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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소니의 AAA급 개발비와 콜옵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유출된 사연

라오어, 호포웨, 콜옵 관련 정보가 실수로 공개됐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송영준(비홀더) 2023-06-30 13:58:20

소니의 A급 비밀 자료가 미국 법원의 실수로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법정 공방 와중에 소니가 증거 자료로 제출한 문서가 있었다. 제출 당시 유성매직으로 (공개하고 싶어하지 않는)문서의 특정 수치가 가려졌으나, 스캐너의 불빛으로 인해 유성매직에 가려진 수치가 그대로 노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소니 측이 공개하기를 원치 않았던 정보가 만 천하에 공개된 셈이다.

 

문서에서 중요하게 다룰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의 (업계에서 편의상 지칭하는) AAA급 게임 2개의 개발 비용과 더불어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콜 오브 듀티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에 관한 내용이다.

 

법원은 서둘러 문서를 비공개로 돌렸지만, 이미 상당수의 기자와 경쟁사가 해당 문서를 열람하고 다운로드를 마쳤다. 문서를 공개한 여파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2억 달러 이상' 충격적인 '라오어 2'와 '호포웨' 개발 비용

 

첫 번째 소식은 소니의 대표적인 AAA급 게임 2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와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개발 비용이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300명 가량의 개발진이 2017년부터 5년 동안 개발했으며, 제작비 총 2억 1,200만 달러가 들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는 약 2억 2,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고 약 200명의 직원이 5년 넘게 작업했다. 위 수치를 블록버스터 영화와 비교한다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제작비인 1억 7,000만 달러를 훌쩍 넘긴다. 

 

흔히 AAA급 게임은 블록버스터 영화와 대응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미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개발비마저 훌쩍 뛰어넘은 수준인 셈이다. 이는 2020년,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스튜디오 전 사장 숀 레이든이 언급한 수치를 훌쩍 넘는 개발비다. 

 

숀 레이든은 당시에 대부분의 AAA급 게임 개발 비용이 8,000만 달러에서 1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으며, 다음 세대에는 위 개발 비용의 두 배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숀 레이든은 AAA급 게임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지속 불가능한 모델’이라고 언급했다.

 

비록 구체적인 자료가 공개된 표본이 2개밖에 없기 때문에 함부로 AAA급 게임의 평균 개발 비용에 대해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숀 레이든이 언급했던 ‘개발 비용의 두 배’에 근접한 사례가 벌써 나오기 시작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굳이 숀 레이든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AAA게임의 수익 모델에 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AAA 게임들은 수많은 요소로 세분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기획, 프로그래밍, 시나리오, 그래픽 아티스트, 레벨 디자이너 등 담당하는 분야도 전부 다르다. 그만큼 수많은 인원이 필요한 직업이다. 관련 장비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다.

 

AAA급 게임이 개발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워진 상황 속,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와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개발 비용이 2억 달러 이상으로 밝혀졌다. AAA급 게임의 개발 기피 경향에 불을 지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관련 법원 유출 문서 중 일부.(출처: 미국 법원)

 

# 소니가 <콜 오브 듀티> 잃으면 안 되는 이유 있었네

 

두 번째 자료는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콜 오브 듀티>가 차지하는 비중에 관한 내용이다. 2021년에 약 1,400만 명의 플레이어가 플레이 타임 중 30% 이상을 이 시리즈에만 쓰며, 70% 이상의 플레이 타임을 차지하는 플레이어도 600만 명 이상으로 드러났다. 이 시리즈만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도 100만 명 이상이다.

 

이외에 문서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콜 오브 듀티> 플레이어가 연간 평균 116시간을 동명의 프랜차이즈 게임에 쓴다고 나왔고, 전 세계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 콘솔에서 1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로 보나, 플레이 타임으로 보나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콜 오브 듀티>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공개된 통계도 <콜 오브 듀티>가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실감케 한다. 게임 전문 시장조사기업 뉴주에 따르면, 2022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워존 2.0>이 플레이스테이션 월간 활성 사용자(Monthly Active User, MAU) 기준 전체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소니가 위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이유는 <콜 오브 듀티>가 Xbox 독점작이 될 경우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전에도 소니는 <콜 오브 듀티>의 독점을 이유로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 필 스펜서의 해명이 있었다. 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소니 플랫폼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콜 오브 듀티>를 커뮤니티를 PS 플랫폼에서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없으며, 계속 그런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MS는 소니, 닌텐도 등의 경쟁사 플랫폼에 <콜 오브 듀티>를 10년간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제시한 바 있다.

 

논란이 일었던 해당 문서는 현재 비공개로 처리된 상태다.

 

<콜 오브 듀티> 관련 법원 유출 문서 중 일부.(출처: 미국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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