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영웅전>은 에피소드를 거듭하며 탄탄한 스토리와 특유의 개그 센스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메인 스토리에서부터 NPC와 몬스터에 담긴 배경 스토리, 그리고 대사 한 마디까지 직접 만든 사람들을 직접 만나봤다. 기존 에피소드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에피소드 6에 대한 내용으로 흥미진진했던 현장을 공개한다. /디스이즈게임 실리에
▲ 왼쪽부터 이차선 라이터, 이상균 콘텐츠 팀장, 황선하 라이터.
TIG> 유저들께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이상균> 현재 <마비노기 영웅전>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디렉터이자 콘텐츠 팀장이다. 영웅전 전체 이야기와 캐릭터의 기초를 잡았고, 에피소드로 하나씩 공개되고 있는 메인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이차선, 황선하 작가가 쓰고 있는 이야기의 방향을 제시하고, 콘텐츠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황선하> 2009년에 넥슨에 입사해 에피소드 1~5까지 메인 시나리오 라이팅을 담당했다. NPC들의 세부 설정과 성격을 부여했고, 지금은 몬스터 제작 업무를 하고 있다.
이차선> 2009년에 넥슨에 입사해 에피소드 5 서브 라이터로 활동했고, 엑스트라 에피소드 : 아이단부터 메인 시나리오 라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
■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TIG>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선택한 이유는?
이차선> 원래 MBC 방송 작가 지망생이었는데, 몸이 불편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회복되면서 다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언니가 게임 쪽에서 일하고 있어서 흥미가 있었고 도전해 보고 싶었다.
황선하> 이전에 기획 업무를 담당했고 영웅전에서도 기획팀이었지만, 오픈 베타 무렵 너무 바빠서 온갖 업무를 다 했다. 그러다가 글에 소질이 있다고 인정받아 시나리오 라이터로 발탁됐다.
TIG> 작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이상균> 시나리오 전체 플롯에 맞춰서 라이터들이 이야기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처음에 라이터가 쓴 플롯에 본인이 코멘트를 하고, 다시 라이터들이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마지막으로 지문, 대사 등 수정이 이루어지고 게임에 구현된다.
▲ 황선하 라이터. | TIG> 공동 작업에서 어려운 점은? 황선하> 라이터가 여러 명이라서 설정이 엉키는 문제가 있다. 이번 엑스트라 에피소드에서 아이단의 딸을 두 명으로 설정했는데, 대사 중에 딸이 한 명이라는 내용이 나왔다.
NPC의 말투가 바뀌기도 한다. 이차선 라이터가 담당하면서 게렌과 브린의 말투가 더 까칠해 졌다.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웃음)
TIG> 팀장이 보는 두 작가는 어떤가? 이상균> 이차선 씨는 글을 상당히 빨리 쓴다. 그래서 작업 분량이 풍부하고 게임 프로덕트를 생산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시트콤같은 구성으로 이야기 곳곳에 재치가 녹아 있기도 하다.
황선하 씨는 긴 이야기를 맛깔나게 구성하는 재주가 있다. 캐릭터를 만들 때 본능적으로 노림수를 심어두기도 한다. |
TIG>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잘 만들어진 에피소드와 캐릭터는?
황선하> 에피소드 1~3은 이미 이상균 팀장이 기초를 잡아둔 상태였고, 직접 플롯부터 잡아서 쓴 것은 에피소드 4와 5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에피소드 4인데, 놀 치프틴과 스카드 블랙의 관계를 밝히면서 유저가 직접 놀 종족의 운명에 직접 개입하는 점이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케아라'인데, 가장 정성을 들인 캐릭터는 '브린'이다. 브린은 혼자서 만든 캐릭터가 아니라, 여럿이 기획에 참여해서 캐릭터 상을 발의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오는 '강마에'와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는 의도였는데, 츤데레같은 느낌이 잘 표현되서 성공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TIG> 혹시 예정에 없던 캐릭터가 급조된 적은?
이상균> 스토리 진행에 꼭 필요하다면 세계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 만들어서 시나리오에 맞춘다.
이차선> NPC는 언제든지 추가할 수 있다. '앨리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상균> 메인 스토리 진행에서 누군가 꼭 죽어야 했고 죽었을 때 최대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 인물이어야 했다. 그래서 등장한 인물이 '앨리스'다. 어리고 착한 사관이라는 설정이었고, 이름도 일부러 약간 여성적인 느낌이 들도록 했다.
TIG> 인기도에 따라 캐릭터가 바뀌는 일도 있나?
이상균> 캐릭터의 역할이 바뀌는 일은 있지만, 캐릭터나 시나리오 자체가 변하는 일은 없다. 게렌의 역할이 처음에는 순수한 악인으로 묘사할 예정이었는데, 점점 플레이어를 놀리면서 즐거워 하는 캐릭터로 변했다. 그리고 어린이날 이벤트에서는 유저들의 웃음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 독자 사인회에 소설가로서 참가했던 이상균 팀장.
TIG> 이상균 팀장은 소설가였고 지금은 게임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둘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상균> 이은석 디렉터(파파랑)이 "게임 플레이는 선형적이 아닌데, 게임 스토리는 선형적이다. 선형적이 아닌 게임에 비선형적인 스토리를 넣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소설에서 작가는 신이지만, 게임 속에서 작가는 단순한 월급쟁이다. 디렉터나 유저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소설가는 자기 작품을 끝까지 쓰고 평가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게임 작가는 항상 재미가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다른 점이다.
