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혐오증’로 유명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비디오 게임을 맹비난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주간 TV-라디오 프로그램 ‘알로 프레지덴떼’(Alo Presidente, 안녕하세요.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 “소니의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은 독약이며, 어린이들을 지옥으로 이끌게 한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국영방송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에 방영되는 ‘알로 프레지덴떼’는 국내 현안에 대해 정부의 정책을 설명해 주는 생방송으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진행을 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시작 시각은 있으나 종료 시각이 없어 최대 5시간도 방영된 적이 있다.
17일 방송에서 차베스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기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는 독약이다. 이런 게임들은 당신이 누군가를 살인할 것을 가르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이들은 나를 게임에 넣은 후에 ‘차베스를 찾아 죽여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게임은 EA 산하 팬더믹 스튜디오가 제작한 <머셔너리 2: 월드 인 플레임>이다. 이 게임은 정치적으로 미국과 앙숙 관계인 남아메리카 독재 국가의 오일을 둘러싼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게임에서는 차베스가 실제 등장하진 않지만 베네쥬엘라는 세계 4대 산유국으로 독재자가 차베스임을 암시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닌텐도에 대해서는 “이기적이고, 개인적이고 폭력적인 것을 조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디오 게임이 도시를 폭발하거나 폭탄을 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가 유저들에게 폭력성을 심어주기 위해 게임들을 판매하며 그 이후에 그들은 진짜 무기를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게임에서는 담배, 마약, 술 등이 꼭 필요한 것처럼 권장하고 이 또한 자본주의자들이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자들에 의해 이끌려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차베스는 자본주의자들의 게임기에 대항하기 위해 교육적인 게임과 인형을 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고유 문화와 상관없는 바비 인형을 대체하기 위해 전통적인 인형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국회는 폭력적인 게임을 판매하면 최고 5년형에 처하는 법률안을 통과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