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가 개발한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이하 레오룬)가 출시된 지도 어느덧 1년을 향하고 있다. 다만, <레오룬>은 아직 한국 유저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며 다소 고전하는 모양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의 연관성이 존재하며 극한의 심리전을 즐길 수 있음을 감안하면 아쉬운 흐름이다.
그 와중에 <레오룬>에 인생을 건 두 명의 스트리머를 만났다. <레오룬> 클랜 UCG 팀장 '김느낌' 김학균과 <레오룬> 시즌 토너먼트: 우주창조 우승자 '터진티모' 박성준이다.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허심탄회하면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레오룬>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솔직한 시선으로 <레오룬>을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디스이즈게임: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느낌: 안녕하세요. <레오룬> 스트리밍을 하고 있는 김느낌이라고 합니다. 현재 UCG의 크루장을 맡고 있습니다.
터진티모: <레오룬> 스트리밍을 하고 있는 터진티모입니다. UCG에서는 일개 팀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눈에 보이는 닉네임부터 범상치 않은데요. 어떤 과정으로 해당 단어를 택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터진티모: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고요. 예전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할 때 워낙 티모한테 괴롭힘을 많이 받아서... 제가 탑 라이너거든요. 그 욕망을 아이디로 만들었습니다.
김느낌: 제 전공이 미술 쪽이에요. 아무래도 미술은 느낌을 중요시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대화 중에 '이거 느낌 있는데?'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어요. 스트리밍에서도 느낌 있게 플레이하는 스트리머가 되고 싶어서 심플하게 김느낌을 택했죠.
두 분 모두 UCG 클랜 소속이시잖아요? UCG가 어떤 색깔인지도 궁금합니다. 대회를 목표로 타이트하게 움직이는 편인가요?
김느낌: 저희 멤버들이 모두 <레오룬>을 잘하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전문성을 갖기보다 그냥 한 번 모여서 플레이해보자고 제안했죠. 혼자 활동하면 잘 눈에 띄지 않으니까. 그런데 첫 번째 시즌 토너먼트에서 제가 4강에 올랐고, 두 번째 대회에서는 터진티모님이 우승을 차지했어요. 재밌자고 모인 클랜이 조금씩 오피셜화되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럼 초기에 설정한 방향과는 조금 달라진 거네요?
김느낌: 사실 아예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클랜이 성장해서 확실한 결과를 거두면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런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손 놓고 있기보다 일단 클랜을 개설하고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지금의 UCG 클랜입니다.
두 번의 시즌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걸 보면 명문 팀에 다가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김느낌: 저희 클랜이 부디 명문 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앞으로 시즌 토너먼트마다 UCG에서 최소한 한 명 이상의 4강 진출자가 나올 수 있게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시즌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하셨던 터진티모님과도 이야기를 좀 나눠보죠. 사실 <레오룬> 매니아가 아니라면 대회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터진티모: <레오룬>의 시즌은 두 달 주기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각 시즌이 종료될 무렵 '시즌 토너먼트'라는 대회가 열려요. 참가자들은 총 세 개의 덱을 준비해야 하며, 상대와 제가 그중 하나의 덱을 금지한 뒤 남은 덱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승리한 덱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포인트에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패치마다 메타가 크게 변하는 편이잖아요. <레오룬>의 메타는 어떻게 형성되는 편인가요?
터진티모: 누군가 기막힌 콤보를 발견하거나, 생각지 못한 기믹이 등장하면 메타가 바뀌는 것 같아요. 특정 덱이 1티어로 떠오르면 순식간에 그 덱이 퍼지죠. 그래서 랭크 점수를 올리려면 속칭 '꿀 덱'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상대가 어떤 덱을 쓰고, 그것이 어떻게 승리와 연결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해요.
그만큼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도 굉장히 빡빡할 듯합니다. 게다가 카드 게임은 타 게임에 비해 훨씬 두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데, 전략 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터진티모: 평소엔 랭크전에서 게임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 얼추 그려지거든요. 경험이 많이 쌓이는 만큼, 판단력과 순발력도 늘어나는 듯합니다.
대회에 참가하면 클랜원들끼리 도움을 많이 주고받는 편인가요? 이를테면 내부 스크림을 소화하거나, 외부와의 연습 경기를 잡아준다든지 말이죠.
김느낌: 저희는 타크루와 연습 경기를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설령 진행하더라도 이벤트전 형태로 소소하게, 무겁지 않게 임하고 있습니다. 대신 내부 스크림을 밀도 있게 하고 있어요. 경기 수는 2~3회 정도로 많지 않지만, 모든 클랜원이 화면을 보며 해당 경기를 피드백합니다. 경기 중 내린 판단이 어땠는지,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는지를 하나하나 짚어보는 시간을 갖죠.
