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의 석연치 않은 은메달의 여파가 게임계에까지 퍼지고 있다.
21일 새벽, 김연아 선수는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총점 219.11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본 이들은 김연아 선수의 연기가 러시아 선수의 연기보다 인색한 점수를 받았다며 편파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텃세에 의한 불이익이라는 정황상 많은 이들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당시 쇼트트랙의 안톤 오노 사건으로 반미 감정이 들끓었던 것처럼, 반러시아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반감은 게이머도 예외는 아니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게임을 불문하고 러시아 국적(혹은 콘셉트)의 진영과 캐릭터를 사용하지 않거나, 게임을 통해 직접 러시아를 공격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퍼지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한 유저는 게임이 러시아 서비스 기념으로 발매되었던 ‘곰 기병 세주아니’ 스킨을 환불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챔피언 '블라디미르'는 랭크게임에서 유저들에게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피파 온라인 3>에서는 러시아 선수인 '아르샤빈' 카드를 일부러 강화 실패해 능력치를 낮춰 퇴출하고,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을 즐기는 어떤 유저는 자신의 부대에서 러시아 출신 병사를 모두 해고했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테란의 ‘불곰’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유저까지 나타났다. 불곰은 러시아를 비유할 때 쓰이는 단어다.
게임을 통해 직접 러시아에 대한 울분을 풀겠다는 유저도 나타났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문명 5>에서 ‘조선’ 문명을 선택해 ‘러시아’ 문명을 정복하겠다고 나섰고, <데이즈>나 <리그오브레전드>같은 네트워크 게임에서는 직접 러시아 서버에 접속해 러시아 유저들을 처치하겠다는 유저도 나왔다.
어떤 게이머는 민간인 학살 미션으로 논란이 되었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의 ‘노 러시안’ 미션 장면을 피겨스케이팅 메달 수여식 장면과 합성하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민간인에 대한 테러를 김연아 선수와 연관시키는 것은 안된다며 과도한 반응은 자제하자는 자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