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바둑 사이트 '타이젬', 중국 '한큐'에 나타나 바둑 강호들을 상대로 60전 60승을 거둔 수수께끼 고수. 그의 정체는 구글 딥마인드 사가 개발 중인 인공지능 '알파고'의 개량판이었다.
알파고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답은 지난 해 11월에 열린 블리즈컨에서 찾을 수 있다. 구글 딥마인드와 블리자드는 블리즈컨에서 <스타크래프트 2>를 이용한 인공지능 연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블리자드가 인공지능 분석 및 대결을 위해 개발하는 API 영상을 보자.
알파고가 새로운 대전 상대를 찾는다면 종목은 <스타크래프트 2>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시간 전략 장르의 특성상 실제 고려할 사항이 바둑에 비해 상당히 많아 말 그대로 지능과 현실대처 능력을 견줘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게임 장르인 TCG, 또는 카드배틀의 경우는 어떨까?
실제로 블리자드가 개발한 트레이딩 카드 게임 <하스스톤>, 위저드 오브 코스트가 개발한 <매직 더 개더링>도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다만 지금 단계는 실제 대결을 위한 플레이나 밸런싱이 아닌, 인공지능의 개발 영역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은 딥마인드 AI가 자연어와 이미지를 이해하여 코딩할 수 있는지 시험했고, 그 결과를 지난해 3월 발표했다.
게임이나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는 인간이 사용하는 자연어와 이미지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바꿔주는 과정, 즉 코딩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자연어 문자와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하스스톤>과 <매직 더 개더링> 카드를 딥마인드 AI에게 보여주고, 실제 게임 개발에 쓸 수 있도록 카드를 코딩하게 했다. 요컨대 자연어나 이미지를 보고 AI가 구조를 학습해 코드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 시험한다.
"얼마의 대미지로 적을 공격한다"처럼 간단한 텍스트와 효과라면 문제없지만, 특수 상황에서 효과가 달라지는 카드를 구현하려면 복잡한 처리가 필요하다. AI는 언어를 이해하고 카드 구조를 파악해 코딩해야 한다. 연구팀은 1만 개가 넘는 카드를 구현했지만, 일부 카드는 오류를 빚기도 해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