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제도의 국회 통과를 위한 여성가족부의 ‘무리수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YWCA에서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주최로 ‘청소년 건전 인터넷 문화조성을 위한 청소년계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여성가족부의 게임 강제 셧다운 제도 통과를 위한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유홍식 교수가 ‘청소년 게임중독 해소와 건전한 미디어 이용문화의 확산’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고,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신순갑 사무총장은 인터넷중독 청소년의 학교 내 집단 따돌림과 비만, 학습장애, 폭력성 등의 사례를 발표했다.
■ “게임 하면 정자가 줄고, 죽음에 이른다” 주장
토론회에서 제시된 근거들은 게임중독이 아닌 인터넷중독과 관련된 자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중독 중에서 게임중독이 차지하는 비율을 제시하지 못한 채, 모든 문제를 게임으로 돌리는 광경이 벌어졌다.
이번 토론회는 사실상 게임 셧다운 제도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궐기대회 성격을 띠었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게임 셧다운 찬성의 근거로 내세운 주장들이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게임을 하면 죽음에 이르고, 정자 수 감소에 의해 임신이 힘들어진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저출산 문제를 게임과 연관시킨 셈이다.
토론회 소식을 접한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강제 셧다운 제도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조계의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근거 없는 억지주장으로 게임을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목적을 위해 근거도 없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지 못할 주장을 펴는 걸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 강제 셧다운 법안 국회 통과 결의문 발표
토론회에 참석한 아이건강국민연대 김민선 사무국장은 “게임중독 청소년은 충동적이며 사회적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져 결국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뇌질환을 갖게 된다”고 주장하며 “하체부실로 정자 수 감소의 의해 임신이 어려워지고 결국 사회 생산인력이 될 수 없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은 의학적 연구나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 ‘무조건 게임이 문제’라는 청소년 단체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이유다.
참석자들은 오픈마켓 활성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도박 게임기, 선정성 게임기를 들고 다니게 됐다”는 주장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가 주최했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차광선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여성가족부 백희영 장관이 축사를 맡았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마련한 행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토론회에 참가한 단체들은 “심야 시간 청소년 인터넷 게임 제공 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주장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또한, 법 적용 대상 연령을 19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모바일게임 등을 포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게임중독과 관련된 정전 실험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비객관적이고 작위적인 실험 결과를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