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 2017의 주인공을 꼽자면 단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다. 지금까지 천천히 쌓아온 두 종족의 갈등은 화려한 시네마틱 트레일러와 함께 '격전의 아제로스'라는 확장팩으로 격화됐고, 옛 게임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유저들을 위해 '클래식 서버'도 공개된다. 서비스 13년차에 접어든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변화를 블리자드의 존 하이트 프로덕션 디렉터의 입으로 직접 들어봤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반세이 기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프로덕션 디렉터 '존 하이트'
디스이즈게임: '동맹 종족'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는데,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
존 하이트 프로듀서: '얼라이언스'와 '호드'는 둘 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맹 족족 중 일부 사람들은 중립 상태인데, 다른 진영을 돕거나 그 세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이트엘프로 보이는 호드가 있을 수 있다는 식이다. 이런 설정으로 유저가 캐릭터를 최종 레벨까지 육성하면 새로운 외형을 가질 수 있으며, 형상 변화용 아이템도 얻을 수 있다. 외형적인 부분이다.
별도의 '클래식 서버'가 새로 생기는데, 기존 계정과 연동되는가?
클래식에 대한 정보는 많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이디는 동일하게 쓰겠지만 캐릭터 등은 논의된 것이 없다. 이제 시작 단계이며, 전반적으로 초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게임 플레이 부분을 살리려고 한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서버도 안정화되고 버그도 많이 줄었는데, 밸런스 부분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초기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신규 확장팩인 '격전의 아제로스'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어떤 발상에서 시작된 건가?
'격전의 아제로스'는 '군단'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구상해왔던 것이다. '군단'을 거치면서 '안두인'과 '실바나스'의 성격이 형성됐다. '군단'에서는 '살게라스' 같은 거대한 악당을 상대하는 것이었으나, 이번에는 좀 더 원초적으로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갈등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저들이 자신의 진영에 자부심을 상대 진영에 대해 좀 더 격한 감정을 갖도록 하고 싶었다.
군단 초기에 한쪽 진영이 행동한 것이 다른 진영을 의심하도록 보이게 했다. 트레일러를 보면 텔드랏실이 불타게 되고 이 사건으로 얼라이언스가 복수를 꿈꾸게 된다. 이 전투가 확장팩의 기본적인 무대다.
'유물 무기'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데, 다음에는 더 강력한 무기들이 나오나?
'격전의 아제로스'에서는 유물 무기처럼 하나의 무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새로 추가되는 '아제로스의 심장'이라는 목걸이를 사용하게 되며 세 개의 슬롯을 착용할 수 있다. 하나의 무기보다 더 멋진 외형의 무기와 방어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제라이트'를 사용해서 목걸이를 강화할 수 있고, 슬롯에 따라 세 가지 특성이 있는데, 자신의 방어구에 맞는 세팅을 통해 더욱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유물 무기가 신규 유저들한테 장벽이 되는 것 같은데, 아제라이트 역시 그런 것 아닌지?
100레벨까지 한 번에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기능도 있고, 경험치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물 무기 자체가 장벽으로 작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유물력'도 새로운 유저들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해 왔다. 이런 기능들이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거나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일부 유저들은 하나의 캐릭터만 키우기도 하지만, 직업 탈것 같은 것을 얻기 위해 여러 캐릭터를 키우는 유저들도 있었다. 새로운 유저들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현재 캐릭터 레벨에 맞춰 적들이 변화하는 기능이 적용될 것이다. 그러니 하고 싶은 곳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면 된다.
'대격변' 이후로 유저가 하드코어하게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는 확장팩이 계속 나오고 있다. 피로감을 호소하는 유저도 있는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평판'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판다리아의 안개' 이후로 평판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경우는 없었다. 탈것을 사용하는 등 평판이 다양한 분야에서 작용하고 있지만,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조건으로 삼거나 너무 심화되게는 하지 않으려 한다. 콘텐츠를 열심히 즐기는 유저가 다른 유저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즐거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한국 유저들이 '신화 던전'같은 여러 가지 업적을 세계에서 첫 번째로 가져가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확장팩은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대립, 갈등이 핵심인데 현재 양 진영의 유저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발표 당시 행사장의 함성을 들어보면 호드가 더 많은 것 같다.
특정 서버에서는 불균형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비율은 각 서버마다 다른데, 이런 부분은 전반적으로 월드 PvP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고민 중이다. 불균형이 발생하면 PvP가 재미가 없을 것이고 더 많은 쪽에게 압도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PvP는 원하는 유저들만 참여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 더이상 저레벨 유저가 고레벨 유저에게 학살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PvP시 다른 유저에게 당할 것을 감수한다면 그만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다.
출시일은 언제쯤인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스토리가 얼라이언스에 치중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이번 확장팩에서도 호드에서 새로운 영웅이 나오거나 하진 않는데, 호드에서 좋아할 만한 것이 있을까?
'군단'은 '일리단'의 복수와 살게라스에 맞서는 이야기였다.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얼라이언스와 호드는 각자의 스토리를 갖고 레벨링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이 추가된다. 각각 4개씩 독자적인 던전이 추가되는데,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최대한 양 진영에 추가하려고 한다.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실바나스와 안두인 모두 캐릭터성을 갖게 될 것이고, 호드에서는 '스랄'이, 얼라이언스에서는 '제이나'가 돌아올 것이다. 만약 호드 유저라면 새롭게 추가되는 '잔달라 트롤'을 꼭 해봤으면 좋겠다. '피의 트롤'이 흉측하면서도 매우 멋있다. 얼라이언스는 거대한 공룡을 즐길 수 없으니 호드가 더 재미있을 거다.
새로 추가되는 대규모 신규 전장 설명도 부탁한다.
<워크래프트 3>처럼 전략 게임처럼 보이는 한편, 본인이 스스로 한 명의 병사가 되는 20인 전장이다. 일반적인 PvE로 즐겨도 되고 PvP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스톰가드에서 진행하는 전장은 목재와 같은 자원을 채취하고 새로운 유닛을 배치해 전장을 만들 수 있다. 45분 정도 걸리고 본인 진영에 따라 다른 진영을 상대한다. 상대 진영 사령관을 처치하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아직 많은 테스트가 필요하다.
트위터에서 <파이널 판타지 14>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계정이 종종 농담을 주고받으며 노는데, 인기 좋은 두 게임 간의 이벤트를 기대할 수 있을까?
특별한 계획은 없다.
'격전의 아제로스'와 클래식 서버 출시일은 언제인가?
현재는 정해지지 않았다. 확정되면 알려주겠다.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블리즈컨까지 먼 길 와줘서 고맙다. 지난 몇 년간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항상 좋은 질문을 해 줘서 한국 팬들의 열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꾸준한 지원도 감사하고, '격전의 아제로스'도 좋을 테니 앞으로 많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요즘 세계적으로 흉흉하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도 많은데, 블리자드는 항상 여러분이 즐거울 수 있도록 많은 게임으로 지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