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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벗어나 무모한 도전, 성공할까?​ 화제의 오픈월드 액션 RPG '룬텔러'

[인터뷰] 코드라이프 남경현 & 이태형... "오아시스 같은 게임 선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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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2-07-22 18:22:18

게임 업계에는 자신의 노하우를 믿고 조직이 제공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벗어나 자신의 게임을 짓기 위해 독립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독립한 개발자들은 자신의 팀원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완전히 비어있는 도화지에 새 그림을 그리게 된다. 결과가 성공적이면 보상과 명예가 따르지만, 실패에는 '회사 때문에 잘 된 것이지 내 덕이 아니구나'와 같은 후회가 남는다.

 

코드라이프의 독립은 특이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회사인 엔씨소프트에 서버 개발자로 일하던 두 사람은 연습 삼아 만들던 '토이 프로젝트'에 꽂혀 주말마다 만나 새 게임을 만들었다. 새 프로젝트에 매료됐던 동갑내기 친구는 아예 회사 문을 박차고 나와 투자 하나 받지 않고 '오픈월드 멀티플레이 액션 RPG'를 개발 중이다. 이들의 게임은 최근 트레일러와 스크린샷을 공개한 <룬텔러>다.

 

<룬텔러>는 오픈월드 RPG로 친구와 함께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것이다. 적게는 1인에서 최대 3인이 방을 만들어 6개의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퀘스트를 수행하며 적들을 무찌르고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든 무기에 따라서 클래스가 바뀌는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포션이나 요리, 무기를 제작하는 크래프팅 요소가 포함되어있다. 

 

코드라이프가 동화풍의 트레일러를 공개한 이후 <룬텔러>에 대한 관심은 폭발하고 있다. 수소문 끝에 두 개발자를 만나 이들의 무모한 도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봤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남경현 개발자(이하 남): 넥슨 <서든어택>에서 2년 반, 엔씨소프트 <리니지 리마스터> 팀에서 2년 반 서버를 개발했다가 지금은 코드라이프에서 <룬텔러>를 개발 중인 남경현이다.


A. 이태형 개발자(이하 이): <룬텔러> 개발자 이태형이다. 엔씨소프트에서 5년 반 일했다. <리니지 2> 서버 개발을 맡았다.

 

코드라이프의 두 주인공. 왼쪽부터 이태형 개발자, 남경현 개발자

 

Q. 두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같이 회사 문을 박차고 나와서 게임을 창작하기로 한 배경은?


A. 남: 대학생 때 스마일게이트에서 제공한 서버 개발 캠프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때 그 캠프에 같은 팀이었고, 그 뒤로 서로 연락하면서 지내는 사이가 됐다.


A. 이: 취미 삼아서 토이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다. 그 프로젝트를 경현이 보더니 굴러가는 프로덕트까지 만들고 싶어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룬텔러>다.


A. 남: 태형이 토이 프로젝트를 한대서 한 번 놀러간 적이 있다. 그걸 봤는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너무 좋았던 거다. 집에서 혼자서 뚝딱뚝딱 만들었다는데, 둘이서 각 잡고 제대로 만들면 진짜 게임 하나 만들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Q. 둘이 잘 맞나?


A. 이: 스마일게이트에서도 '인디언 홀덤'을 모바일로 같이 만들어본 적 있다. 그때부터 합이 좋았다. 내가 콘텐츠를 더 넣고 싶어 하는 편이라면, 경현은 필요한 것들을 잘 선택해서 커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A. 남: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게 공교롭게도 작년 7월 22일이다. 오늘로 정확히 1주년이다.

 

 

Q. 엔씨소프트라면 많은 취준생이 입사를 원하는 대기업이다. <룬텔러>가 그 문을 박차고 나가서 만들 만큼 좋았나?

 

A. 이: 모든 개발자에게는 자기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이제 나이가 서른인데,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가는 발판에서 그런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엔씨야 정말 다니기 좋은 회사고 라이브게임 경험도 오래 해봤는데, '우리가 만들고 싶은 걸 해보자'라는 생각이 컸다. 젊을 때 후회 없이 도전하자고 결심했다.

