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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블리자드, 반중(反中) 정서 직격탄? 해명에도 거세지는 미국 내 비판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이 함께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 MTG는 홍콩 선수를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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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상(무균) 2019-10-21 17:30:26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에 대한 비판이 미국 내에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블리자드는 '블리츠청' 응 와이 청(Ng Wai Chung)에 대한 징계 수위를 낮추며, 알렌 브랙 블리자드 대표가 직접 "공식 e스포츠 방송에서는 게임에 관해서만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또 중국 입맛에 맞춘 징계라는 비판에도 "중국과는 전혀 관련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해당 발언에도 이미 '반중(反中)'으로 물든 블리자드에 대한 반발을 달래기에는 부족했다. 특히 최근 홍콩 지지 발언을 한 NBA 코치에 대한 중국의 반응과 중국 정부의 인터넷 사전 검열에 애플이 동조하며 미국 내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 

 

▲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

 

이에 따라 미국 정치계도 공식적으로 움직였다. 현지 시각으로 18일 민주당의 론 와이든(Ron Wyden) 상원의원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블리자드에 하스스톤 대회 이슈에 대한 징계를 경고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정파를 막론하고 미국 정치계는 블리츠청의 발언 자체가 미국 내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미국 기업인 블리자드가 미국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서한에는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하원의원, 톰 맬리나우스키 민주당 하원의원의 서명이 포함되어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과 하원 모두 힘을 모아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해당 서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 우리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pro-democracy protests)에 지지하는 발언을 한 블리츠청 선수의 과한 블리자드의 징계에 큰 우려를 표한다.

2. 해당 결정은 자유 발언을 막음으로써 미국의 산업에 압력을 주려는 중국 정부의 욕망(appetite)으로 보여 걱정된다.

3. 블리자드의 많은 직원 역시 해당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는 블리자드가 게임 산업의 기둥이며, 해당 결정이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찾는 게이머들에게 좋지 않은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4. 블리자드는 미국의 가치인 생각과 발언의 자유를 지키고 강조할지, 또는 시장을 지키기 위해 베이징의 요구를 들어줄지 정해야만 한다.

5. 우리는 강력하게 블리자드가 블리츠청에 대한 징계를 다시 고려하길 원한다.

 

▲ 공식 서한 전문. 실제 서한 아래에는 이를 지지하는 의원들의 서명이 포함되어 있다.

 

 

# "허용해라, 그리고 방해하지 마라" 홍콩 선수 발언 존중한 MTG

 

최근 <매직 더 개더링>(MTG)이 e스포츠 대회에서 비슷한 이슈에 대해 전혀 다른 대처를 보여줬다.

 

지난 19일 <매직 더 개더링> 세계 최강의 실력자를 가리는 '매직 더 개더링 미스틱 챔피언십 V'에 홍콩 출신의 '리 쉬 티안(Lee Shi Tian)'이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그는 경기 시작부터 승리 선수 인터뷰까지 보라색 복면을 썼고, 경기 직후 손으로 한쪽 눈을 가리며 인터뷰에 나섰다. 복면은 '복면금지법'에 대한 반발, 그리고 손을 가린 행위는 송환법 금지 시위 도중 고무탄을 맞고 오른쪽 눈을 실명한 여성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복면을 쓰고, 오른쪽 눈을 가렸다. 홍콩 출신 선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행동이다.

승리 선수 인터뷰에서도 리 쉬 티안은 "내 고향 홍콩이 힘들다. 자유인(free man)으로서 매직 더 개더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고 말하며 자유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대회를 주최한 <매직 더 개더링>의 개발사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는 대회가 마친 지금까지도 어떠한 징계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대회 공식 트위터에도 복면을 쓴 리 쉬 티안 사진을 게재했다.

 

또 대회 진행자인 '이안 디손(Ian Dixon)'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회 내 홍콩과 관련된 모든 언급에 대해 '허용해라. 그리고 방해하지 마라(allow and not touch)'라는 지침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11월 1일 애너하임에서는 블라자드의 축제인 블리즈컨이 이틀간 개최된다. 하지만 올해는 블리자드에 대한 반발로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 등을 통해서 블리자드 유저들이 블리즈컨 보이콧 및 우산 퍼포먼스 등에 대한 계획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머 한 명의 외침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가 다가오는 블리즈컨에서 마침표를 찍을지, 또는 느낌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매직 더 개더링 공식 e스포츠 트위터는 그의 복면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