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로 언리얼 엔진 3를 이용한 온라인 FPS 게임을 선보였던 레드덕이 FPS 차기작을 공개했다. 5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게임 익스(EX) 2010에서 공개된 <메트로 컨플릭트: 프레스토>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캐주얼하면서도 진감 넘치는 전투를 선보이겠다는 <메트로 컨플릭트>. 이를 위해 증강현실 개념을 게임 시스템에 접목했다. 과연 <메트로 컨플릭트>는 어떤 게임인지 레드덕 노승한 PD에게 직접 들어 봤다. /제주=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증강현실: 실제 현실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서 보여 주는 기술.
게임명이 다소 어렵다. 어떤 의미로 지은 것인가?
노승한 PD: ‘메트로 컨플릭트’라는 이름은 수많은 게임명 후보 중에서 선택된 것으로 어떤 의미를 두고 정한 것이 아니다.
다만 부제인 ‘프레스토’는 게임이 지향점을 나타낸다. 빠른 게임성과 액션성으로 재미를 준다는 의미에서 프레스토(presto: 매우 빠르게)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메트로 컨플릭트>의 주요 특징을 설명한다면?
<아바>도 그렇지만 일반적인 FPS 게임은 서로 쏘고 죽이면 게임이 끝나고, 결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 단순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아바>를 서비스하면서 그러한 패턴에서 벗어나 게임을 플레이하고, 끝난 이후에도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래서 전투지원 시스템을 선보이게 됐다. 이는 유저들이 단순한 플레이 외에 추가적인 미션과 화끈한 화력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다.
확장된 병과 시스템도 있다. 다른 FPS 게임의 병과 시스템과 <메트로 컨플릭트>가 다른 점은 유저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분석하고 이를 시스템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프리셋(사전설정)처럼 유저들이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해 게임을 즐기면 된다. 병과별로 다양한 특징이 있고, 이에 따라 플레이 패턴이 다양하게 바뀐다. 단순히 병과에 따라 총기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듀얼 웨폰 시스템은 어떤 의도로 기획됐나?
화끈한 화력전을 구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늘 하나의 총을 한 손으로 받치고 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양손에 무기를 하나씩 들어본다면 어떨까 생각해 봤고, 실제로 적용해 봤다. 이때 병과에 따라서, 혹은 무기에 따라서 다양한 구분을 시도해 봤다.
그 결과 지금은 <메트로 컨플릭트>의 모든 병과가 듀얼 웨폰 시스템을 쓸 수 있고, 총기류는 라이플과 SMG 종류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전장에 떨어진 무기를 주워서 메인 무기를 교체하거나 양손에 하나씩 들고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전투지원 시스템도 병과에 따라 특성을 구분하고 있나?
전투지원 시스템은 적절한 긴장감을 주기 위한 선순환 장치다. 각 병과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고, 이에 맞도록 지원 시스템이 3단계로 구분된다. 한게임 익스 2010 무대 발표에서 보여 준 장면은 다탄두 미사일을 이용하는 것으로, 전투지원 시스템의 마지막 단계이며 모든 병과가 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 콘셉트가 화끈한 전투다. 많은 유저들이 함께 싸울 수 있다는 뜻인가?
화력전을 선보인다는 의미다. <메트로 컨플릭트>에서는 병과에 따라 라이플, 스나이퍼, SMG, 헤비머신건의 4개 총기류로 구분된다. 게임의 콘셉도 PVE로 화끈한 슈팅의 즐거움을 주고자 기획하고 있다.
인원은 최대 8:8의 전투를 생각하고 있지만, 그 이상 확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맵의 스타일에 따라서 최대 동시 플레이 인원은 조절이 가능하다.
화끈한 전투를 위해서는 연출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근접공격이나 사살 모션에 잔인한 표현이 들어가는가?
<메트로 컨플릭트>에 잔인한 묘사는 들어가지 않는다. 파편이나 폭발효과, 피격 모션 등을 통해 연출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타격감을 표현할 수 있다.
근접공격 시스템은 TPS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우리도 게임의 밸런스와 템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넣을 예정이다. 지금도 내부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시스템이 좋을까 살펴보고 있다.