 


Q. 생계는 어떻게 하고?


A. 남: 6개월간 평일엔 회사 일을 보고 주말에는 <룬텔러>를 개발했다. 모아둔 걸로 생활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주변에서 '하고 싶은 거 하라'며 밀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퇴사하고 게임 만들고 싶다고 부모님한테 말씀드렸더니 '무엇을 할 거냐', '누구랑 할 거냐' 딱 두개 물어보시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허락해 주셨다.

 


Q. 게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기대에 가득 찬 반응이 많다. 소감이 어떤지?


A. 이: 트레일러를 만들기 위해서 파이널컷을 독학했다. (웃음) 아트 디자이너분들 작품보다 많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반응이 좋으니 어안이 벙벙하다. 

 

A. 남: 관심을 되게 많이 받고 있다. 그래서 지금 모든 분들에게 답장도 드리고 싶지만, 그런 걸 못해서 죄송스러운 느낌이 든다.

 

 

경기도 판교2테크노밸리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게임을 개발 중인 두 사람

 

# 오픈월드 멀티프레이 액션 RPG <룬텔러>를 해부하다


Q. 만들고 있는 <룬텔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남: 기본적으로 오픈월드 멀티플레이 액션 RPG다. 유저들이 자유롭게 심리스 맵을 이동하고 NPC를 만나서 퀘스트를 진행하며 채집물을 모아서 아이템을 제작하는 식의 게임이다. 그 과정에서 몬스터들과 전투를 하는 액션성이 강조되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멀티플레이로 즐길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Q. 두 사람이 오픈월드를 어떻게 만들었나?


A. 남: 개발할 때 지역을 구분해서 만들었다. 처음 나오는 게 동부 계곡이라고 하는 지역이다. 전체 지역이 6개 전부 심리스로 펼쳐져 있다. 그래서 방에 처음 들어갈 때를 제외하고는 게임 중 로딩이 없다. 처음에 튜토리얼 지역과 초보 지역인 동부 계곡에서 진행이 되는데, 거기서 자연스럽게 중부 협곡으로 넘어간다. 여기까지 두 지역은 푸르고 나무가 많은 초원 배경이다.

 

그 뒤 지역들은 유저의 선택에 따라서 (어디를 갈지) 달라질 수 있다. 각 지역마다 특색이 존재해 디버프가 작동된다. 사막 지역에서는 더위 디버프를 받고, 배를 타고 건너가는 다른 지역은 늪지 기반이라 비가 내리고 바닥에 안개가 깔리며 독 디버프를 얻는다. 유저는 저항 아이템을 제작하고, 획득해 나가면서 스토리를 해결하게 된다.

 

 

Q. <룬텔러>의 영향을 받은 게임이 있다면?

 

A. 이: 해외 인디 게임 중에서도 성공한 사례로 <발헤임>이 있었다. 그게 시발점이었다. 이후에 <몬스터헌터>, <스카이림>, <젤다의 전설>같은 명작에서 감을 많이 받았다.

 


Q. 게임을 혼자서 즐길 수 있는지 궁금하다.


A. 이: 혼자서 할 수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한 장치 있다. 2명이서 하면 역할 나누면서 롤플레잉이 이루어지곤 한다. 한 명은 공격, 한 명은 방어 이런 식으로. <룬텔러>에서는 내가 혼자서 할 때 탱커를 맡아줄 수 있는 존재가 등장하면 좋겠다는 느낌으로 허수아비 NPC를 소환하는 스킬이 있다. 그 NPC가 어그로를 가져가면 유저는 아이템을 먹거나 다음 스킬을 준비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싱글플레이 전용 스킬이다.

 

 

멀티플레이가 권장되는 <룬텔러>. 싱글플레이도 가능하다.
 

