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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틱톡'의 바이트댄스, 게임에서 'GG' 치려는 이유는

사업 축소 움직임... 왜요?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4-01-11 16:59:42
바이트댄스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으로 전 세계를 휩쓸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백기를 들기 직전이다.

최근 업계에서 게임산업에 야심차게 뛰어든 바이트댄스가 조만간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월 8일, 중국 현지 매체 '레이트 포스트'는 여러 소스를 통해 바이트댄스가 텐센트 등 몇몇 기업과 게임 IP의 매각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아니다. 2023년 11월경 바이트댄스가 게임사업 철수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로 정리해고가 이루어졌다. 대표적으로 2021년 약 1조 원을 들여 인수했던 VR 기업 '피코'는 200명 이상의 감원을 발표했다. 게임에서도 성과 부진으로 인해 준비 중인 프로젝트를 취소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바이트댄스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게임에 통 큰 투자를 이어가며 회사를 인수하고 자체 개발 및 퍼블리싱 게임을 늘려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 때는 게임 개발 인력만 2,000명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처럼 게임에 '진심 투자'를 이어왔던 바이트댄스가 포기 직전까지 내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바이트댄스


# 2019년,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 진출한 바이트댄스


먼저 바이트댄스의 게임 산업 진출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웹진에 따르면 본래 바이트댄스의 창업자 '장이밍'은 본래 게임에 관심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이전에 장이밍은 "기술 혁신과 투자 성공으로 맛보는 기쁨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게임을 하거나 포커를 치는 것보다 훨씬 값지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경부터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 상태였다고 전해진다. 2018년 자사의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중국 틱톡)에서 게임 카테고리가 높은 인기를 견인하기도 했으며, 텐센트에게 <왕자영요> e스포츠 동영상 무단 게재로 인해 소송을 당하면서 자신들이 권리를 보유한 게임과 이를 통한 콘텐츠 확충 필요성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여담으로 <왕자영요> 관련한 소송에서 중국 1심은 60만 위안(1억 9천만 원)의 배상금을 바이트댄스에 선고했다. <왕자영요>의 더우인 스트리밍도 금지됐다. 이는 중국 게임 스트리밍 산업 최초의 금지 사례로 알려져 있다. 바이트댄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텐센트의 대표적인 게임 <왕자영요>
더우인에서는 라이브 스트리밍이 불가능하다.

바이트댄스는 2019년 '누버스'(현지명 朝夕光年)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업계에 진출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틱톡' 등의 플랫폼을 출시해 엄청난 성과를 기록했던 것처럼, 바이트댄스에는 일단 도전하고 보자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면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중국 매체의 내부 관계자 인용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게임계에서도 텐센트 다음가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투자와 인수가 이어졌다. 대기업 출신 개발자를 높은 연봉으로 포섭하고 여러 게임사를 인수했다. 대표적인 예는 2021년에 <모바일 레전드: 뱅뱅>으로 유명한 '문톤'을 무려 40억 달러(5조 원)에 가까운 돈으로 인수한 것이다. 텐센트 역시 문톤 인수에 관심을 가졌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승자는 바이트댄스였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바이트댄스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게임에 투자했다.


바이트댄스는 <모바일 레전드: 뱅뱅>의 문톤을 어마어마한 금액에 인수했다.



#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닌데...

바이트댄스의 투자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령 만화 '원피스'의 공식 라이센스를 받아 제작된 <원피스: 열혈항로>(航海王热血航线)가 출시 후 매출 순위 5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MMORPG <플래닛: 리부트>(星球: 重啟)라는 게임도 적잖은 흥행을 기록했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인 애니메이션 게임 ​<CoA: 아들란의 크리스탈>(晶核)도 있다. 

해외 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해 <마블 스냅>과 같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덕분에 2022년 바이트댄스는 게임으로 약 1조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텐센트와 넷이즈에 비해서는 부족했다. 2022년 텐센트는 게임 분야에서 약 32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익이다. <원피스: 열혈항로>와 같은 게임의 경우에는 어마어마한 IP 라이센스 사용료로 인해 이익을 내기 쉽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만화 '나루토'의 공식 라이센스를 받아 개발된 <나루토: 정상결전>(火影忍者:巅峰对决)은 2021년 테스트 후 버그 등의 문제로 아직 출시조차 못했다. <마블 스냅> 역시 초기 성과는 좋았지만 경영진의 관심을 끌 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누버스가 출시한 게임들