게임의 배경을 가까운 미래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근미래를 선택한 이유는 캐주얼성을 확보하면서 재미를 주기 위해서였다. 정통 밀리터리를 추구하면 사실적인 고증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재미를 위한 시스템을 추가하기 힘들다.
또한, 인터페이스(UI)를 통해 초보 유저가 상황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 등의 다양한 장치를 추가하다 보니 근미래라는 설정을 하게 됐다. 그렇다고 공상과학(SF)은 아니기 때문에 유저들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상이나 스크린샷을 보면 눈에 디스플레이 장치를 하고 있다. 게임에서 활용되나?
게임의 다양한 정보를 스카우터처럼 보이는 장치로 제공한다는 콘셉트이다. 유저가 볼 때는 3차원으로 제공되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양한 증강현실을 지원하게 된다. 이를 통해 게임을 즐기면서 상황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증강현실이라는 말을 꺼냈는데.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예를 들어 기존의 FPS 게임은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이나 날아가는 수류탄을 인지하기 힘들었다. 초보 유저들이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한가지다. <메트로 컨플리트>에서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아이템이나 이용이 가능한 장치, 수류탄의 궤적 등을 표현하고자 한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한 병사가 벽을 넘어가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게임에서 실제 적용된 액션인가?
맞다. 기존의 FPS 게임은 벽을 피하거나 엄폐하는 데 그쳤다. 우리는 이런 장애물을 피하거나 점프로 넘어가는 것이 게임의 템포를 해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액션을 강화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기획했고, 이를 넘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물론 넘어갈 수 있는 지형 정보도 증강현실 인터페이스로 파악할 수 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만큼 다양한 최신 무기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무기의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한가?
레이저 빔이 나가는 등의 상상력이 가미된 무기는 없다(웃음). 초반에는 최신 무기를 선보이겠지만 기본적이고 익숙한 무기도 나올 것이다. 유저들이 무기를 보고 낯설어하거나 사용법을 모르는 것은 없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무기의 커스터마이징은 너무 복잡하면 유저들이 어려워한다. 따라서 프리셋 형식으로 패키지로 구성된 무기를 선보일 생각이다.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무기를 유저들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현재 개발은 얼마나 진행됐나?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기준으로 본다면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와 재미를 위한 코어 콘텐츠로 구분할 수 있다. 코어 부분은 거의 완성됐고 계속 내부 테스트를 통해 튜닝하고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전체의 30% 정도 개발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전작 <아바>의 경우 너무 고사양 게임이라는 점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메트로 컨플릭트> 역시 고사양인가?
아니다.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사양에 맞도록 최적화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아바>는 지포스 8800 시리즈에서 원활하고 6600 시리즈에서는 구동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하지만 <메트로 컨플릭트>는 지포스 7300 시리즈에서 원활하게 플레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바>를 서비스하면서 FPS 게임의 재미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 결과 슈팅의 재미를 극대화 하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메트로 컨플릭트>는 화끈한 화력전, 팀 플레이의 재미를 대중적으로 풀어 나가자는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가져주기 바란다.
FPS 게임의 세대교체, 자신 있나?
노승환 PD: 세대교체는 지금까지 계속 이루어져 왔다. <메트로 컨플릭트>는 화끈한 화력전과 쉬운 컨트롤로 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본다. 새로운 비주얼과 증강현실, 무기와 파츠 등으로 FPS 게임에 새로운 획을 긋도록 노력하고 있다.
오승택 대표: 레드덕의 <아바>는 하이퀄리티 FPS의 첫 작품으로 유저들이 진지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해당 장르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반면 <메트로 컨플릭트>는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상업 영화, 예를 들면 <트랜스포머>나 <아바타>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즐거운 캐주얼 FPS를 어떻게 하면 쉽게 즐길 수 있게 할 것인지가 숙제였다.
이를 위해 21세기에 맞춰 남들보다 한 발 앞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증강현실 같은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어떻게 본다면 뻔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는 FPS 게임을 우리가 어떻게 손보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
티저 사이트에 공개된 전투 장면과 맵의 콘셉트 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