Q. 기획 단계에서 멀티플레이를 고집한 이유는 무엇인가? 두 사람이서 멀티플레이 오픈월드를 구현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


A. 남: 크게 보면 롤플레잉을 구현하고 싶었다. <젤다의 전설>이나 <스카이림>을 혼자 할 때 재밌지만, 그 게임을 멀티로 해서 엔딩까지 같이 가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게임을 우리가 해보면 어떨까? 우리가 서버 개발자인데 멀티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접근을 했던 것 같다.


A. 이: 원래 친구랑 하면 더 재밌지 않나? (웃음)

물론 개발은 당연히 엄청 벅찼다. 기획자 역할이 있고 클라이언트 개발 역할이 있고 시나리오 개발 역할이 있는데, 우리는 고작 두 사람이다. 최대한 노력해서 그 부분들을 채워 나갔다. 둘 다 서버 개발이라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비슷했다. 전투나 아이템 관련해서는 이 친구가 관심이 많아서 그 쪽을 맡아서 쭉 개발했고, 퀘스트나 스토리, 레벨디자인은 내가 맡았다. 

 

서로 개발하는 걸 잡고 쭉 만들면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형태로 작업을 하고 있다. 게임을 처음(오프닝)부터 만드는 것도 처음이라서 첫 2시간을 만드는 게 제일 어려웠다. 그 뒤에 코어 콘텐츠를 발전하는 형태로 나아갔다. 

 


Q. 그러면 전문 분야로 돌아가서, 서버 솔루션은 어떻게 만들었나?

 

A. 남: 멀티플레이 게임이라고 해서 서버를 궁금하시는 분이 많다. 방장이 서버가 되는 P2P 방식이다. 메치메이킹 정도가 서버가 필요한데 그건 스팀이 원래 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서버리스가 된다. 단, 진행도는 각자의 파일에 저장되어 방장이 나가도 내 진행도는 남는다. 그래서 하나의 게임을 혼자 하다가, 둘이 하다가, 셋이서 할 수 있다. 물론 진행도에 차이가 있으면 먼저 플레이하던 사람들이 돌아가서 도와줘야 할 수는 있다.

 


Q. 이제 액션 RPG 이야기를 해보자. 클래스는 어떻게 구분되나? 액션에서의 차별점은?

 

A. 남: 직업이 따로 정해져 있진 않고, 무기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달라진다. 그 무기도 언제든지 바꿀 수 있고, 스킬이 정해져 있다. 무기별로 특화 영역이 있다. 탱-딜-힐(탱커, 딜러, 힐러)를 확실하게 구별해서 구현하지 않았다. 반드시 3명이 모여야만 되는 게임이 되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손검+방패는 제압기가 많고, 쌍수단점은 단일 타겟 딜량이 강력하고 대피기술이 좋다. 마법사는 원거리에서 광역 딜을 넣을 수 있으며 유틸리티 기술이 많다. 무기와 액션 디자인은 이렇게 크게 3개로 구분된다.



Q. 엔드콘텐츠는 무엇이 될까?


A. 이: 6개 지역에서 동일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다. 설산에서는 엘프가 나오고 '차플로니아'라는 지역에서는 범죄자와 해적, 오염된 정령들이 나오며, 사막에는 고블린이 나온다. 이들이 쓰는 스킬도 다르고 상성도 다르다. 그래서 엔드콘텐츠 단에서 엔딩을 본 뒤에 다른 몬스터들이 섞여서 등장하는 던전을 도전과제 형식으로 추가할 것 같다.

 

A. 남: <젤다의 전설>을 친구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한다는 게 기조였다. 게임을 시작하고 스토리를 진행하고 엔딩 크레딧을 보면 <룬텔러>는 기본적으로 마무리가 되는 게임이다. 그 뒤에 아쉬운 분들을 위해 '엔드콘텐츠를 기획해가겠구나' 싶더라. 이야기한 엔드콘텐츠는 정식 오픈 이후에 제공할 것 같다.