중국 게임 매체 '게임포도'에 따르면​ 무조건적인 인재 확충으로 인한 문제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게임포도와 인터뷰를 진행한 한 내부자는 직원 간의 편 가르기 문제나, 스튜디오 내부 시스템을 확립하느라 개발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렇기에 '지속적인 수익'에 대한 문제가 컸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형 게임사 출신의 개발자 수백 명이 수년간 게임을 개발했다면, 소모되는 개발비(인건비)는 어마어마하다. 이런 게임들은 '오픈 성적'이 좋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게임 차트 상위권을 유지해야 개발비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 더불어 게임을 오래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자본보다 '노하우'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바이트댄스의 게임 대부분은 좋았던 초기 흥행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기에 손해는 더욱 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중국 모바일 게임 순위를 살피면 지금도 대부분 텐센트, 넷이즈, 호요버스의 게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누버스 게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바이트댄스 게임 분야에서 많은 매출을 벌어주고 있는 문톤의 상황도 낙관적이라고 보기만은 어려웠다. 


가령 <모바일 레전드: 뱅뱅>은 동남아 지역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 시장 성과가 좋았다. <왕자영요>가 중국 시장 외에서 부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텐센트가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2020년 <LoL>의 모바일 버전인 <와일드 리프트>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 레전드: 뱅뱅>을 넘어선 것.


(출처: data.Ai)


텐센트의 문톤에 대한 견제도 있었다. <모바일 레전드 뱅뱅>의 전작 <모바일 레전드>는 많은 부분에서 <LoL>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던 게임이기 때문이다. 2018년 텐센트는 중국에서 문톤을 표절로 고소해 36억 원의 배상금을 얻어냈다.

이에 문톤이 콘텐츠를 수정하고 이름을 바꿔서 출시한 것이 <모바일 레전드: 뱅뱅>이다. 그리고 2022년 라이엇 게임즈는 <모바일 레전드: 뱅뱅>이 <와일드 리프트>를 표절했다며 캘리포니아 법원에 미국 지역 내 서비스를 막아 달라고 요청하는 소송을 냈다.


# 리스크는 크고 성공 가능성은 낮다.

결론적으로, 바이트댄스의 게임 산업 성과는 '어마어마한 투자'를 고려했을 때 경영진의 성에 차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기도 했다.

센서타워의 2023년 11월 중국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글로벌 매출 순위를 살피면 누버스는 9위, 문톤은 13위에 위치해 있다. 텐센트와 넷이즈급의 위치를 노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다지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없다. 수익 역시 바이트댄스의 전체 매출 중 약 1%에 불과했다고 전해진다.


중국 센서타워가 발표한 2023년 11월 중국의 글로벌 퍼블리싱 매출 순위
누버스는 9위, 문톤은 13위에 위치해 있다.


더불어 당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인해 중국 게임 산업이 8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2023년 2월 '2022년 중국 게임 산업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 전체 게임 시장의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10% 감소한 2,659억 위안(약 48조 원)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바이트댄스의 경영진에겐 게임 산업이 그다지 매력적이고 전망 있게 보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게임에 대한 견제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리스크는 너무나 많고,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중국 게임 산업은 연이은 규제로 인해 2022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출처: 중국게임산업연구소, 한국저작권위원회)


바이트댄스의 주요 매출원이 '틱톡'이라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 현지 매체 '게임포도'는 굳이 바이트댄스가 넘치는 리소스를 자사의 게임에 투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추측했다. 동영상 플랫폼의 어마어마한 리소스를 광고 수익으로 연결시킨다면 더욱 손쉽게 이익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게임 매체에서는 최근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왕자영요>가 곧 더우인에서 방송을 허용할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되고 있다. 

관련한 통계 자료도 있다. 2022년 틱톡이 국내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틱톡의 게임 관련 콘텐츠 조회수는 한 해에만 3조를 넘어선다. 그리고 게임 콘텐츠를 접한 뒤 41%가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36%가 돈을 썼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굳이 틱톡의 넘치는 리소스를 텐센트와의 대립과 자사 게임을 위해 낭비하기는 아쉽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바이트댄스는 생성형 AI 시장에 더욱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 '차이나 머니 네트워크'는 "게임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동시에, 대규모 AI 모델 분야에 집중하는 바이트댄스의 전략 전환"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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