겅호엔터테인먼트는 21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본금 3억원 규모의 100% 자회사인 겅호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에서 게임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소규모로 운영하던 한국 연락사무소를 지사 형태로 확장한 것.

 

겅호는 다음달 7일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해외판매 배급지원, 로컬라이징, 퍼블리싱, 게임개발 등 게임사업과 관련된 전체적인 업무를 한국에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게임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게임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자사의 오리지널 타이틀을 해외에 서비스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겅호는 이번에 설립하는 한국지사를 거점으로 <북두의권 온라인> <그란디아 온라인> 등 다수의 일본타이틀을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수출, 서비스하는 업무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겅호코리아 대표는 박수홍 씨가 맡는다. 박수홍 씨는 2005년 당시 그라비티 매각과 관련된 실무를 추진했던 인물로 그라비티 내에서 일본 담당이었다.

 

한편 겅호는 한국에 자회사를 설립하지만 당분간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의 사업규모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겅호엔터테인먼트의 한국지사 설립 공시자료

 

 

겅호, 그라비티 합병수순인가?

 

이번 겅호코리아 설립과 관련해 두 회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소프트뱅크가 자회사인 EZER이 소유하고 있던 그라비티 지분 52.4%를 겅호에 넘기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두 회사가 합병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이미 겅호는 2005년 당시 그라비티의 김정률 전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하기에 앞서 국내 벤처캐피털인 다산벤처를 통해 한국진출을 모색해왔고 최선의 방안으로 김 전 회장의 지분 전부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두 회사는 합병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말로 일관했지만 겅호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회사격인 그라비티가 희생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돌았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는 겅호가 일본 매출에 한계를 느꼈고 주가를 보존하고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해외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라비티와 겹치는 부분은 겅호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겅호는 지난해 682,500만엔의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했지만 그라비티는 경영진 교체 이후 2006년 상반기 매출이 27% 감소했다.

 

하지만 겅호가 여전히 그라비티의 개발력, 해외배급망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겅호는 <라그나로크>를 통해 도쿄증시 헤라클레스에 상장하면서 시가총액 4조원대의 거대회사로 성장했지만 내수기업이라는 오명에 시달렸었다.

 

반면 52.4%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겅호가 사실상 자회사로 두고 있는 그라비티는 나스닥 시가총액이 1,800억원에 불과하지만 <라그나로크2> 등으로 개발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해외배급망도 탄탄하다.

 

그라비티의 지분관계 도표

 

<라그나로크2> 서비스 어떻게 되나?

 

겅호가 한국시장에 진출해 당초 밝힌 사업목적처럼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할 경우 그라비티의 차기작인 <라그나로크2> 한국서비스를 직접 맡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이미 게임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최근 <라그나로크2>의 외부퍼블리싱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그 주체가 누구냐에 대한 궁금증만 커졌던 상황.

 

이런 미묘한 시점에 겅호가 한국지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자 <라그나로크2>의 국내서비스까지 겅호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그라비티가 지난해부터 서비스인력을 줄이고 개발인력을 재정비하고 있다. 개발스튜디오 체제로 조직을 정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라비티는 지난해 <바디첵>을 만들고 있는 Z스튜디오, <W베이스볼>을 개발하고 있는 Y스튜디오 등으로 개발조직을 재편한 바 있다.

 

한편 그라비티는 겅호와의 합병 등과 관련해 "전혀 사실무근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