 

 

Q. 방금 엘프며 고블린 이야기가 나왔다. <룬텔러>의 세계관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 


A. 이: <룬텔러>의 월드는 '룬게아'라고 불리는 세계다. '마나'라는 에너지가 풍족했던 세계이고 인간은 마나를 통해서 마법을 하고, 엘프는 정령을 사용해왔다. 난쟁이들은 마나의 힘을 상용하지 않는 대신에 기계와 기술을 발전시켰다. 그러던 중 루나스라는 도시의 마법 학자들이 마법을 연구하다가 대폭발이 일어났고, 그렇게 세계가 멸망할 뻔하게 된다.

 

그때 용의 종족들이 나타나 재앙을 막고 그 종족들이 함께 소멸하게 된다. 그렇게 용과 마나의 존재가 사라지고 인간은 더이상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런 중에 마나를 읽고 쓸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바로 '룬텔러'다. 게임을 시작하면, 유저는 파괴된 유적에서 깨어난 '언데드'의 입장에서 출발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인간이 된 상태로 월드에 부활하게 된다. <룬텔러>는 인간으로 살아난 캐릭터들이 어떻게 인간이 된 건지 비밀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 얼리엑세스 고작 2개월?! 자신 있냐 물었더니

Q. 퍼블리셔는 없이 가는 건가? 요즘 유저들과 소통하는 게 만만치 않던데.

 

A. 남: 개발을 한창 진행하던 중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요즘 들어 국내외 여러 업체로부터 다양한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에게 부족한 마케팅이나 퍼블리싱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최근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고민이 있다. 아직 결정된 건 없는데, 우리가 직접 퍼블리시할 수도 있고 다른 회사의 도움을 받게 될 수도 있다.

 

 

 


Q. 짧은 얼리 억세스(미리해보기) 기간을 둔 까닭은 무엇인가? 그만큼 게임에 자신이 있단 뜻인지?

 

A. 남: 기간을 짧게 잡은 결정적인 이유는, 우리가 이미 얼리엑세스 때 내놓은 <룬텔러>가 게임 스토리와 콘텐츠의 90% 이상을 담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얼리엑세스 구매하신 분들이 게임의 일부만 끝내고 더는 경험을 못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게임 콘텐츠를 크게 손봐도 되지 않아도 될 때 정식 출시를 하자고 결정했다. 편의 기능이나 버그, 밸런스에 대한 대응을 하기 위한 기간으로 두달에서 3달 정도를 잡은 것이다.

 


Q. 얼마에 팔 건가?

 

A. 남: 일단 가격은 19.99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략 20,500원이다. 출시 첫 주 할인도 들어갈 거라서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Q. 게임은 몇개 언어로 출시할 계획인가? 다른 플랫폼으로도 출시할 생각은?


A. 이: 당장은 한국어, 영어 2개를 지원한다. 그 이후에 우리에게 매출이 발생한다든가 지원을 받게 된다면 다른 언어도 추가할 수 있다. 당장은 비용적 문제가 크다. <룬텔러>의 성공적인 개발만 보고 달려와서 차후 계획을 깊게 보지는 못했다. 우리가 먹고살 만큼 한다면 닌텐도 스위치나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게임패스에도 입점해보고 싶다. PC가 없는 유저들도 게임을 해보고 싶을 수 있다. 

 

Q. 클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싶지는 않았나?

 

A. 남: 개발 중엔 분명 있었다. 유저들과 소통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유저들이 기대할 수 있게 개발 과정도 보여드리고 했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다. 당장 둘이서 오픈월드를 만드는 데 열중한 나머지 홍보나 마케팅, 소통 같은 데 이해를 잘 못했던 거 같다. 아쉬움이 좀 있다.

 

 

Q. 끝으로 게임을 기다려 주시는 유저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A. 남: 관심을 가져 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보내주신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A. 이: RPG를 좋아하시는 분도, 아닌 분들도 플레이해주시면 좋겠다. 특히 RPG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게임을 선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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