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베타테스트(이하 OBT) 전날에는 <블레이드 & 소울>이 30만 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작하고, OBT 5일 뒤에는 <디아블로 3>가 발매된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2개의 이슈가 앞뒤로 있지만 그들은 당당하다. 이겨낼 능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일까?
바로 JCE에서 개발한 <능력자 X>(//nx.joycity.com)다. 10일 OBT를 시작하는 <능력자 X>는 3인칭 슈팅(TPS)과 카드 시스템이 결합된 독특한 게임성을 갖고 있다. 지난 최종계약 테스트 당시 재접속률 90%를 기록했던 만큼 자신감도 넘친다.
궁금했다. 다들 피하고자 하는 길에 스스럼없이 뛰어드는 이유를 듣고 싶었다. JCE의 전석환 기획팀장과 온정석 사업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왼쪽부터 전석환 기획팀장, 온정석 사업팀장.
■ “피하고 싶은 마음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다”
OBT 전날에는 <블레이드 & 소울>의 3차 CBT가 시작되고, 5일 뒤에는 <디아블로 3>가 나온다. 왜 이 시기에 OBT를 계획했는가?
전석환 팀장: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기사를 통해 이 시기에 론칭을 피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판단했다. 물론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나 준비가 됐으면 선보이는 것이 맞다. 굳이 피하기보다는 일정대로 진행해도 된다는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
게임성을 보면 타깃층이나 시장에서 크게 겹치지 않는다. 게임의 퀄리티도 유저들에게 선보여도 될 정도로 끌어올렸다고 자신한다. 우리는 이미 모든 준비가 됐다.
올해 초 테스트를 거쳤다. 외부의 평가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온정석 팀장: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애정을 보이는 유저들이 더 많다. 카드에 대한 이야기, 캐릭터 밸런스 조언 등은 기본적으로 다른 게임의 피드백과 비슷하다. 여기에 <능력자 X>는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피드백이 추가되고 있다.
이미 자유게시판 등에 나온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해 게임에 적용한 선례가 있다. 그래서인지 유저들이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보내주고 있다. 그 외에 팬아트 등 2차 콘텐츠를 통한 피드백도 있다.
전석환: TIG에 ‘게이머 발언대’가 있는 것처럼 우리도 게이머 발언대라는 게시판을 통해 유저들끼리 콘텐츠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이런 것을 고쳐달라!”고 하면 유저들이 그 안에서 토론하며 찬반 의견을 내놓는다.
기획자의 입장에서 <능력자 X>의 장점과 단점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전석환: 개인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른바 ‘뜨는 게임들’의 공통분모는 다양한 캐릭터의 역할 분담이었다. <능력자 X>는 캐릭터와 무기의 조합에 따라서 30여 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다. 다양한 식단이 있고, 여기서 취향에 맞는 음식을 골라서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알아야 하는 이른바 ‘학습 과정’은 단점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초반에 캐릭터를 구성할 수 있는 카드를 9개만 제공한다. 이후 캐릭터는 별도의 학습이 필요없도록 재미를 유도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유저가 납득할 수 없는 죽음은 없도록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TPS나 FPS는 어디서 쐈는지도 모르는 총알에 맞아 죽는 경우가 있다. 유저의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생긴다. 이런 스트레스 없이 즐기는 게임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CBT와 비교해 OBT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전석환: 일단 유저들의 의견에 따라서 편의성이 보강된다. 기존에 받은 피드백 650여 개 중에서 약 150개가 게임에서 불편한 부분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유저들이 원했던 기능을 두 달 동안 리스트로 만들고 검토했다. 그중에 70%는 OBT에 들어간다. 캐릭터와 카드 등의 밸런스도 수정했다.
■ “능력자 카드는 수집이 아니라 이용하는 재미”
<능력자 X>는 TPS, 카드 수집, 스토리 등 다양한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가장 큰 재미 포인트로 삼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전석환: 내부적으로는 게임 안에서 조작과 플레이, 게임 밖에서는 카드 수집을 재미요소로 만들었다. 그런데 유저들은 이 두 가지를 하나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다양한 무기와 카드에 의한 능력치 조절, 이를 통한 스토리의 연계를 하나의 재미로 연결하는 것이다. 카드를 통해 이 모든 것을 집중시킨다는 것이 기획의도였다. 그래서 카드 자체가 캐릭터를 대변할 수 있도록 했고, 유저들도 이를 좋아하고 있다.
최종 CBT에서도 유저들은 ‘어떤 멋진 플레이를 했나’보다 ‘어떤 카드를 갖고 있는지’를 자랑하더라. 이는 어떤 카드를 소유했는가에 따라 바뀌는 플레이 패턴에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카드를 수집하는 요소가 가장 큰 재미라고 봐야 하나?
전석환: 음… 조금 다르다. <능력자 X>는 카드를 수집하는 것보다 갖고 노는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수집은 2차적인 산물이다. 즉 ‘지금 갖고 있는 카드를 어떻게 이용할까’ 고민하고 적용해서 플레이하는 것이 1차적인 재미요소다.
