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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5] ‘콜 오브 듀티’ 개발진의 VR게임 노하우, 멀미 해결 방법은?

리로드 스튜디오 오태훈 대표 “VR 게임의 1차 목표는 멀미 해결, 장거리 레이스로 접근하라”

김진수(달식) 2015-05-19 20:30:46

<콜 오브 듀티>의 제작진이 모여 VR(가상현실) 게임 전문 개발사를 세워 <월드워 툰>을 개발중인 리로드 스튜디오가 VR 게임 제작 노하우를 공개했다. 19일, 리로드 스튜디오 오태훈 대표는 NDC 15에서 ‘가상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이유’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오 대표는 <월드워 툰>을 개발한 경험을 토대로 아직은 상용화 되지 않은 VR 게임 시장에 뛰어든 이유, 그리고 VR 게임을 제작할 때 중요한 점들을 공유했다.

 

리로드 스튜디오 오태훈 대표

 

 

■ “VR 응용 가능성은 높지만 아직은 한계 있다”

 

먼저 그는 BR을 ‘다른 공간과 시간으로의 체험’으로 정의하며 현재 VR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미래는 VR과 AR(증강현실)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토대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언급했다.

 

현재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VR의 가능성은 8가지 분야다. 교육, 의학, 시뮬레이션, 스포츠, VR 라이딩, 방송, 게임, 커뮤니케이션 수단 등이다.

 


 

과거 가상현실 기술은 비싼 하드웨어 가격과 성능의 한계가 있었지만, 현재는 고 집적도 디스플레이와 성능 높은 GPU, 게임 엔진의 도움으로 가상현실을 위한 HMD(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의 소비자 버전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오큘러스 리프트’의 오큘러스와 ‘프로젝트 모피어스’의 소니는 내년 1분기에 소비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밸브와 손잡은 HTC도 VR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있다. 더불어 VR에 맞춘 입력 기기들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상황. 이에 발맞춰 VR 게임 역시 하나 둘 개발 중이다.

 

오 대표는 VR과 VR 게임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현 시점의 한계점을 인정했다. 

 

먼저 현재의 VR은 하드웨어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현재 VR HMD는 두 개의 상을 각각 한쪽 눈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모니터로 즐기는 게임보다 두 배의 연산 성능이 필요하다. 더불어 HMD에서 인간의 눈이 실제와 같은 화상으로 느끼려면 4K정도의 화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하드웨어는 이와 같은 성능을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해야 하는 분야다. 오 대표는 “앞으로 7680*4320 픽셀의 해상도와 144hz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가 나올 때 쯤 사용자가 현실 같은 감각을 느끼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더불어 아직은 열리지 않은 시장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개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도 VR 게임 개발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것이 오 대표의 견해다. 그는 아이폰이 처음 발표됐을 당시를 예로 들며 VR도 스마트폰처럼 발전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대표는 “아직 한국에서는 개발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미국 다음으로 VR 게임을 만들기 좋은 환경은 한국이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가 한국에 방문하고, 삼성 및 오큘러스가 한국에서 지원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한국에서도 개발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고 말했다.

 


 

 

■ VR 게임의 1차 목표는 멀미 해소, VR을 위한 게임 플레이를 찾아라

 

그렇다면 직접 VR용 FPS <월드워 툰>을 개발하고 있는 리로드 스튜디오는 어떤 시행착오를 겪고, 해법을 찾았을까? 오 대표는 “오큘러스에서도 VR에서 가장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어려운 게 1인칭 시점이라고 했을 정도로 1인칭 VR 게임을 만들기 어렵다. 연구개발 해보니 놀랍게도 오큘러스와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며 본격적인 노하우를 공유했다.

 

먼저 VR 게임 개발에서 가장 처음 마주치는 문제는 ‘멀미’다. VR은 실제 몸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화면이 움직이기 때문에 그 차이 만큼 멀미가 발생한다. 멀미를 줄이려면 최대한 뇌가 진짜라고 생각하도록 속여야 하고, 그에 맞춰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리로드 스튜디오는 <월드워 툰>을 개발하며 3개월 가량을 멀미를 줄이는 연구 개발에 사용했다. 먼저 키 높이, 걷는 속도, 다리의 높이 등을 현실과 최대한 비슷하게 했다. 뇌를 속이기 위해서다. 더불어 멀미를 유발하는 수직적인 텍스처 대신 수평적인 이미지를 가진 텍스처를 사용했다.

 

또 초당 프레임 수가 변동하면 멀미가 늘어나고, 현재의 HMD에서 지원하는 최대 프레임을 이용해야 더 현실처럼 느껴지기에 렌더링을 최적화해야 했다. 최대 프레임을 내기 위해 리로드 스튜디오는 디즈니 출신의 아티스트를 영입해 선이 명확하고 폴리곤을 최적화할 수 있는 그래픽 콘셉트를 사용했다.

 

UI 역시 HMD에 최대한 맞췄다. 다른 FPS처럼 UI가 화면 가장자리에 있으면 UI를 확인하기 위해 유저의 눈동자가 움직이게 되고, 눈에 맞춰 화면이 움직이지 않는 만기 때문에 멀미를 유발한다. 리로드 스튜디오가 찾은 해법은 화면 중앙을 기준으로 15도 내에 모든 UI를 넣어 최대한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멀미를 줄이는 과정에서 VR에 맞는 UI와 게임 플레이가 탄생했다. 15도 내에 모든 정보를 표시해야 하는 만큼, 미니맵이나 남은 탄약, 무기의 종류 등 표시해줘야 하는 정보를 간략화 해야 했다. <월드워 툰>은 아예 VR에 맞춰 헬스 게이지와 미니맵, 탄약 개념을 없앴다. 무기의 탄약은 무한으로, 헬스 게이지 대신 화면의 색을 바꿔 별도의 UI없이 남은 체력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이동 조작 역시 멀미를 줄이는 데 최적화했다. <월드워 툰>은 이동 조작을 아날로그 스틱 대신 버튼을 이용한다. Xbox 패드의 A버튼을 누르면 앞으로 이동하고, B 버튼을 누르면 뒤로 이동하는 식이다.

 

이동 조작을 바꾼 이유는 역시 멀미 때문이다. 먼저 스틱을 움직이는 조작은 뇌가 계속해서 이동하는 듯한 착각을 하는데, 실제 화면이 그에 맞춰주지 않으면 멀미가 심해진다. 더불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만큼 초당 프레임 수가 떨어지면 멀미는 더더욱 심해진다. 이런 이유와 함께 간편한 한 손 조작을 위해 <월드워 툰>은 버튼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 대표는 VR 게임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VR 게임 개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현재 VR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이기에 파이를 뺏는 싸움이 아니라, 시장 파이를 넓히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더불어 현재의 기술로는 VR게임에 장시간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에 VR 버전만 만들면 시장이 줄어든다. 따라서 VR버전과 일반적인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버전을 동시에 준비하는 게 좋으며, 시장이 큰 북미와 유럽 시장을 노려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 대표는 “익숙한 게임을 계속 만들지, 오랜 시간을 놓고 볼 때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뛰어드는 도전을 할 지 개발자들 스스로 생각했으면 한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