TIG> 시나리오 라이터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이차선> 게임은 상업적인 요소가 포함된 것이다. 개인의 작품을 만들겠다고 생각하면 힘들다. 팀 작업이 많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게임을 좋아하고 직접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선하> 고전부터 라이트 노벨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안에서 클리셰(판에 박은 듯한 문구 혹은 진부한 표현.)를 발견하고 다양한 배리에이션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기본에 충실하고 다양한 부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이상균>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보다 유명한 소설가가 되는 것이 쉽다.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는 항상 소외받고 절망하는 직업이다. 다른 작가처럼 처음부터 계속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디렉터, 시스템, 개발 비용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 프로덕트를 재생산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재미 있는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은 작가와 같지만,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는 게임 플레이를 많이 하고 직접 게임팀에서 일하면서 구르는 것이 필요하다.
▲ 드디어 로체스트에 갈 수 있다!
■ <마비노기 영웅전>의 시나리오에 대해
TIG> '엑스트라 에피소드 : 아이단'은 개인 NPC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다. 앞으로도 이런 NPC를 중심으로 한 엑스트라 에피소드가 등장할 계획인가?
이상균> 메인 스토리에 직접 개입하는 캐릭터, NPC 개개인의 배경 스토리는 이미 완성돼 있다. 그중에서 드라마틱한 배경을 가진 캐릭터는 외전으로 다룰 가능성도 있다. 많은 유저가 커스티의 스승에 대해 궁금해 하는데, 로체스트가 나오면 커스티의 스승과 하얀 폭군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TIG> 마렉이 용을 탄 카단을 봤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영웅전에 용이 등장하는가?
이상균> 등장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카단이 타고 있는 용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할 것이다. 보통 상상하는 '드래곤'의 이미지가 인간에게 동경의 존재인데, 영웅전에서 용은 현실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예를 들어, 용기사와 같이 큰 전력이 되기도 하지만, 용 서식지 옆에 있는 로체스트 주민에게는 저공 비행으로 지붕을 날려버리는 등 민폐를 끼치는 존재이기도 하다.
TIG> 그럼 신도 나오나?
이상균> 가까운 시일은 아니지만, 여신 모리안 외에 다른 신도 등장한다.
TIG> 영웅전의 메인 스토리는?
이상균>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마비노기 2>는 스토리의 방향이 다르지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영웅전의 메인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다음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 영웅전 전체의 메인 스토리는 여신 모리안의 강림이다. 여신을 어떻게 강림시킬 것인가, 그리고 강림시키려는 사람들과 강림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갈등이 에피소드 13개에 걸쳐 소개된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3개 챕터로 구성된다. 에피소드 1~5가 첫 번째 챕터로 이미 끝난 이야기이고, 에피소드 6~9개 두 번째 챕터, 10~13이 세 번째 챕터다. 에피소드 6은 두 번째 챕터를 여는 이야기이다.
여신강림에 대한 이야기는 에피소드 6 이후가 될 것이다. 카단과 로체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동시에 진행된다. 챕터 2와 챕터 3 사이에는 전환점이 있다. 미리 알면 재미 없으니 조금만 알려주겠다. (웃음) 캐릭터가 세상을 대하는 관점, 자세가 달라지는 사건이 챕터 2와 3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TIG> 에피소드 6의 새로운 배경이나 지형도 스토리에 녹아 있나?
이상균> 전투 스테이지는 모두 결정된 사항이다. 스테이지 하나를 제작하는 데에 반 년이 걸린다. 보통 미리 만들어 두고 시나리오와 맞추는 작업을 한다. 지금은 이미 에피소드 7~8에 나올 스테이지를 만들고 있다.
에피소드 6은 오거, 고블린 등 마족 본대와 부딪히는 내용이다. 부제는 '불타는 콜헨(가제)'으로 콜헨이 마족 본대에 습격당해 불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로체스트 성 내부가 열리고 새로운 전투, 선착장, NPC를 모두 성 안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TIG> 카단은 어떤 인물인가?
이상균> 카단은 에피소드 6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왕국의 기사대장으로 모두가 동경하는 최고의 기사이기도 하며, 유일한 용기사다. 그리고 티이의 연인이기도 하다. 플레이어가 왕국 기사 학교에 입학하는 것으로 에피소드 5가 끝났는데, 카단의 심복이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과 카단이 티이의 연인이라는 설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 등이 기다리고 있다.
TIG> 브린과 리엘의 대화에서 글라스기브넨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나오나?
이상균> 레이드 보스로 등장한다. 다른 차원의 존재로 아율른 사건과 연계된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 자세한 것은 아직 나와봐야 안다.
TIG> 리엘이 대마법사라는 설정이 있는데?
이상균> 로체스트에 가면 리엘을 평생의 라이벌로 여기는 '자레스'라는 마법사가 있다. 로체스트가 공개되면 아마 이 스토리를 자세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황선하> 드윈을 포함한 로체스트 기사단에게는 경외의 대상인 대마법사다.
TIG> 현재 던전은 전투를 위한 일직선 진행이다. 던전 안에 스토리를 넣거나, 보스 몬스터가 방해하고 던전 구조를 변화시키는 기획은 어떨까?
이상균> 던전 마지막에 NPC 대화창이 뜨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구성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스토리 진행을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