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스마일게이트 홀딩스(이하 스마일게이트)와 선데이토즈가 전략적 연합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스마일게이트는 선데이토즈의 지분 20.7%를 1,206억 원에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양사는 연합의 이유로 ‘해외 진출’을 꼽았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미 <크로스파이어> 등의 해외 성공으로 자금과 관계망의 기반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선데이토즈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데 있어 스마일게이트를 동반자로 선택한 모양새다. 그렇다면 두 회사의 지분 보유 상황은 어떻게 변동됐고, 양사가 걸어온 길에 비춰본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될까?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선데이토즈 최대주주가 된 스마일게이트, 지분 변동은?
스마일게이트가 인수한 선데이토즈의 지분은 공동창업자인 이정웅 CEO, 박찬석 CRO, 임현수 CTO의 지분을 합한 것이다.
2013년 10월 22일 공시를 기준으로 이정웅 대표는 선데이토즈의 주식 중 29%(916만8,180 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박찬석 CRO는 13%(411만4,321 주), 임현수 CTO는 약 6%(188만 2,005 주)를 보유했었다. 당시 공동 창업자 셋의 지분을 합하면 47%(1516만4,506 주)였다.
이번 인수 발표 후에는 스마일게이트가 선데이토즈의 지분 20.7%(666만4,506 주)를 가진 최대주주가 되고, 공동 창업자 3명의 남은 지분을 합치면 26%(850만 주)가 된다. 스마일게이트가 선데이토즈의 최대주주가 되지만, 공동 창업자들의 지분을 더하면 최대주주보다도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선데이토즈의 경영권 역시 이정웅 대표가 그대로 가지고 가게 되고, 일시에 주식을 팔아넘기는 것도 아니다. 선데이토즈는 상장 당시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보호예수가 걸려있었기에 이번 주식 인수 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65%, 잔금 25%를 지급하는 형태가 된다. 스마일게이트가 최종 잔금을 치르는 날은 2016년 5월 4일 또는 보호예수 해제일 중 빠른 날이 되기에 당장은 이정웅 대표가 선데이토즈에서 손을 떼지는 않을 전망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선데이토즈의 지분 20.7%를 인수한 데는 전략적 연합을 위한 투자의 목적도 있지만, 지분법에 따른 실적 반영 이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분법이란, 2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회사의 경영 실적을 지분에 비례해 모회사나 투자회사의 경영실적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즉, 스마일게이트가 선데이토즈의 지분을 20% 이상 인수했기 때문에 선데이토즈의 실적 20.7%가 스마일게이트의 실적에 반영되는 셈이다. 선데이토즈의 2013년 연매출은 476억 원, 영업이익 173억 원, 순이익 149억 원이었다.
해외 기반을 다진 스마일게이트, 소셜게임을 만들어온 선데이토즈
스마일게이트는 2002년 창업한 회사로, 2006년에 개발하기 시작한 <크로스파이어>가 2008년 7월에 텐센트를 통해 중국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며 지금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0년에는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동시접속자 수가 200만 명을 돌파하며 기네스북에 올라가는 등 본격적인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에서도 <크로스파이어>가 서비스됐다.
2011년,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회사 에스지인터넷을 설립하는가 하면 2012년에는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팜플을 세웠다. 국내에 퍼블리싱 업체를 세우는 동안 북미법인 에스지인터랙티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게임 배급사 에스지 씨(Sea)도 설립하면서 해외 게임 배급 기반을 마련했다.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크로스파이어>. 중국에서만 연매출 1조 원을 거둘 정도로 성공했다.
선데이토즈는 2009년 설립한 소셜게임(SNG) 전문 개발사로, 국내 웹 SNG 플랫폼인 싸이월드 앱스토어에 <애니팡> <사천성> <아쿠아스토리> <애니윷놀이>를 차례로 서비스했다.
현재의 선데이토즈의 초석을 다진 건 <아쿠아스토리>의 성공이었다. 웹 버전과 함께 모바일 버전도 나왔던 <아쿠아스토리>는 전체 이용자 수 300만 명을 달성하며 싸이월드에서는 인기 앱스 1위를 2년 연속으로 차지했다.
선데이토즈가 다시 한 번 도약하며 기업공개(코스닥 상장)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애니팡 for Kakao>(이하 애니팡)의 성공이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론칭 초기에 시장을 점유한 <애니팡>은 설치 수 2,200만을 돌파하며 가히 ‘신드롬’이라 할 만한 파급력을 몰고 왔고, <애니팡 사천성 for Kakao>까지 연달아 성공궤도에 오르며 선데이토즈는 하나그린스팩 주식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선데이토즈의 최신작 <애니팡2 for Kakao>.
양사의 전략적 연합, 해외시장 중에서도 중국이 타깃?
전략적 연합을 발표한 두 회사가 밝힌 비전은 ‘해외 진출’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선데이토즈의 해외 시장 진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는 일단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해외 진출을 보면,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시장 성공으로 다져진 텐센트와 스마일게이트의 관계다. 스마일게이트는 텐센트의 퍼블리싱을 통해 중국 내 FPS게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만약 선데이토즈가 스마일게이트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에 진출한다면, 텐센트와의 연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텐센트는 중국 내 1위 게임포털일 뿐 아니라 중국의 PC,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위챗’을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위챗에서도 모바일게임이 서비스되기 시작했는데, 중국에서 파편화된 모바일 오픈마켓을 고려한다면 텐센트는 모바일게임 현지 진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
특히 2013년을 지나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가까운 단일국가 최대 모바일게임 시장인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 회사의 연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텐센트는 <블레이드&소울>의 중국 론칭 당시 <크로스파이어> 등 자사 인기 게임들과의 크로스프로모션으로 집중적인 지원사격을 한 바 있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의 형제회사인 팜플과 선데이토즈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선데이토즈가 팜플과 협력한다면 <애니팡> <애니팡 사천성> <애니팡2> 등 오픈마켓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선데이토즈 게임들과 팜플 게임 간의 크로스 프로모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최근 하루 이용자 수인 DAU(Daily Active Users)가 높은 모바일게임을 이용하는 신작의 홍보전략이 주목받고 있어 선데이토즈의 유저풀은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게임 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24일 현재 <애니팡2>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400만 이상의 DAU(Daily Active Users)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