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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위의 거짓] 위믹스 이익공동체는 진짜 있었던 걸까?

미묘한 여의도 온도, 학계에선 게임학회 "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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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3-05-19 17:43:11
한국게임학회는 2001년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게임학의 발전을 위한 여러 학술활동을 목적으로 활동 중이다. 학회는 학술대회와 논문지 발간 외에도 게임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문이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성명 등을 낸 적 있다.

위정현 교수는 2017년 학회장에 선출되어 지금껏 내리 3연임을 했다. 이후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고, 게임 업계의 여러 현안에 대해 학회장 명의의 입장을 내왔다. 위 학회장은 2019년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외부 활동에 적극적이다. 게임사 주주총회에 참석하거나, 특정 기업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입장을 누차 공개 질의하기도 했다.

이전 기사에서 볼 수 있듯, 최근 들어 위 학회장은 '위믹스 이익공동체'설을 주장하고 있다. 위믹스 등 가상자산이 관계된 기업과 정치계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

위메이드와 국회의 '이익공동체'에 대한 의혹 제기는 얼마나 타당한 것일까? 위정현 학회장과 한국게임학회는 학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걸까?​

 

19일 '위믹스발 코인게이트' 긴급토론회를 개최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 [위의 거짓] 기획 관련기사


1.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김남국 의원 거래 몰랐다" (바로 가기)

2. 우디르급 태세전환? '매우 좋은 일'에서 '바다이야기'까지 2년의 시간 (바로 가기)
3. 위믹스 이익공동체는 진짜 있었던 걸까? (현재 기사)
4. "P2E는 암세포" 게임학회 '위믹스 코인게이트' 긴급 토론 (바로 가기)

 


 

# 미묘한 여의도 온도 "위메이드 대관 업무 강하지 않았다"

 

위믹스 이익공동체는 진짜 있었던 걸까? ​​고소를 당한 학회와 학회장은 의혹 제기 이상의 뚜렷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관계자들에게 물어봤다. 

 

문체위 소속 야당 의원의 보좌관은 "이미 몇몇 언론사들이 취재팀을 꾸려서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가상자산) 지갑을 캐고 있다"고 여의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위메이드로부터 그런 것(로비)을 받아본 적도 없고, 따로 연락을 취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 소문도 금시초문입니다. 3N과 달리, 위메이드는 대관 업무 라인이 강하지 않았습니다. 한때는 오히려 위메이드가 위믹스와 P2E가 제도권에서 논의되는 것 자체를 바라지 않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같은 당 다른 관계자를 취재했다. "국회라면 소문의 허브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들은 게 있을까?

 

"그런 소문을 들은 적 없습니다. '이익공동체' 수준으로 큰 게이트가 국회에 있었다면, 건너 건너서라도 들은 게 있었을 듯한데요. 저는 전혀 들은 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다 아는 것은 아니니까, 코인을 열심히 하는 국회 사람이 있다면 그쪽에다 물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2023년 5월, 여의도에서 본인이 가상자산 투자, 거래를 하고 있음을 드러낸 관계자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딘가 의미심장한 전직 관계자의 말. "돈 봉투 사건 때도 보셨겠지만, 대가성 보상은 현금으로 주고받는 게 제일". 왜 현금이 "제일"일까? 뒤에 가서 조금 더 알아보자.

 

19일 국민의힘은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와 만나 '코인게이트'에 대해서 질문을 주고받았다. 
사진은 비공개 간담회 이후 백브리핑에 응하는 국민의힘 조사단.

 

# "P2E 입법 로비 있었다"는 하태경 의원

한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P2E 관련 로비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에 게재된 하 의원의 발언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선거 기간에 회사가 나서서 입법 로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큰 오해를 받기 때문.
▲ 그런데 윤석열 캠프 게임특별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출처 모를 수많은 P2E 합법화 제안을 많이 받음.
▲​ 주로 '사행성 게임에서 P2E만 제외해달라'는 내용.
▲ 내부에서 본인이 끝까지 뜯어말려 결국 철회시킴.
▲ 본인은 위메이드의 토론 출연을 바꾸라고 요구했으며, 간담회에 위메이드가 출연해 취소시킨 바 있음.

하태경 의원은 P2E 관련 로비의 정체가 있었지만, 그 "출처"는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또 위메이드가 토론회나 간담회에 출연하려고 했지만, 이런 시도를 "입법 로비"로 보고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 "입법 요구 대단히 흔한 일"... 여의도 블록체인 '소문'은 예전부터

 

하태경 의원의 문맥을 조금 더 자세히 읽기 위해, 이번엔 여당 관계자를 찾았다.

"국회에서 기업이나 이권 단체가 자신의 아젠다를 들고 와서, 해달라고 요청하는 입법 요구는 대단히 흔한 일이에요. 그런데 요구하는 쪽에서도 선거 기간에는 조심하는 측면이 있고요. 입법활동의 대가로 뭔가 오가도 안 되겠죠."

"사실 블록체인과 관련한 소문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입증이 안 되니까 그간 이야기를 못 했던 거고. 위메이드가 아니라, 옛날에 코인 (광풍) 때부터 그런 소문이 돌았어요. 직접 줬다 이런 게 아니고. 코인의 등락을 좌우할 만한 핵심적인 이야기들이 국회에서 오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국회에서 소문처럼 떠돌았지만, 실체는 몰라요."