단순한 클랜이라 하기엔 상당히 빡빡한 느낌인데요.
김느낌: 사실 저희 클랜원이 모두 뛰어난 <레오룬> 플레이어라서 서로만의 고집이 있어요. 자신만의 플레이스타일이 있어서 하나하나 옳고 그름을 가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 가끔 의견 충돌도 발생했죠. 그래서 특정 판단에 대한 시시비비를 판단하기보다,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식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황입니다.
김느낌님은 <레오룬>을 중심으로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계시잖아요? 어떤 과정을 통해 스트리머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김느낌: 대학 졸업 후 취업 시즌에 접어들었는데 코로나가 터졌어요. 미술 전공자로선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한 거죠. 그 와중에 <레오룬>이라는 카드 게임이 나왔고, 자연스레 스트리밍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카드 게임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모두가 라이트하게 즐기는 <유희왕> 카드 게임의 경우, 특히 깊게 파고들었습니다. 오프라인 대회에 나가서 우승하거나, 국가대표 선발전 3등을 하기도 했죠. 그만큼 카드 게임을 좋아하는 편인데, 라이엇 게임즈에서 카드 게임을 출시한다고 하니 시선이 쏠렸어요. 한편으로는 <레오룬>도 다른 카드 게임처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사실 김느낌님은 이미 <레오룬>을 주제로 한 웹예능 '룬테라상사'에도 출연하셨잖아요? 흔치 않은 경험이셨을 텐데 어떠셨나요? 또한 촬영 후, 시청자 수에 영향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김느낌: 너무 프리해서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피디님이나 작가님께서 제가 생각하는 걸 가감 없이 편하게 말하면 된다고 해주셨거든요. 최대한 편하게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시는 듯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라이엇 코리아 사무실에 처음 가봐서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룬테라상사가 시청자 수에 영향을 미치긴 했어요. <레오룬>이 아직 아시아에서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게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룬테라상사 이후 새로운 닉네임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럼 두 분의 방송 컨셉은 어느 쪽에 가까운가요? 실력 방송인가요? 아니면 웃음에 초점을 맞추시나요?
터진티모: 원래는 제가 예능덱 컨셉으로 방송을 했었어요. 이런 게 실제로 이뤄지면 재미있겠다 싶은 것만 찾아서 하는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 1티어 덱만 하게 됐고 승리에 집착하는 스트리머가 됐어요. 실력 지향 방송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느낌: 마음가짐에 따라 조금 바뀌는 듯해요. 좀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게임에만 몰두하는 편이에요. 지금은 딱 중간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 봅시다. 두 분은 <레오룬>을 중심으로 일상을 살고 계시잖아요? 어떤 과정을 통해 <레오룬>을 파트너로 택했는지 궁금합니다.
터진티모: 거창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레오룬>을 처음 했을 때, 재미있었어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만큼 많이 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 게임을 택하게 됐어요.
김느낌: 단순히 카드 게임이 좋아서였어요. 게다가 라이엇 게임즈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개발사에서 카드 게임을 내준다고 하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레오룬> 스트리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만큼, 게임에 대한 이야기도 해봐야겠죠. 먼저 <레오룬>의 아쉬운 점에 대한 이야길 나눠보고자 합니다.
김느낌: 아쉬운 점이라... 아마 많은 분께서 공감하실 텐데요. <레오룬>의 밸런스 패치는 굉장히 느린 편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10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발빠른 패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에 비해 <레오룬>은 게임이 출시된 지 1년이 다 돼가는데 메타에 변화를 줄 만한 패치는 거의 없었습니다. 끽해봐야 세 번 정도에 불과했죠.
새로운 팩에 대한 아쉬움도 있어요. 보통 신규 카드가 출시되면 연구가 안 된 상황이라 기존 덱에 비해 약한 편이에요. 점수 올리고 싶은 사람은 자연스레 쓰던 덱만 쓰게 되죠. 이런 상황에 불만을 토로하는 분도 계세요. 핫픽스로 과감히 밸런스를 조정해서 신규 카드가 살아나도록 조치하는 것도 괜찮을 텐데...
혹자들은 <레오룬>이 자신의 패를 먼저 보여주면 불리해지다 보니, 서로 마나 사용을 미루는 '엉덩이 빼는 싸움'이 자주 일어나 루즈하다고 평하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터진티모: <레오룬>은 나 한 번, 상대 한 번 턴이 돌아가는 구조에요. 확실히 먼저 움직이면 불리할 때가 있긴 합니다. 다만, 이를 역이용해서 심리전을 걸 수도 있어요. 상대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눈치 싸움이 <레오룬>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길 공격하면 이걸로 틀어막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역습을 가할 수도 있죠. 저에겐 오히려 장점에 가깝습니다.
