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이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 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국민 캐릭터’라는 표현이 과장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 카카오프렌즈와 모바일 게임
‘국민 캐릭터’라는 표현이 과장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처음에는 메신저 프로그램의 이모티콘으로 미약한(?) 첫 걸음을 시작한 프렌즈 캐릭터들이지만, 현재는 인형이나 텀블러, 캘린더 같은 각종 캐릭터 상품은 물론이고 각종 프로모션이나 모바일 게임에서도 맹활약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카카오프렌즈'가 주인공인 모바일 게임은 물론이고,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2D 이미지’에서 벗어나 풀 3D 그래픽의 게임으로도 만들어져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도 다수 나와있다. 사진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2D 모바일 퍼즐 게임인 <프렌즈팝콘>
그리고 최근에는 2D에서 벗어나 풀 3D 그래픽의 모바일 게임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모바일 레이싱 게임 <프렌즈레이싱>
‘2D’로 그려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3D로 옮기는 것은 얼핏 생각하면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많은 아티스트들의 땀과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무엇보다 ‘2D’인 캐릭터들의 인상과 매력을 3D로 옮겨도 훼손하지 않아야 하며, 3D 캐릭터는 2D와 다르게 ‘움직인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컴투스에서 <타이니팜>, 라인플러스에서 <라인 레인저스>, <라인 버블> 등의 캐릭터 디자인 작업을 했으며, 현재는 카카오게임즈에서 <프렌즈 레이싱>을 비롯해 다양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3D화와 캐릭터 디자인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김광한 캐릭터 디자이너는 “실제로 2D였던 카카오 프렌즈를 3D로 처음 옮겼을 때는 캐릭터를 보는 각도에 따라 인상이 너무 달라지기 때문에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상을 중시해서 작업하면 원본의 여러 요소들을 훼손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며 이야기를 이어 시작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김광한 캐릭터 디자이너
# ‘3D에서 2D의 이미지를 살려라
‘라이언’의 2D 지침 이미지(위쪽)과, 이를 <프렌즈 레이싱> 캐릭터로 새롭게 디자인해 적용해본 이미지(아래쪽). 이렇게 먼저 2D로 캐릭터의 이미지를 만들어보고 밑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3D화에 나선다.
처음에 작업을 한 캐릭터 모델링 샘플. 이렇게 하나의 캐릭터라고 해도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해보고 최대한 원본에 맞는 이미지를 가진 이미지를 찾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오른쪽에 흐릿하게 표현된 부분들은 실제로 작업자들간에 피드백을 받으면서 탈락시킨 이미지들이다.
우리가 이모티콘 등을 통해 널리 알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2D 이미지는 모두 잘 보면 검은색으로 진한 외곽선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김광한 캐릭터 디자이너는 <프렌즈레이싱>의 캐릭터를 작업할 때 처음에는 이런 검은 외곽선의 인상을 살릴 수 있는 ‘카툰 렌더링’으로 프렌즈 캐릭터를 옮길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작업을 해보니 오히려 카툰렌더링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면 2D의 인상을 살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설프게 2D의 이미지를 살리려다가 되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김광한 캐릭터 디자이너는 카툰렌더링을 포기하는 대신 3D에서 2D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작업 방향을 바꿨습니다.