"지금 이 게이트가 자꾸 게임 쪽으로 이야기되는데, 게임이 핵심이 아니라 코인이 핵심인 듯하네요."

정치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암호화폐를 규제하려고 했을 때, 몇몇 사람들이 금융위원회 발표 내용을 미리 접하고 움직였다는 '소문'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P2E 게임이 대두되기 훨씬 이전부터 여의도에서 블록체인과 관련한 '소문'은 돌고 있었다.

 

"사실 블록체인과 관련한 소문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 2016년부터 가상자산 투자했던 김남국 의원

 

'이익공동체'라는 것이 실존했다면, ​김남국 의원(무소속)은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까? 입법활동의 측면을 놓고 보면, 김 의원은 가상화폐 과세 유예법을 공동발의했다. 또 2021년 12월 2일에는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게임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미 여러 언론에서 김 의원의 도덕적 해이를 문제시하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에는 다른 시선을 전해본다. 공동발의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입장이다. 현직 비서관은 "공발(공동발의)은 되게 쉬워요. 텔방(텔래그램방)에서 모으기도 하고, 의원이 (보좌진에게) 아예 일임하는 경우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여의도에서는 대표발의와 공동발의의 무게를 아주 다르게 본다.

김남국 의원은 2건의 공동발의를 위해서 특정 '세력'으로부터 뭔가 받은 걸까? 그렇게 판단할 만한 증거는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의 지갑을 추적했던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이렇게 해설한다.

"만약에 로비가 있었다면, 장부에 기록이 다 남기 때문에 토큰을 직접 주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에어드랍도 재단에서 모두 일정과 수령을 고지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에어드랍을 받은 것 자체를 문제로 볼 수는 없다. 또 김 의원이 (추적을 피해서) 지갑을 계속해서 옮겨 다닌 듯하지도 않다."

김남국 의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016년 2월부터 지인 추천으로 8,000만 원 정도를 이더리움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8일에는 "2021년 1월 13일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해 약 9억 8,574만 원의 예수금이 발생했고, 해당 금액을 (가상자산)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김남국 의원은 가상가산 매매 자체를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김남국 의원 (출처: 의원 페이스북)

# 학계에서는 위정현 학회장 성명에 실망일색

한국게임학회는 근거와 자료 없이 확인할 수 없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 결과, 20년 넘는 역사의 학회는 '허위사실' 유포로 위메이드에게 형사고발 당했다. 현재 게임학회에는 수백 명의 학자들이 가입되어있는데, 학계에서는 학회의 최근 주장이 이들 모두를 대변하는 것이 맞는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위 학회장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우리 학회는 P2E 업체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라며 "P2E 업체를 옹호하는 교수들도 많은데 그들은 등 따습고 배부르게 살지도 모른다"고 발언했다. 게임학회는 오늘도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곳에서 그는 "위메이드는 게임 회사인가 코인 카지노 회사인가"라고 물었다.

위 학회장의 17일 방송을 들은 동양대학교 김정태 교수는 분노했다. 그는 학회 종신회원이지만, 위메이드와 산업계를 정면 비판하는 논평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사전에 공유받은 이야기는 없다.

"위정현 교수는 이번에 선을 넘었다. 성명서를 낼 때 학회 구성원의 동의가 전혀 없었다. 또 상당히 많은 학자들이 <스태픈> 등 P2E, 블록체인 게임의 다양한 모델을 이야기하고 있다. (위정현 교수는) 속도를 내지 말라고 신중론을 펴는 연구자까지 능멸한 셈이다."

[Update 23-05-22 10:55] 보도 이후, 한국게임학회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본 학회는 성명서 내용 구성과 작성, 발표에 앞서 40 명의 학회 임원진을 중심으로 성명의 필요성, 내용 등을 충분한 사전토론 과정을 거쳐 의견을 종합한 뒤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명서는 먼저 기자들에게 배포된 후 엠바고 시간이 지나면 개인 SNS에 공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 학회의 성명서 또는 입장문이 학회 회원의 동의 없이 공개되었다는 일부 언론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숭실대학교 이재홍 교수는 전임 게임학회장이다. 지난 정부에서 게임물관리위원장을 역임한 뒤, 한국게임정책학회를 발족해 이끌고 있다. 이재홍 정책학회장 역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게임의 성장과 함께 커온 (게임)학회인데 유감스럽다. 학회는 산업과 정부와 이용자의 중심에서 창구 역할을 해야만 한다. 이번 논란으로 게임 산업 진흥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대단히 우려스럽다. 그럼에도 앞으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중단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끝으로 젊은 사람의 말을 듣고 싶었다. 한 대학원에서 루돌로지를 연구하는 모 신진 연구자와 만났다. 그 또한 이번 사태에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사실도 아닌 의혹을 왜 계속 되풀이하는지 모르겠다. 이러니까 학계에 '폴리페서' 논란이 생기는 것 아닌가? 날 선 입장문을 내기 전에 게임학의 토양부터 돌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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