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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해설] 그라비티vs소액주주, 풀리지않는 갈등

갈등해결의 실마리는 역시 '라그나로크 온라인 2'

스내처 2006-12-26 12:20:07

 

269시 그라비티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경영진 해임안건이 핵심이었던 이번 임시주주총회의 결과는 보도된 대로 부결됐습니다. 그라비티는 임시주주총회 이후 과거 앙금을 모두 잊고 단합해보자는 입장이지만 대부분의 주주들은 석연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이들은 ▲경영부진 ▲적절하지 못한 게임 포트폴리오 관리 ▲주요 임원 및 직원 이탈 ▲주식 매입관련 공방 등에 대해 어느 것 하나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매듭짓지 못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솔직히 그라비티 관련 사태는 일반 유저 입장에서는 시시비비를 따지려고 해도 복잡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오갔던 사안을 중심으로 양측의 입장을 정리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그라비티 임시주주총회, 약이 되는 쪽은?

 

주요안건으로 현 경영진 해임이 다뤄졌던 이번 그라비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득을 본 곳은 어느 쪽일까요?

 

소프트뱅크 계열 투자사인 ‘EZER’가 총 발행주식(6,948,900) 52.4%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안건은 부결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그라비티로서는 면피한 셈이나 다름 없습니다.

 

배포된 자료대로 소모적인 상호공방보다 그동안의 문제들을 마무리 짓고 낮아진 기업가치를 되돌리는데 합심하자고 호소하는 것이 전부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경영진 해임을 강하게 압박하는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EZER이 확보하고 있는 지분 외에 나머지 지분을 모두 경영진 퇴진에 찬성하는 쪽으로 집중시켜 경영진 해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합이란 측면에서 소액주주들은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총 발행주식수 중 41.38%에 해당하는 지분이 경영진 해임안에 찬성했기 때문입니다. 투표에 참여한 소액주주 지분(소액주주 전체 지분 중 89.23%) 97.39%가 찬성한 셈입니다.

 

여기에는 개인주주 외에 한미, LG, 스틱IT, KTB, 아이원 등 국내 기관투자자도 포함돼 있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 해임 및 신 경영진 구성 ▲개혁방안 강구 등을 요구했던 소액주주들은 예상 외의 성과를 얻었다는 입장입니다.

 

그라비티 관련 지분관계 도식도.

 

한편 이들은 임시주주총회를 통한 경영진 해임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지만 경영진 해임을 위한 조치는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외 소액주주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 김주영 변호사는 현 그라비티 경영진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고 이들을 평 이사로 권한을 낮춘 뒤 전문경영인을 새롭게 투입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현 경영진을 상대로 금전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액주주 문제, 헤지펀드와 연관 짓지 마라

 

경영진 해임과 더불어 이번 임시주주총회의 핫이슈로 떠오는 것은 지난 3월 공식적으로 그라비티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한 문 캐피탈과 래미어스 캐피탈 그룹 등 헤지펀드 문제입니다.

 

그라비티는 이들(헤지펀드)지난 1년간 경영진에 대한 악성루머를 유포해 기업의 신뢰도를 손상시키며 현 경영진을 압박하는 한편, 물밑으로는 직접 또는 대리인 등을 내세워 자신들이 보유한 17.75%의 지분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그라비티에 매각하려는 협상을 제의하는 등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자본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투기자본에 대한 속성만 언급할 뿐 이들 틈바구니에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개인주주들에 대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개인주주들까지 투기자본으로 치부하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성토했습니다.

 

법무법인 한누리 김주영 변호사는 소액주주들이 13.5달러의 공모가격으로 자신들의 주식을 그라비티에 넘기려는 것은 현 경영진이 전체 주주의 이익을 도모하지 않는 상황에서 취할 수 밖에 없는 방어적인 자세일 뿐이다. 헤지펀드와는 연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지분판매 가격은 저가격에 주식을 매입한 후 시세차익을 노리려는 헤지펀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본래 주식가치를 찾고 싶을 뿐이란 게 김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그라비티 관계자도 이 부분에 대해 일부분 인정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라비티가 상장업체인 만큼 경영상 문제로 개인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한다. 올바른 경영으로 이윤을 내는 것이 맞다하지만 헤지펀드들이 소액주주를 등에 업고 무리한 요구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라비티는 그동안 헤지펀드에게 발목을 잡혀오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경영진에 대한 질책은 달게 받겠지만 지분매각에 대한 헤지펀드의 요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2>가 문제 해결의 분수령

  

경영진 평가를 비롯해 그라비티 기업가치 회복, 개인주주 이윤 등 그라비티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27일부터 사흘간 진행될 신작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의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통해 어느 정도 해법이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라그나로크 2>의 테스트 일정을 임시주주총회 직후로 선정한 것도 이에 대한 그라비티의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란 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그라비티 내부 관계자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2>가 현 경영진을 통해 1년 이상 핸들링된 만큼 이 게임의 성적이 경영관련 내우외환을 불식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흥행에 실패할 경우 현 경영진은 더 큰 짐을 지고 가야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2>는 일본, 대만, 태국, 필리핀, 브라질 등 현지 서비스를 위해 MOU를 체결한 국가 외에도 여러 국가에 이미 진출이 결정됐다. 국내 베타테스트 진행과 해외 진출 성과란 호재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지난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그라비티는 주주들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8그라비티 페스티벌 2006’을 통해 공개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2> <레퀴엠> <에밀크로니클 온라인>을 비롯해 신작 <바디첵> 등 여러 타이틀을 2007년 런칭해 흥행몰이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흥행에 참패하게 되면 기존의 좋지 않았던 기업 및 현 경영진에 대한 이미지가 소급 적용될 상황이기 때문에 첫 심판대에 오를 <라그나로크 온라인 2>를 통해 확실하게 유저들과 소액주주의 마음을 잡아야만 합니다.

