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드 스타즈>는 캐릭터의 심리 변화를 따라가며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 일어난 의문의 사고를 풀어나가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라인게임즈의 콘솔 도전작이기도 한 <베리드 스타즈>는라인게임즈의 스튜디오 라르고에서 막판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디렉터는 <검은방>, <회색도시> 시리즈로 유명한 수일배(진승호) 디렉터입니다.
14일 지스타 현장에서 진승호 디렉터와 미디어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개발 인원이 8명에서 9명으로 대폭 늘었다"라며 특유의 센스를 자랑한 진 디렉터는 막판 폴리싱 작업이 한창인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유감없이 털어놨습니다. <베리드 스타즈>가 PS4, PS Vita뿐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로도 발표된다는 소식도 최초로 공개했죠. 게임은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불모지에 가까운 콘솔 게임 개발 환경에서 '노가다'를 하며 <베리드 스타즈>를 개발했다는 진승호 디렉터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베리드 스타즈>의 개발 진척도를 말해달라.
콘텐츠 개발은 거의 끝났다. 현재 전반적인 폴리싱 작업을 거치고 있다. PS4, PS Vita뿐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로도 출시가 될 예정인데 기종별 컨버전 작업과 로컬 작업을 하고 있다. 문제가 없다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이다.
한국에 콘솔 개발 노하우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나?
노하우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한국 기업이 콘솔 게임을 만든 사례가 극히 드물다. 우리 팀도 콘솔 경험이 많지 않았다. 어떤 방법으로 극복했느냐면, 노가다다. 해외 개발 커뮤니티에 가서 이럴 땐 어떻게 하면 되는지 사례를 찾아서 적용하는 식으로 해결했다. 그 방법밖에 없었던 것 같다.
모바일게임에서 콘솔게임으로, 2D 그래픽으로 3D 그래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연구개발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3D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넥스트플로어 시절부터 계속 해오고 있는 구성원들 모두 3D를 다뤄보지는 않았다. 유니티 엔진으로 만든 만큼 많은 곳에서 도움을 얻었다. 특히 애니메이션 회사들이 온라인에 자사 에셋 데모 릴을 올리는데 이 데모 릴을 많이 참고했다.
<베리드 스타즈>는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무대 촬영 중 발생한 사고를 배경으로 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다보니 단조롭게 보일 수 있을 텐데.
<베리드 스타즈>는 기본적으로 말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게임이다. 대신에 카메라 뷰를 많이 돌리는 쪽으로 개발해 정지된 2D 배경이었던 <방탈출> 시리즈와는 다른 요소를 줬다. 이전에는 정해진 위치에 캐릭터들이 말을 할 뿐이었다면 이제는 맵 안 이곳저곳에서 캐릭터들이 말을 한다. 카메라도 거기에 맞춰 돌아가고. 3D 배경에 움직이는 카메라로 기존의 단조로움을 타파하는 게 우리 팀의 주요 연구개발 요소이기도 했다.
1부는 스테이지만 나오지만 2부부터는 배경이 넓어진다. 무너진 무대에 고립된 인물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기본으로 하지만 무대가 무너지면서 조명이 떨어지고, 지형이 바뀌고 오브젝트가 많아지는 등의 이벤트가 발생한다.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극적 사건이 벌어지기 떄문에 이야기 몰입도도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2회차 플레이 요소가 따로 있나?
있다. 수집 요소도 존재한다. 이야기의 큰 가지와 작은 가지가 있는데 '큰 가지'는 4개 정도 있다. 그 안에 진 엔딩이 들어있다. 너무 많은 가능성을 열어둘 수는 없다. 아무래도 플레이하는 사람도 "내가 진 엔딩을 봤구나" 하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하나만 더 말해주자면, 전원 생존은 없다. (웃음)
공동 인터뷰 전에 빠르게 스킵하면서 이야기를 봤는데 진척도가 느린 느낌이었다.
