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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GC] 소 방귀로 퍼즐게임을 만들다, ‘방구뿡’ 이야기

행쇼팀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이매진컵’ 도전기

남혁우(석모도) 2013-09-25 19:24:24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에서 주최하는 ‘이매진컵은 16세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198개국 35만 명이 도전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다. 2014년 이매진 컵은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지원가능하며 2014년 7월 미국 시애틀 MS 본사에서 전 세계 35개 팀이 경쟁하는 월드파이널이 열린다.

이 대회에는 국내에서도 많은 팀이 도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이후 행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클린업>으로 월드파이널 게임 부문 3등을 차지한 김동훈 씨는 곰즈게임즈를 창업했으며, 소프트웨어 디자인 부문 2위였던 세종대 동아리 엔샵은 실리콘 밸리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2013년 이매진컵 월드파이널에서 특별상 AFT 엑설런스를 받은 루머스는 회사를 설립하고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이매진컵 게임 부문에 참가했던 ‘행쇼팀의 박진호 씨는 25일 KGC 2013에서 <방구뿡>(Fart foop)의 개발과정과 이를 통해 느낀 점에 대해 발표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강연을 진행한 행쇼팀 박진호 씨.


■ 환경오염과 재미를 하나로 묶은 소 방귀

이매진컵 게임 부문에 도전한 행쇼팀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함께 소재 자체도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만족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찾기 시작했다. 

이들은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 중 소가 발생시키는 방귀가 온실효과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방귀가 소리와 냄새 등의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재미를 줄 수 있고 여기에 환경오염과 공장식 축산에 대한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었기에 ‘소 방귀가 게임의 기본적인 콘셉트로 정해졌다.



소재는 정해졌지만 이에 맞는 장르를 기획하는 부분에서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팀원간에 갈등이 발생했다.

장르 기획에 논의가 길어지면서 스토리로 콘셉트를 강조한 게임을 만들지, 플레이 자체에서 콘셉트를 더 깊이 있게 활용할지 팀 내부에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논의는 플레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로 인해 다른 의견을 주장한 팀원이 탈퇴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행쇼팀은 처음에 소가 뀐 방귀를 모으는 캐주얼게임을 개발했다. 주변의 평가는 그래픽은 괜찮지만 참신함과 독특함이 부족하고 게임 방식이 단순해 지속성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두 번째 기획은 소 방귀를 자원으로 한 농장경영 게임이었다. 소재는 참신했지만 게임 방식은 기존 소셜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기획도 무산됐다.

마지막 세 번째 장르는 퍼즐이었다. 고전적인 장르지만 레벨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고 기체라는 방귀의 특성을 활용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행쇼팀은 장르가 퍼즐로 결정된 후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5명으로 구성된 행쇼팀은 프로그래밍, 기획, 그래픽 등 각자 분야별로 게임을 제작했으며, 이매진컵 2012년 수상자 중 한 명이 멘토로 참가해 게임의 구성과 기획 등에 대해 조언해주었다.

게임 플레이는 소가 방귀를 뀌면 컨베이어 벨트 등 다양한 기구를 설치해 방귀가 장애물을 피해 환풍구까지 빠져나가게 하는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소 방귀가 환경오염의 문제가 되는 이유는 육식소비의 증가로 공장식 축산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한 온실효과와 함께 비위생적인 축산 환경, 노동자의 무리한 노동 등이다. 이러한 메시지를 담기 위해 행쇼팀은 배경을 공장 패턴으로 제작하고 게임에 등장하는 노동자 캐릭터도 손가락을 5개보다 적게 그려 고통과 피해를 받은 모습을 표현했다.


<방구뿡> 플레이 장면.

고용주에게 발로 차이는 노동자들. 자세히 보면 모든 노동자의 손가락이 비정상인 것을 알 수 있다.


■ 실패로 경험을 쌓고 성공 사례로 자신감을 얻길 바란다.

행쇼의 <방구뿡>은 이매진컵 한국 파이널 탑 15에 올랐다. 게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팀원들이 젖소 잠옷을 입고 발표했으나 장르의 한계와 독창성 부족으로 최종 탑2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후 그래픽을 개선하고 가로화면에서 세로화면으로 해상도를 바꾸고 전 세계 유저와 경쟁하는 온라인 파이널에 도전했으나 이매진컵 파이널에 나가지는 못했다. 이후 연속된 실패에도 꾸준히 게임을 수정하며 도전해 글로벌 게임제작 경진대회 인디게임 일반부분 장려상을 받았다.



박진호 씨는 “좋은 결과를 내진 못했지만 평범한 일반인으로 열심히 했고 느낀 바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알리고자 발표를 하게 됐다. 다른 팀의 작품을 보고 우리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팀이 모여서 만들다 보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농구의 황제라고 불린 마이클 조던도 천부적인 능력도 있었지만 실패를 거듭한 노력과 팀워크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도전을 해야 실패도 하고 그 경험이 성공으로 가는 열쇠가 된다. 또한 성공을 위해 가다 보면 크진 않아도 성공사례가 생기고 이를 기반을 더 큰 꿈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