 

임시주주총회와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의 1차 클베로 그라비티 사태는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27일부터 사흘간 진행될 <라그나로크2>의 테스트가 새 국면을 맞이한 그라비티 사태에 해결책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참고] 소액주주 경영진 해임압박, 왜?

 

소액주주들이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현 경영진의 퇴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지난 9월 경영진이 교체된 이후 의도적으로 경영실적을 악화해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리 없다는 것이죠.

 

2003년과 200년에 각각 195억 원, 2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그라비티가 경영진 교체 이후 2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06년 상반기 실적도 약 27% 매출감소와 34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또 그라비티의 나스닥 주가도 현재 공모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달러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판단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소액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앉아서 투자금액을 계속 손해보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문제는 실적악화가 의도적이었다는 것과 이에 대한 경영진의 충분한 설명이 없다는 점입니다.

 

지난 1년간 그라비티 나스닥 주가변동 추이.

 

이에 대해 그라비티 국내외 소액주주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 김주영 변호사는 “소액주주들이 경영진 해임에 대해 집단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실적부진 및 관련 문제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실적 부진은 경영진 자질에 대한 문제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김 변호사는 “이 문제에 대해 지난 3월 선임된 사외이사 3명도 곤란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문제점을 소프트뱅크 측에도 설명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영진이 전체주주에 대한 이익보다는 대주주의 이익만 쫓아가고 있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악화된 것이란 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그라비티 측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김정률 전 회장의 잘못된 경영방식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믿고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 현 경영진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컨텐츠를 통한 가치 발굴, 후속작 개발을 통한 브랜드 강화, 신규 게임의 개발과 퍼블리싱 그리고 배급 채널 강화, 지배구조 개선 및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명확한 전략을 수행해왔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입니다.

 


 

[그라비티 관련 사태 일지 정리]

 

일시

내용

2005년 8월 31일 김정률, 그라비티 주식 매각
2005년 9월 12일 류일영, 그라비티 회장 선임
2005년 9월 14일 <라그나로크 온라인 2> 전 세계 발표
2005년 9월 26일 윤웅진 대표 전격사임
2005년 10월 18일 그라비티, 김정률 전 회장 공금유용 혐의 발표
2005년 10월 25일 그라비티-CJ인터넷, 퍼블리싱 MOU체결
2005년 11월 11일

그라비티, 재무재표 수정,  윤웅진 대표 및 주요 이사진 보직해임

관련 이사회 개최

2005년 11월 12일 윤웅진 대표, 그라비티 명예회손 고소
2005년 11월 16일 그라비티, 네오싸이언 인수
2005년 12월 21일 그라비티, 글로벌 하이웨이 펀드 1호 조성발표
2005년 12월 26일 그라비티, 겅호와 <에밀크로니클 온라인> 퍼블리싱 계약체결
2006년 1월 23일 그라비티, 김정률 전 회장 공금횡령 고소
2006년 2월 20일 김정률  전 회장 불구속 기소, 검찰수사 본격화
2006년 3월 소액주주, 그라비티 고소 준비
2006년 3월 30일 헤지펀드, 그라비티 소액주주 공정 대우 위원회 결성
2006년 3월 31일 그라비티, 주주총회 개최
2006년 4월 20일 그라비티, 기자간담회 개최: 05 사업보고 06 비전발표
2006년 5월 23일 그라비티, 퍼페추얼엔터테인먼트 900만 달러 투자
2006년 6월 1일

그라비티 소액주주 공정 대우 위원회,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2006년 7월 20일 그라비티 소액주주 공정 대우 위원회, 회계장부 열람-내사 착수
2006년 8월 4일 대우증권, 그라비티 관련 미 펀드에 피소
2006년 8월 13일 겅호, <라그나로크> 일본서비스 연장 계약
2006년 8월 23일 그라비티 소액주주 공정 대우 위원회,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
2006년 8월 30일 김정률 전 회장, 게임업계 복귀
2006년 8월 31일 그라비티 관련 국내 기관주주, 현 경영진 퇴진 압박
2006년 9월 13일

그라비티 소액주주 공정 대우 위원회,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요청

법원 제출

2006년 12월 12일 그라비티. 현 경영진 해임안 거부
2006년 12월 13일 그라비티 주주대상 공식입장 발표
2006년 12월 17일 김정률, 일본 게임업체 컴시드 인수
2006년 12월 18일 해외 기관투자자 자문사 ISS, 그라비티 현 경영진 해임 찬성 권고
2006년 12월 19일 그라비티, <에밀크로니클> 동남아 및 9개국 수출 발표
2006년 12월 26일 그라비티, 임시주주총회 개최
2006년 12월 27일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 2> 1차 CBT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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