키워드를 가지고 대화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읽어야 할 게 많다. 앞부분에 진행되던 이야기가 어떤 사건을 거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밑밥을 잘 깔아놔야 이야기를 만들 수 있기 떄문에 대화가 많다.
글로벌 출시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콘솔 게임이다보니 한국에만 내기엔 리스크가 있다. 글로벌 출시도 진행 중이다. 번역 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운로드판 말고 패키지판 출시 계획은 있나?
있다.
추가 스토리나 DLC 계획은?
없다. 나에겐 이제 단편 뿐이다. (웃음)
게임의 분량이 어느 정도나 되나?
스크립트는 수십 만 단어 정도 된다. 더빙이 들어간 라인 수로는 9천 줄 정도? 플레이타임은 텍스트 중심의 게임이기 때문에 개인차가 좀 있다. 텍스트만 보고 넘기는 사람, 성우 음성 다 듣고 넘기는 사람 차이가 있다. 테스트를 해보니 진 엔딩 기준, 평균적으로 20~30시간 정도는 진행해야 한다.
<베리드 스타즈>는 공교롭게도 아이돌 서바이벌에 참가한 인물들에게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최근 한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에서 큰 사회적 이슈가 일어난 적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 이야기를 쓴 게 2016년 일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겠어?" 했는데 정말 있더라. 조금 빨리 내면 예언에 가까울 수 있었는데, 빨리 낼 걸 그랬다. (웃음) 그렇지만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아이돌 프로그램은 맥락으로 깔고 가는 소재고,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이니 걱정은 안 해도 좋다. (웃음)
온라인을 통한 게임 스트리밍 등으로 게임의 줄거리가 노출될 수 있다. 제한을 걸 계획은 있나?
폴리싱 과정에서 조금 더 논의를 해야 할 지점이다. 개인적으로 는 게임을 보는 것도 게임을 향유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있기는 하다. 자세한 정책은 앞으로 정해야 한다.
성우 녹음은 풀보이스로 진행했나? 성우 선택의 기준도 알고 싶다.
더빙이 들어가있지 않은 부분도 있다. 성우 캐스팅의 경우, 샘플을 듣고 결정하지 않았다. 만화 같은 발성보다는 영화같은 분위기를 추구했다. 이 분들이 라디오에 나와서 하는 일상 대화 같은 것을 주의깊게 듣고 캐스팅했다.
현재 <베리드 스타즈>의 팀 규모는?
약 10% 이상 늘었다. 2017년에 8명, 지금은 대폭 증원을 해서 9명이다.
연령 분류 등급은 어떻게 받았나?
살해 과정 같은 것들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진 않았다. 그랬더니 12세를 주더라. 초등학생도 해볼 수 있다. (웃음)
스위치 버전이 있음에도 PS Vita 버전 출시를 고집하는 이유는? 발매 취소도 고려해볼 만한데.
Vita 버전을 낼 것이라고 발표를 먼저 했기 때문이다. 소니에서 Vita 지원을 끊었고, 기기 성능도 좋지 않아 최적화를 계속 하고 있다. 그렇지만 작업 중인 이유는 Vita에 내겠다고 예고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시면 PS 판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베리드 스타즈> 때문에 콘솔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지?
제 자식 못났다고 말하는 부모가 어딨겠나? (웃음) 텍스트 읽으면서 하는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기기를 사서라도 해볼 만하다.
컨트롤러가 지원하는 진동 기능이나 터치 스크린이 사용되나?
진동이 들어가야 게임 안의 사건이 몸으로 전달되지 않나. 붕괴 장면이나 화면이 흔들릴 때 진동을 썼다 . 터치 스크린은 퀵 세이브 버튼 정도로 쓰인다.
<베리드 스타즈>도 전작들처럼 공포 요소가 강조되는지?
무드를 완전히 해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요소가 어느 정도 있다. 무대가 무너져서 사람이 죽었기 떄문에 기본적으로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개발 기간이 꽤 길어졌는데, 전에 비교했을 때 방향성이 달라진 게 있다면?
그런 일은 없다. 처음 생각했던 것들을 오롯이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오락가락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