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운 색감과 화풍, 남의 것을 무단으로 베낀 ‘산자이’. 한국 유저들이 중국산 게임에 대해 흔히 가지는 이미지다. <몬스터헌터 온라인>처럼 빼어난 그래픽을 보여주거나, <뮤 오리진>처럼 높은 성적을 거둔 타이틀도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유저들에게 중국게임은 한국에 비하면 한 수 아래라는 인식이 강하다.
허나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느끼는 중국게임의 이미지는 얼마 전에는 무시 못할 추격자, 아니 이제는 눈 깜짝하면 추월 당할 것 같은 호적수까지 이미지가 격상됐다. 차이나조이 2015에서 만난 넷마블게임즈 이승원 글로벌&마케팅 총괄 부사장 또한 디스이즈게임과의 대화에서 중국 게임에 대해 “더 이상 한국의 아래가 아니다”라고 까지 이야기했다.
사실 업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중국 게임업계의 기술력이나 개발속도 면에서는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중국 게임계는 한국 업체들에게 웹게임에서 쌓은 코어 장르의 기획력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꽃피웠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업계가 중국 게임을 추격자의 위치로 보았던 이유는 표현 면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 보니 한국 게임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평가는 중국 모바일게임이 한국에서 성공한 사례도 거의 없었지만, 반대로 한국 모바일게임이 중국에서 성공한 사례도 거의 없는 식으로 증명(?)되었다.
허나 상황이 달라졌다. 차이나조이 13회 중 9번을 참석했던 이승원 부사장이 올해 가장 놀랐던 것은 중국 게임사의 콘솔 진출도, <원피스> 등 유명 IP의 등장도 아닌, 바로 놀랄 만큼 세련되어진 중국게임의 표현이었다.
먼저 일러스트 등에서 ‘중화풍’이라고 할법한 것들이 옅어졌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일본이나 서구권에서 흔히 보이는 요소들이었다. 중국적인 요소와 서구적, 혹은 재패니메이션과 같은 요소가 합쳐져 새로운 화음을 만들기 시작한 셈이다. 또한 중국적 요소가 강한 작품도 과거보다 색감이나 묘사가 세련되어져 비 중화권 유저들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이승원 부사장은 이러한 변화가 그간 중국게임계가 쌓은 기술력과 기획력, 그리고 자본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많은 해외게임을 보고 즐긴 이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 같은 느낌이다. 중국 게임계는 과거부터 충분한 기술력을 쌓아왔고, 최근 몇 년 간은 웹게임 분야에서 쌓은 코어 장르의 노하우를 모바일에 걸맞게 최적화시키기까지 했다. 여기에 더 세련되어진 표현방식은 중국게임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은 대등한 경쟁자다”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