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답게, 엔씨소프트답게 서비스할 게임이다."
작년 5월 진행된 <리니지M> 기자간담회에서 김택헌 부사장이 직접 한 말이다. 엔씨소프트의 기둥인 PC MMORPG <리니지>를 모바일로 옮긴 작품 <리니지M>. 게임은 처음 모습이 공개됐을 때부터 업계와 유저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 기대감을 증명하듯, <리니지M>은 출시 전부터 다양한 기록들을 남겼다. 국내 모바일 MMORPG로는 최초로 550만 명이 사전 예약을 신청했으며, 첫날에만 210만 명의 유저가 접속했다. 매출 역시 일일 최고 13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에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2018년 6월 21일. <리니지M>이 1주년을 맞았다. 서비스 1년을 되돌아보며 그간 <리니지M>이 남긴 유의미한 기록들과 그 영향들을 정리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지현 기자
<리니지M>의 매출이 가장 높았던 6월과 7월에는 장르별 매출에서도 인상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RPG 카테고리의 6월 매출은 이전 달보다 약 10% 증가한 69%를 차지했다. 7월에는 그보다 11% 더 상승한 80%의 비중을 차지했다. <리니지M>의 기록적 매출로 인해 RPG 장르의 매출 집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2017년 한국 구글플레이는 총 누적 매출 3조 4,342억 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2조 934억 원)과 비교하면 64% 상승한 기록이며 2015년(1조 6,751억 원)에 비하면 무려 2배 성장한 것이다.
<리니지M>은 현재 서비스 중인 국가 외에도 일본, 중국, 북미 등 더 넓은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월 7일 진행된 엔씨소프트 컨퍼런스 콜에서 엔씨소프트 윤재수 CFO는 "한국과 대만을 제외한 국가들은 '리니지' 브랜드가 새로운 RPG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맞으면서도 친절하게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해외 버전 <리니지M>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역시 "<리니지M>의 해외 버전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완전히 새로운 <리니지> 모바일 IP를 내세울 것이다. 별도 팀을 통해 준비 중이며, 단순 기능 추가나 일부 모델 변경이 아닌 색다른 모습의 <리니지M>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적극적인 해외 진출 의사를 밝혔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고, <리니지M>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IP의 가치를 확인했다."
[엔씨소프트 2017년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윤재수 CFO의 발언]
엔씨소프트는 2016년 하반기부터 <리니지 레드나이츠>, <파이널 블레이드>, <프로야구 H2> 등을 출시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성과는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리니지' IP를 내세우며 등장한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출시 후 매출 정상에 올랐지만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지 못했던 엔씨소프트. 이러한 회사에 <리니지M>은 그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본격적인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기둥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액수가 올랐다는 것이 아닌 회사의 매출 구조가 변했다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2월 진행된 엔씨소프트 컨퍼런스콜에 의하면, 회사는 모바일게임을 통해 2017년 한 해 매출의 57%를 차지하는 9,953억 원을 벌어들였다. PC MMORPG 기업 이미지가 각인된 엔씨소프트로서는 눈에 띄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 퍼블리셔 상위권에 회사의 이름을 올리는데도 상당한 이바지를 했다. <리니지M> 출시 전 엔씨소프트는 퍼블리셔 시장 점유율 2.1%로 매출 순위 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리니지M> 출시 후 30.2%의 매출 점유율로 퍼블리셔 매출 1위를 가로챘으며, 매출이 대폭 상승한 7월에는 매출 점유율 56.6%를 기록했다.
물론 <리니지M>의 매출은 단순히 '모바일게임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수준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가 공개한 2017년 7월 모바일 양대 마켓 통합 매출 보고서에 의하면 <리니지M>이 텐센트의 <왕자영요>를 꺾고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출시 한 달, 그것도 순수 국내 매출만으로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니지M>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을 때 <리니지>를 사랑하는 수많은 분들께 현시대에 맞는 <리니지>를 다시 가질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리니지M 1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택진 대표의 발언]
<리니지M>은 사실 PC MMORPG <리니지>의 모바일 이식작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본래 원작의 콘텐츠를 따라가는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하겠다 밝히기도 했으며, 실제로 게임 초반 업데이트는 <리니지>에서 이미 검증된 콘텐츠를 차례로 추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리니지M>의 성과는 아주 긍정적이다. 전년도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창출했을 뿐 아니라, PC MMO 중심의 엔씨소프트가 모바일시장에 당당하게 안착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1주년 행사 키노트 자리에서 <리니지M>과 <리니지>의 '결별'을 선언했다. <리니지>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리니지M> 고유의 특징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뜻이다. 선언과 함께 그는 선언의 이유를 밝혔다.
"<리니지M>이 보여줄 성과나 게임 시장에서의 의미가 뚜렷이 보이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언제든 원작 <리니지>와 합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리니지M>이 독자적인 길을 걸을 수 있겠다고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위와 같은 선언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