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스타크래프트2> 최신버전 체험을 위해 블리자드 본사를 찾았을 때부터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수척한 모습이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블리자드 티셔츠를 즐겨 입던 그는 요즘 공식 석상에 양복을 입고 등장한다. 고민이 많은 걸까? 블리즈컨 2009 마이크 모하임 대표 인터뷰는 근황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공동 설립자 겸 대표 마이크 모하임.
과거에는 블리자드 티셔츠를 주로 입었는데, 이번에는 양복이다. 모습도 다소 초췌해 보이는데, 힘든 일이라도 있나. 옷은 2개의 블리자드 티셔츠를 번갈아 입었는데, 한번 다른 걸 입어 봤다. 모습은 아마도 수염 때문일 텐데, 중국 <WoW>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재개되면 면도할 생각이다. 내부 직원들도 중국 서비스가 다시 시작될 때까지 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네 번째 블리즈컨이다. 올해 규모가 커졌는데 소감은? 올해가 역대 최대 규모다. 훨씬 커졌고 내용도 풍성해져서 기쁘다. 직원들도 모두 들떠 있다. 다양한 게임 프랜차이즈를 선보이고 있는데, 자신이 맡은 부분을 유저들에게 선보이고 반응을 받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올해 블리즈컨에서 공개한 것 중에 가장 신경 쓴 것은? <대격변>(Cataclysm), <디아블로3>의 새로운 클래스 수도사(Monk), 새로운 배틀넷의 발표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배틀넷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공개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코스프레 이벤트를 기대하고 있다. 블리자드 게임의 커뮤니티가 얼마나 활성화되었는지 직접 보여주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오지 오스본 폐막 공연의 오프닝을 80LV 타우렌 족장 밴드가 맡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들떠 있는 상태다.(웃음)
고블린과 늑대인간이 새로운 종족으로 등장하는 <WoW: 대격변>.
블리즈컨이 많이 성장했다. 다른 게임 전시회와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블리자드의 게임을 보여 주는 행사라는 점이다. 관람객도 블리자드의 게임을 보러 온다. 서로 목적이 뚜렷하다. 블리자드의 게임을 보고, 즐기려고 오는 행사여서 다른 게임전시회와 성격이 다르다.
관람객들이 블리즈컨의 어떤 요소에 열광한다고 보나? 현장에 와서 개발자의 기획의도를 알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미리 접하는 기회를 누리기 위해서 사람들이 온다고 본다. 온라인게임은 온라인에서 접속하지만, 정작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실제로 만나서 즐기는 것은 쉽지 않다.
블리즈컨과 월드와이드인비테이셔널(WWI)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사실 정해진 시기에 행사를 해 오진 않았다. 건너뛴 해도 있었다. 앞으로는 블리즈컨을 정기화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행사를 마치고 나면 다음 블리즈컨을 기획하는데, 매번 행사가 치러진 규모를 고려하고 있다. 두 행사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는 아직 미정이다.
<스타크래프트2> 데모 버전을 체험한 유저들이 소감과 의견을 남기고 있다.
올해 지스타에 블리자드 코리아가 출전한다. 참가 이유는? 새로운 것도 공개하나? 블리자드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게임행사에 참여해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또한, e스포츠의 발전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다가 (지스타 참가) 결정을 내렸다. 수익을 유저들에게 환원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직 (지스타에서) 공개할 것은 없다.
■ 신작 MMO 개발 중, 히드라는 디아블로3의 코드명
<디아블로3>는 콘솔용 게임으로 만들어도 적합할 것 같은데, 의향이 있나? 언제나 신작 게임의 기획 단계에서 가장 적합한 플랫폼을 고민한다. 앞으로 언젠가는 콘솔 기반의 개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인터페이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어 <디아블로3>를 콘솔로 이식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배틀넷도 온라인게임처럼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기존 온라인게임의 과금모델이 반영되는가?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아서 (배틀넷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
<히드라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히드라’는 <디아블로3>의 코드네임이었다. 이미 <디아블로3>를 발표했기 때문에 더 이상 (히드라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혹시 새로운 IP를 개발하고 있나? 발표되지 않은 작품은 정책상 언급할 수 없다. 현재 새로운 MMO를 개발하는 중이고, 기존의 <WoW> 개발진이 투입되어 있다. <WoW>의 후속작은 아니며, 세계관도 다르다.
■ <워크래프트> 영화로 게임 저변 넓힐 것
올해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목표는? 올해 초에는 세계적인 경기침제 상황이었는데, 그럼에도 매우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주총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온라인게임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서 적은 비용으로도 재미있는 컨텐츠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한다.
블리자드도 디즈니를 꿈꾸는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게임에 집중하는 회사가 아니게 거듭나려 하고 있다. 소설, 영화, 코믹, 보드게임 등등 다양한 종류의 즐거움(엔터테인먼트)을 선사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
이러한 엔터테인먼트를 제작함으로써 새로운 유저에게 다가가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일례로 <워크래프트> 영화가 나오면 게임을 안 하던 사람이 게임을 접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블리자드는 기본적으로 게임회사다. 가장 중요한 최우선 가치는 ‘게임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기반으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워크래프트> 영화와 관련해서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하는 역할은? 잘 진행되도록 영화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고 검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워크래프트> 영화는 게임을 안 해도 내용을 알 수 있는 ‘판타지 영화’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다른 블리자드 IP를 영화로 제작할 생각은 없나?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모든 IP를 영화로 만들고 싶지만, 지금은 <워크래프트> 영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에서 e스포츠에 대한 정책은 어떻게 잡고 있나? 많은 단체와 지적재산권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저작물에 대해 저작자의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 좋은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고, 결정되면 내용을 공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