카드로 덱을 구성해 자신의 능력치를 보완하고 각성시켜야 한다. 랜덤에 의한 능력치 조절로 밸런스 파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전석환: 사업팀에서도 의견을 제기한 부분이다. 리스크가 랜덤해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리스크의 경우 회피(게임포기)하는 그룹과 받아들이는(반복작업) 그룹이 있다. 회피하는 그룹을 위한 장치가 필요했고, 지난 테스트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다시 말해 ‘누구는 갖고 있는데, 나는 없다’는 상실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카드 패키지 구성을 상향했다. 또 매직 패키지라는 것이 OBT에 추가된다. 이는 유저의 인벤토리를 검색해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카드가 무엇인지 검증해 확률을 보정해주는 시스템이다.
카드를 뽑을 확률을 보정해주는 것이 일종의 수익모델인가?
온정석: 수익모델이 아니다. 우리가 고민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유저가 시간을 투자하는 반복작업보다 우리가 제공하는 재미와 시스템으로 풀어 가고자 한다. 카드는 캐시로 팔지 않는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시스템이다.
■ 전작의 실패, 그리고 재기를 위한 몸부림
카드 시스템은 어떤 의도로 넣었나?
전석환: 이를 설명하려면 먼저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지난 2010년에 <게이트>라는 게임을 선보였다. 유저의 평가는 최악이었다. 이후 3개월 동안 계속 회의만 하는 나날이었다.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뼈를 깎는 고통을 느낄 정도로 회의했다.
그때 결정했다. 카드라는 것은 우리의 핵심 타깃인 1318 세대가 가장 많이 접하고 즐기는 콘텐츠였다. 실제로 집 앞에 있는 문방구에서 아이들이 카드(TCG)를 갖고 싸우기도 하고 열광하는 모습을 봤다. 단순한 한 장의 카드지만, 그 안에 그들이 원하는 것이 모두 들어 있었다.
<게이트>라는 게임이 <포탈>을 따라했다고 평가받은 그 게임이 맞나?
전석환: 맞다. 당시 콘셉트로 내세운 것이 ‘게이트를 열어서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는 TPS’였다. 하지만 판단 착오였다. 사각이 없어지면서 난전이 일어났고, 별다른 게임성을 찾기 힘들었다.
또 한 가지 배운 것은 콘텐츠에서 재미 요소가 너무 흐트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템 장착, 헤어스타일 변경 등 유저가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 대신 원스톱(One Stop)으로 해결할 수 있고, 가치도 부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카드 시스템이었다.
내부에서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TPS에 카드를 조합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저의 반응을 처음 접했던 최초의 사전계약 테스트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카드 시스템에 더 집중하고 재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개발 방향을 정했다.
카드를 통해 수집의 재미는 물론 이용의 재미까지 주는 것이 목표였다.
반면 파워 게이트 시스템은 게임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전석환: 파워 게이트는 <게이트> 당시에 특징으로 잡았던 시스템이다. 지금은 프리퀀시를 제어하고 있는 중으로 OBT 때의 쓰임새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버프의 개념으로 이용하게 된다. 즉 게이트를 통과하면 버프 시간을 늘려준다. 이렇게 되면 버프를 위해 게이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효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게이트를 이용한 창의적인 플레이도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엔비의 경우 게이트를 열면 이를 통해 자신은 상대를 볼 수 있지만 적은 나를 볼 수 없다. 즉 상대가 엄폐하고 있어도 게이트를 통해 조준사격이 가능하다. 이렇게 특정 캐릭터만 할 수 있는 창조적인 패턴이 만들어진다.
■ 1318 세대, 그리고 디시인사이드와의 제휴
<능력자 X>의 타깃층은 1318 세대인 듯하다.
온정석: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1318 세대와 20대 이상의 차이는 얼마나 대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여부다. 우리도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테스트해 봤는데, 1318 세대가 새로운 게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유연하다. 반면 20대 유저는 게임에 대한 인지도나 의식 등이 상당히 고정돼 있다.
기본적으로 대작게임들과 정면승부를 하는 데 있어 우리만의 핵심 재미를 어필할 수 있고, 또 이를 즐기는 만족도가 높은 집단이 1318 세대다. CBT를 진행하면서도 타깃층의 입소문 파급력이 컸다.
전석환: PC방에서 <능력자X>를 테스트할 때 중학생 2명이 있길래 와서 보라고 했었다. 그때 그들이 한 말은 “간지 작살이다!”였다. 그래픽이 멋져서가 아니라 초능력을 사용해서 싸우는 모습이 그들의 눈에 멋지게 보였던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우리가 1318을 선택한 것은 아니고 개발을 진행하면서 그들에 특화되는 모습이었다. 이후에는 “아예 맞춤형 게임을 만들자”고 했다.
디시인사이드와 손잡았다. 김유식 대표가 모델이다.
온정석: 사업적으로는 바이럴을 생각했다. 입소문의 시발점을 디시인사이드로 선택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제휴 발표가 난 후 이슈가 되면서 만족스러웠다. 김유식 대표의 이미지를 사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이를 모든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디시인사이드 안에서만 진행한다.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소를 선정한 것이다. 디시인사이드에서 파급력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른 커뮤니티로 퍼져 나가더라. ‘힛(HIT)갤’ 이벤트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