김광한 디자이너가 작업한 캐릭터들을 실제 3D모델로 만들어 홍보 이미지를 만든 예시입니다. 참고로 캐릭터와 카트는 모두 3D지만, 뒤의 트랙이나 관중석 같은 이미지는 모두 카카오게임즈에서 손으로 그린 것들로, 이렇게 3D와 2D가 함께 어우러져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작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렌즈레이싱>의 시작화면 이미지. 위의 홍보 이미지와 같은 작업 과정을 거쳤으며, 캐릭터들의 표정을 보면 모두 원작 이모티콘에서 유명했던 프렌즈의 표정을 3D로 재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광한 캐릭터 디자이너와 카카오게임즈, 그리고 <프렌즈레이싱>을 만든 개발사 아티스트들은 카툰렌더링을 사용하지 않아도 2D 인상을 살릴 수 있도록 수많은 쉐이더를 적용해보고 테스트해봤습니다. 이를 위해 캐릭터 인상을 살리는 데만 6개월이 넘는 긴 시간을 투자했고, 김광한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카카오게임즈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김광한 디자이너는 무엇보다도 캐릭터의 ‘표정’과 각종 이모티콘에서 유명해진 주요 캐릭터들의 ‘표정’을 3D로 작업하는 것에 많이 주력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중에서도 ‘전무님’ 소리를 들으며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라이언’ 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김광한 디자이너는 “아무래도 라이언은 기본 표정이 ‘무표정’이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런 표졍을 풀지 않는다. 그렇기에 구현하는 데 가장 많은 고생과 신경을 썼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먼저 카트나 캐릭터들을 2D 이미지로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해서 샘플을 만든다. 이 단계에서도 수많은 개발자와 권리자들을 거치면서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모두가 만족 할만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카트의 3면도. 3면도 단계에서도 타이어의 두깨부터 온갖 사항들을 여기에서 세세하게 걸러내게 된다. 그래야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3D모델링을 뽑을 수 있다.
최종적으로 수많은 개발자들의 손을 거친 다음 캐릭터와 카트를 3D 모델로 옮긴 모습.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은 온전하게 ‘한 사람’만이 작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는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비롯해 ‘카카오프렌즈’ 자체의 저작권을 카카오게임즈가 아닌, 카카오의 브랜드 회사인 ‘카카오IX’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는 단순히 캐릭터를 작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원저작자, 작업자, 기타 게임에 관여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협업’ 및 ‘조율’ 또한 중요합니다.
김광한 디자이너는 “사실 카카오프렌즈 뿐만 아니라 IP를 원작으로 하는 캐릭터 디자인은 대부분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본인의 기질을 100% 담아내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해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내가 작업한 캐릭터가 게임 속에속 뛰어다닐 때. 내가 작업한 캐릭터를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의 고생이나 겪었던 어려움이 모두 씻은 듯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캐릭터 디자이너는 아무래도 이런 부분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습니다.
각종 오브젝트를 만드는 것에도 우선적으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것, 그리고 맵의 ‘테마’, ‘최신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요소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작업한다. 이렇게 김광한 디자이너를 비롯해 디자이너들이 결과를 넘기면 마찬가지로 3D 모델링으로 실제 게임에 적용된다.
# 캐릭터 디자이너?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아라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점점 <프렌즈레이싱> 처럼 ‘IP’를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캐릭터들을 디자인하는 ‘캐릭터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김광한 매니저는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캐릭터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은 있을까요? 이에 대해 김광한 매니저는 “아티스트 쪽에 뜻이 있다고 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의 고집만 발휘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연습하는 것 보다는, 할 수 있는 한 여러 경험을 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프렌즈레이싱> 캐릭터 디자인을 하면서 최근에는 게임과 전혀 상관이 없는 ‘현대자동차’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작업을 했던 적이 있는데, 캐릭터 디자이너는 이런 식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김광한 매니저는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 IP를 다루는 캐릭터 디자이너가 된다면 정말 수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본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다른 사람과의 ‘협업’에서 일을 조율하는 능력도 키우면 좋겠네요. 다행히 저 같은 경우에는 카카오IX를 비롯해 <프렌즈레이싱> 개발사, 또 카카오게임즈 식구들이 모두 서로를 존중하며 수월하게 작업을 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는 어떨지 모르겠어요(웃음)" 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과 ‘슈퍼셀’의 <클래시로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작업한 이미지. 김광한 디자이너는 프렌즈 캐릭터들의 분위기에 슈퍼셀 캐릭터들을 조화시키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프렌즈레이싱>의 맵 콘셉트 이미지. 캐릭터들과 카트만 3D로, 나머지는 모두 2d로 작업해 분위기를 보고 최종적으로 3d 맵으로 개발하게 된다.
<프렌즈레이싱>의 3D CG 동영상. 이런 CG 동영상에서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초기에 콘셉트를 잘 잡는 것이 캐릭터 디자이너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