비단 <레오룬>이 고전한다기보다 카드 게임 자체가 한국에서 잘 먹히지 않는 듯한 느낌도 있어요.
김느낌: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문화적 차이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양은 여러 사람이 같이하는 걸 선호하는 성향이 강한 것 같아요. 집합적이랄까. 반면 서양은 흔히들 개인주의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레오룬>은 단일 1:1 PVP 게임이다 보니 이런 상황이 생긴 듯해요.
나아가서, 카드 게임이라고 하면 '비주류 문화'로 바라보는 시선도 큰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주변에 카드 게임한다고하면 아직도 <유희왕> 같은 걸 하냐, 그런 걸 왜 하냐고 묻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런데 막상 카드 게임을 해보면 뭐랄까... '나는 당신이 생각한 것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라는 우월감을 느낄 수 있어요. 카드 게임이 가진 큰 매력이죠. 하지만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는 이 단계까지 도달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 겁니다. 쉽게 닿기 어려운 부분이죠.
농담 섞인 말이지만, 게임에서 졌을 때 '남 탓'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영향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김느낌: 백 번 공감합니다. 사실 <레오룬>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하시는데... 제가 생각했을 땐 <리그 오브 레전드>야 말로 아주 높은 진입장벽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피지컬은 물론 속칭 '뇌지컬'까지 갖춰야하니까요. 반면 <룬테라>는 뇌지컬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아무래도 카드 게임이 낯설다 보니, 더 어렵게 느끼시는 듯해요.
그렇다면 <레오룬>의 대중화를 위해서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터진티모: 솔직히 대중화되긴 많이 어렵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템포가 빠른 게임을 선호하는 듯합니다. 게다가 적당한 기교도 부릴 수 있어야 하죠. 생각만 하면 되는 <레오룬>과 달리 자신만의 콤보가 확실한 <리그 오브 레전드>가 대박을 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김느낌: 대중화까진 어렵지 않을까요. 물론 라이엇 게임즈가 <레오룬>의 접근성을 조금 올려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은 들어요. 어찌 보면 <전략적 팀 전투>도 일종의 보드게임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게임을 모르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전략적 팀 전투>는 <리그 오브 레전드> 클라이언트 안에 포함되어있잖아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레오룬>으로 돌아가면, 이 게임의 일러스트가 진짜 예뻐요. 따라서 <레오룬>이 <전략적 팀 전투>처럼 같은 클라이언트 안에 있다면, 오가며 예쁜 일러스트를 통해 관심을 갖고 자연스레 게임을 접할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만약 자신에게 예산이나 환경의 제약 없이 <레오룬> 프로모션을 진행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걸 시도해보고 싶으신가요?
김느낌: 스트리머의 방송을 살린다는 개념으로, 시청자들에게 뿌릴 수 있는 카드팩 코드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는 공짜 카드를 받으러 들어오겠지만, 이를 위해 방송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게임도 눈에 들어오고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 더 크게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레오룬>은 아시아보다 해외 쪽 시청자 수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저나 터진티모님도 아시아보다 해외 랭크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만약 국가별 인플루언서를 모아서 대항전 같은 걸 개최할 수 있다면, 아시아 인플루언서들의 노출 빈도도 그만큼 늘어날 듯합니다.
터진티모: 사실 김느낌님과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정말 우리가 <레오룬> 스트리머를 계속할 수 있을까, 다시 일하러 가야 하는 건 아닐까와 같은 걱정도 많이 하고요.
분위기를 조금 바꿔서 이번엔 <레오룬>이 가진 매력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카드 게임과 <레오룬>이 가진 장점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터진티모: 개인적으로 심리전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레오룬>에는 어그로, 컨트롤, 미드 레인지 등 크게 세 종류의 덱이 존재하거든요. 어그로는 매 턴마다 상대를 타격하고, 미드 레인지는 중반부터 강한 몬스터를 활용해 상대를 압박하는 덱이에요. 반면 컨트롤은 주문류를 많이 활용하는 덱입니다. 다양한 덱을 활용해 심리전을 펼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김느낌: 덱 메이킹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룬테라>는 40장의 카드로 덱을 구성할 수 있지만, 같은 카드는 최대 3장까지만 활용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경우의 수도 많고 운신의 폭도 넓죠. 게다가 <레오룬>, 특히 상위 티어로 가면 갈수록 운적인 요소로 게임이 결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철저한 분석으로 게임이 펼쳐지죠.
