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게임예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PC 서비스 당시 주목 받기도 했던 <블레스> IP 지만, 이를 다른 플랫폼으로 옮긴다는 것은 단순해보이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죠. 원작의 특징도 살리면서, 동시에 모바일만의 개성을 뽐내야 하니까요.
▲ 씽크펀의 서규석 아트디렉터.
먼저, 본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한다.
<블레스 모바일> 아트디렉터 서규석이라고 한다. 과거 엔씨소프트에서 <아이온>을 개발했고 <리니지 이터널> 프로젝트에 연출 디렉터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맡기 전에는 크래프톤에서 <에어>와 <발키리 블레이드> 아트디렉터를 담당했다.
콘텐츠의 경우 원작<블레스> IP와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픽의 경우, 원작 어셋을 대부분 활용했다. 어느 부분까지 활용했나?
먼저, <블레스>원작의 방대한 리소스 활용은 개발의 속도와 비용 부분에서 많은 이점이 있었다. 완성도 높은 캐릭터 복식과 몬스터 외형은 대부분 활용할 수 있었고 디테일하게 제작된 프랍들도 상당 수 활용할 수 있었다.
초기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당시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원작의 리소스가 대부분 활용 되었었고, 차차 품질개선과 <블레스 모바일>만의 콘텐츠 성격에 맞게 제작된 새로운 리소스들로 교체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선보이게 됐다.
반면 새롭게 추가되는 콘텐츠와 플랫폼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개발 되어야 했던 리소스도 상당 수 있었다. 커스터마이징의 경우, 기존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면서 관련된 캐릭터 외모는 모두 새로 개발되고 제작했다.
UI도 PC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변경하면서 모바일 UX에 적합하도록 처음부터 새롭게 디자인하고 개발해야 했다. 배경 레벨과 이펙트의 경우에는 엔진 버전이 달라지면서 제작 방식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역시 처음부터 새롭게 디자인하고 개발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소스를 활용하기에 작업에 수월할 수도 있겠으나, 어떻게 보면 표현의 제약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겠다. 자체 창작을 할 여지가 줄어들게 되니까.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리소스가 활용되더라도 개임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경험하는 것 자체는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게임 아트를 완성하는 것은 '집을 완성하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한다. 게임 어셋들은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벽돌과 자재들과 같고, 건축가들은 같은 벽돌과 자재을 사용 하더라도 각각 다른 외형의 건물을 완성할 수 있듯이 같은 어셋과 엔진이 사용 되더라도 다른 감성의 그래픽으로 재 창조 하는 것 역시 아트 디렉터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또한, 게임 아트가 완성되기까지 철저한 설계와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명확한 방향성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건물을 올리기 위한 기초공사와 튼튼한 프레임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아트 디렉터는 프로젝트를 시작함과 동시에 시장에 출시 되는 단계까지의 상황까지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나 역시 한정된 자원과 기간 내에서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이 필요했고 지금의 프로젝트를 완성 단계까지 리드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프로젝트를 시작함과 동시에 아트 방향성을 정리하기 위해 직접 제작했던 프로토타입 영상이다. 이 영상으로 아트 방향성 정리와 함께 <블레스 모바일>을 세상에 처음으로 알릴 수 있었고 2년 뒤 완성된 <블레스 모바일>을 또 한번 세상에 알리기 위해 트레일러 영상도 직접 제작했다.
▲ 조이시티 신작 <프로젝트 블레스 모바일> 영상
▲ <블레스 모바일> 시네마틱 트레일러 풀버전 공개 (BLESS Mobile Official Trailer)
(위 질문에 이어) <블레스 모바일> 만의 개성 어필을 위해, 그래픽적인 부분에 있어 신경을 쓴 부분은?
<블레스 모바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랜더링’이다. 가장 잘 이해하고 자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여 개발된 다른 게임들과의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십 수년 동안 쌓아온 랜더링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개발한 작품이다.
실제 플레이 중인 유저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화면은 캐릭터가 가장 작게 보이는 전투 화면이고, 나는 이 화면에서 다른 게임과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랜더링 프로세스를 설계하여 적용했다. 말씀 드린 전투화면에서 만큼은 현존 모바일 MMORPG 중에 최고의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한다.
지금의 결과를 만들기까지 그 동안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예전에 <아이온>을 개발할 당시 약 3년 동안 엔진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쉐이더 1.0 에서 리얼타임 랜더링으로 엔진을 업그레이드하는 업무를 맡아 진행 하면서 자연스럽게 TA 업무도 병행하게 되었는데 이 때 정말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
하늘을 보면 빛 산란과 구름들이 모두 랜더링 공식으로만 생각 될 정도로 수 년간 랜더링에만 미쳐 있었던 것 같았다. <블레스 모바일> 프로젝트는 그 때의 경험과 노하우를 녹여낸 프로젝트라서 더욱 애착을 가지고 있다.
원작의 감성을 기대하는 분들과 새로운 감성을 기대하는 분들 모두 만족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작과 달리, 특징에 맞게 '수호신'으로 일정 시간 변신할 수 있다. 일종의 필살기 개념이다. 외형을 어떤 컨셉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블레스> 원작의 리소스 중에 가장 유니크 한 것을 선정하여 수호신 설정에 맞도록 리뉴얼을 진행해서 완성했다. 동일한 리소스로도 완전히 다른 느낌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시도하고 싶었습니다.
▲ <블레스 모바일> 마스쿠_팔라딘 수호신 변신
▲ 조이시티 모바일 신작 '블레스 모바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영상
▲ 커스터마이즈 아쿠아엘프 타겟 이미지.
기존 모바일게임들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의 세세함을 표현할 수 있나?
세세함의 표현보다 과감한 변화에 초점을 두고 개발했다. 세 개의 얼굴이 합성되는 과정에서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시각적 임팩트를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블레스> IP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새로운 콘셉트의 그래픽을 선보일 수도 있을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 계획이 있다면, 어떻게 선보일 예정인지.
아직 계획은 없다. <블레스>는 특유의 웅장함과 거대한 세계관을 고증한 듯한 디테일까지 매우 훌륭한 작품이다. 그 표현법을 유지한다면 얼마든지 정체성을 유지하며 신비로운 컨셉의 그래픽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블레스 모바일>의 그래픽이 유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