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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은 이미 문화다. 건강하게 키우자”

공개 토론회 ‘게임 매니아 다 모여라’ 개최

2012-03-13 19:00:04

13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에서 미래기획위원회와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이 주최하는 토론회 ‘게임매니아 다 모여라가 열렸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진행한 이번 공개토론회는 게임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펴보면서 게임문화와 산업의 변화 트렌드를 짚어보고,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게임이 청소년 문제의 주범이라는 의식에서 벗어나 게임의 문화적인 면에 주목하고 미래 세대의 가치 있는 도전 분야라는 취지로 의견을 나누기 위해 준비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디스이즈게임 임상훈 대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 네오위즈 최관호 최고운영책임자(한국게임산업협회장), KT롤스터 프로게이머 박정석 선수, 인디게임 스튜디오 터틀크림 박선용 대표가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각 토론자들의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게임산업은 KPOP 수출의 12배, 한국 콘텐츠 수출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영화 <시네마천국>의 주인공 알바토레가 하나의 영화만 만들지 않듯이 게임도 다양한 장르가 있는 것다. 교육적인 것만 만들고 잘 팔리는 것만 만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내가 게임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주변에 개발사가 없었다. 오로지 창업하는 것만이 방법이었기 때문에 회사를 설립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꾸었던 꿈과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위해 주어진 상황에서 노력해 만들고, 그것이 단 한 명이라도 누군가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네오위즈 최관호 최고운영책임자(한국게임산업협회장): 1791년 교육이론가 ‘카를 바우어’는 책을 읽을 때 생기는 신체활동 부족이 상상력과 감정이 억지로 뒤바뀌는 것과 결부돼 근육이 무기력해지고, 가래가 들끓고, 가스가 차고, 변비가 생길 것이며, 여자는 생식기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독서를 비평했다. 이렇듯 미디어가 새롭게 등장하면 이를 향유하는 젊은 세대와 그렇지 못한 기성 세대가 충돌한다.

 

게임은 이미 문화로 자리 잡은 미디어다. 학교폭력의 원인이다, 아니다 등으로 싸우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이다. 그보다는 잘못된 게임문화를 건설적인 문화로 이끌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디스이즈게임 임상훈 대표: 우리나라 유명 개발사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어렵다. 1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유명 개발사에서 웹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직원들이 그 팀으로 가지 않으려고 했다. 대작을 만들고 싶어하는 그들은 그런 작은 게임은 이력서에 있어 봐야 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다른 해외의 대규모 개발사와 일본도 갈라파고스 신드롬이 있어서 고유의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다른 능력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 만큼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싶어도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고 노하우도 없으니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 이를 기회로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앵그리버드> 같은 소규모 게임은 전 세계를 마켓으로 하는 만큼 전략적으로 특성화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주효할 것이다. 자신이 잘 만드는 게임으로 전 세계의 10%만 잡더라도 그 성과는 굉장할 것이다.

 

KT롤스터 프로게이머 박정석 선수: “프로게이머를 12년 동안 해 왔다. 시작할 당시에 부모님의 반대는 거셌고, 사람들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12년 동안 프로게이머는 게임 중독자라는 인식이 끊이지 않았다. 언제까지 중독자라는 옷을 입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제는 기성 세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대한체육협회를 통해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종목이 되면 부모님들의 인식도 바뀔 것이다. 또, 초·중·고등학교에 e소프츠가 보급되면 보다 빠르게 인식이 바뀌고 친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걱정스러운 건 e스포츠 선수들의 미래다. 우리나라는 임요환, 홍진호 등 유명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런 몇몇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게임을 하면서 막노동을 하는 등 미래를 보장받기 힘들다.”

 
“공군 에이스(e스포츠팀)에서 복무한 동기 중에 해체된 게임단에 소속된 친구가 있었다. 제대하고 나니까 그 친구가 갈 곳을 잃어 보는 나도 가슴이 아팠다. 최근 해체된 3개 팀을 연합해서 하나로 위탁운영하는 중인데 기업의 후원이 절실하다. 이런 문제는 정부가 나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터틀크림 박선용 대표: 우리 어머니도 큰 아들인 내가 게임을 만들고 있지만, 퇴근하고 돌아온 동생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하면 싫어하신다. 실제로 우리도 게임을 만들면서 중독성이 부족하면 더 강하게 만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즉 개발사가 의도적으로 중독성을 넣는다. 이런 부분은 개발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인디게임 개발사로 시작해 그동안 장관상을 2번 탔고, 국내외 공모전에서 상을 20개 이상 탔다. 인식을 바꾸고 싶다면 개발사와 함께 현재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 직접 당신의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게임을 즐기는 것에 대한 인식은 달라질 것이다.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에서 열린 토론회 ‘게임매니아 다 모여라.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연장은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학생들로 복도까지 가득 찼다.

 

 

이번 토론회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발표회가 끝난 후에도 토론회에 대한 열기는 이어졌다.

 


특히 송재경 대표와 박정석 선수의 사인을 받으려는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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