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포털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네이버’(Naver)가 모바일 게임 채널링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사실상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다.
디스이즈게임의 취재결과 네이버는 1분기 내에 네이버 모바일 포털 사이트(m.naver.com)을 이용한 게임 채널링 서비스 ‘네이버 모바일 게임 채널링’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카카오톡의 유저풀을 활용해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네이버는 3,700만에 달하는 네이버 포털의 유저풀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모바일 게임 플랫폼은 유저들이 네이버 계정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네이버 모바일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서 간편하게 게임들을 다운로드해 즐기는 방식이다. 실제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가 이루어지는 스토어는 네이버가 운영 중인 ‘네이버 앱스토어’를 이용하게 된다. 다만, 개발사가 원하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도 등록할 수 있다.
따라서 네이버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되는 게임은 안드로이드 OS용 모바일 게임을 대상으로 iOS 게임들은 해당하지 않는다. iOS를 의무적으로 서비스해야 하는 카카오게임 플랫폼에 부담을 가진 개발사들은 이를 희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다양한 모바일 게임사들과 접촉해서 모바일 게임 채널링을 제안하고 있다. 이 중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티스토어 같은 다른 스토어나 플랫폼을 통해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유명 게임들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개발사 수익배분 사실상 73%. 기존 플랫폼보다 유리
네이버는 ‘네이버 모바일’의 장점으로, 개발사에 유리한 수익 분배와 네이버 포털을 이용한 광고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 모바일은 개발사들의 불만이 높았던 기존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수수료를 낮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 모바일에 입점하면 개발사들은 마켓 수수료(네이버 앱스토어) 10%와, 채널링 수수료 7%, 유저에게 되돌아가는 마일리지 10%를 제외한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 이 중 채널링 수수료는 7% 안에서 탄력적으로 운용해 개발사에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보다도 개발사에 유리한 수익 분배 구조다.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게임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만약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해 있다면 나머지 매출에서도 다시 30%(전체 매출의 21%)를 카카오에 수수료로 내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입점하는 카카오톡 게임의 경우 전체 수익의 51%를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불하면서 개발사는 수익의 49%를 가져가지만, 네이버 모바일의 경우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가져가는 몫은 전체의 73%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카카오 게임하기에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네이버 측은 유저에게 되돌아가는 마일리지 10%역시 다시 게임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아 실제 개발사가 가져가는 몫은 더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 이용한 프로모션으로 유저 확보도 유리
네이버는 네이버 모바일에 입점할 경우, 자사의 포털 사이트에 마련되어 있는 광고 솔루션을 동원해 프로모션 지원을 전폭적으로 할 계획이다.
일례로 네이버 모바일 포털 메인 페이지에 있는 메뉴 중 ‘Fun’ 카테고리에 모바일 게임을 상시 노출한다거나, PC와 모바일 페이지를 가리지 않고 웹툰 및 게임 게시판, TV캐스트 등 게임과 관련된 페이지에 배너 등으로 게임의 노출을 지원하는 식이다.
네이버 앱스토어 배너를 통해 게임을 노출하면서 사전 예약 프로모션도 지원하며, 장기적으로는 ‘네이버 밴드’ 앱과의 연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와 같은 프로모션 지원을 통하면, 프로모션 기간 동안 못해도 30만 명의 유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모바일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카카오 게임하기 사전 예약을 통해 10만 명의 유저를 확보하면 대박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네이버를 통해 이 정도의 유저를 확보할 수 있다면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모바일 입점은 게임 출시 8주 전에, ‘네이버 제휴제안’을 통해 신청하면 미팅 및 계약 과정을 거쳐 실제 게임 출시로 이어진다. 다만 실제 게임의 정확한 출시일은 개발사가 결정하게 된다.
네이버 앱스토어 보급이 숙제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 모바일’이 상당한 매력을 가진 플랫폼이라는 점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확보하고 있는 회원과 ‘네이버 모바일 포털 사이트’의 파급력은 카카오톡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떨어지지 않기에, ‘카카오 게임하기’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 모바일에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실제 게임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지는 ‘네이버 앱스토어’의 파급력이 현재 시장 1위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2위 티스토어에 비해 영향력과 보급률이 떨어진다는 점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손꼽힌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물론이고, 티스토어 역시 기본적으로 휴대폰에 깔려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점유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네이버 앱스토어는 반드시 유저가 직접 파일을 받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과연 경쟁 스토어만큼 보급이 잘 이루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앱스토어 보급을 위해서 3월 부터 각종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TV 광고 및 네이버 포털 사이트 내 캠페인, 네이버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이벤트 등을 통해 네이버 앱스토어를 보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