이 외에도 일러스트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거나, 대중적으로 익숙한 <리그 오브 레전드> IP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도 <레오룬>의 강점입니다. 게임은 아예 안 하는데 일러스트나 카드만 구경하러 오시는 분도 많아요. 분명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좋아하신다면 <레오룬>에도 흥미를 느끼실 겁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혹시 <레오룬>에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이언-브론즈-실버-골드'처럼 하위 티어 유저들을 구분 짓는 경계선이 있습니까? (웃음)
김느낌: 보통 아이언-브론즈-실버-골드까지는 비슷한 듯해요. 뭐 플레티넘이나 다이아몬드, 마스터 티어 안에서도 격차가 크긴 하지만요. 참고로 마스터 티어는 다음 수를 읽기 위해 상대의 플레이를 분석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레오룬>의 심리전이 극으로 치닫는 티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터진티모: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마스터 아래로는 다 '똑같습니다.'
카드 게임을 아예 모르는 유저들을 위한 입문자 덱을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설명만 잘 읽어도 골드까지는 가는 덱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터진티모: 막말로 두뇌를 비우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덱이 있어요. 손에 있는 카드를 빠짐없이 다 쓰기만 하면 이기는 덱입니다. 모든 카드를 공격, 등장, 사망 시 상대 넥서스에 대미지를 넣는 친구들로 세팅하는 거죠. 주문 카드도 마찬가지고요. 현재 1티어 덱으로 분류되는 트페-피즈 덱을 손쉽게 잡을 수도 있어요. 물론 회복기가 많은 덱을 만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요.
김느낌: <레오룬>을 처음 접하신 분들은 신규 팩에 대한 환상을 갖고 계신 경우가 많아요. 이번에 나온 슈리마 팩 중 하나를 소개해드리자면... 아무래도 나서스-아지르 덱이 초보분들께 편할 거에요. 야수, 관리인, 관리인 콤보로 경기 초반 상대 넥서스를 압박한 뒤 빠르게 게임을 끝낼 수 있죠. 아지르 황제와 스택쌓은 나서스의 합을 보고 싶다면 이 덱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상위 티어가 쓰기 좋은 덱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느낌: 어떤 덱이건 천상계를 가면 난이도가 최상으로 올라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천상계에서는 덱의 상성 관계가 더 중요해요. 그래야 내가 세운 플랜으로 이길 수 있는지, 아니면 플러스알파가 필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리더보드 상에서 고수분들이 많이 쓰는 덱은 트페-피즈에요. 보통 카드를 사용하면 핸드가 줄어드는데, 이 덱은 핸드를 내더라도 핸드나 마나가 줄지 않아서 풍부하게 게임을 할 수 있죠. 이 외에 아펠리오스 카드도 '강점기'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좋아요. 아펠리오스만 끼우면 덱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터진티모: 트페-피즈와 아펠리오스 외에 또 다른 고수용 덱이 있어요. 속칭 벽을 치는 건데... 상대가 무슨 행동을 하건 대응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받아치는 덱이에요. 리산드라-트런들 등 컨트롤 계열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특정 조건을 완료하면 한 방에 상대를 죽일 수 있는 리신 덱도 고수용이죠.
이러한 덱이 까다로운 이유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가령 4번째 턴엔 이 카드를 쓰고, 다음 턴엔 이걸 쓰면 몇 턴 뒤엔 상대를 잡을 수 있겠다는 설계가 요구되죠.
<레오룬>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잖아요. 그만큼 2021년은 두 분께도 남다른 의미를 가질 텐데, 올해 어떤 목표를 세우고 계십니까.
김느낌: 되게 오래된 것 같은데 1년밖에 안 됐다니까 뭔가 새로운 느낌이네요.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모든 <레오룬> 시즌 토너먼트에서 클랜원 중 최소한 한 명이라도 4강에 들어서 저희 크루가 조금 더 오피셜화 되는 그림이 나왔으면 합니다. 아! 터진티모님과 제 스트리밍도 잘됐으면 좋겠네요.
터진티모: 벌써 1주년이구나 싶을 정도로 빨리 지나온 것 같은데요. 대회 우승을 조금 더 맛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을 응원해주시는 시청자분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터진티모: 항상 오셔서 제 방송을 봐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잠시 망설인 뒤)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시는 거 아니죠? (웃음)
터진티모: 아니에요. (웃음) 방송하다 보면 시청자가 한두 명이거나 아예 없을 때도 있었고... 몇 명 있어도 전부 제 친구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매번 찾아와주시는 분도 생기고 채팅도 쳐주시니까 너무 힘이 되는 것 같아요. 혼자 말하고, 게임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거든요. 정말 감사합니다.
김느낌: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방송키는 시간도 뒤죽박죽인데 매번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진짜 낫 베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