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에서 개발하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서비스하는 <검은사막>이 26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오는 10월 17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는 <검은사막>의 최신 버전을 최초로 플레이해볼 수 있었고, 게임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체를 드러낸 <검은사막>은 과연 어떤 게임이었을까요?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검은사막> 초반 게임 플레이 영상 (레인저)
그냥 그런 양산형 MMORPG와는 다르다
<검은사막>은 논타겟팅 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가진 MMORPG입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캐릭터를 생성하고, NPC에게 퀘스트를 받은 다음 이를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투를 하고, 스킬을 배우고, 캐릭터를 키워 나가게 됩니다. 기본적인 초반 동선은 다른 MMORPG들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조금만 플레이해 보면 이내 다른 MMORPG, 정확히는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는 ‘쉬워도 너무 쉬운 MMORPG’들과 무언가 다르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 NPC를 자동 추적해서 이동하게 해주는 ‘네비게이션’ 시스템도 없고,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순간이동’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화면 오른쪽 이래 표시되는 화살표 등을 통해 캐릭터 시점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말’과 같은 탈것은 소환하는 방식이 아니며, 일일이 마구간에 가서 자신이 미리 구입해 놓은 말이나 마차를 꺼내야 합니다. 말을 타고 이동하다가 잠시 내려서 볼일을 본 다음에는, 말을 세워둔 곳까지 다시 돌아와서 회수(?)해야 하고, 만약 그 사이에 몬스터나 다른 플레이어가 말을 공격해 죽이기라도 했다면, ‘뛰어서’ 마을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런 예에서도 알 수 있지만 <검은사막>은 비주얼을 제외하면, 오히려 게임성 자체는 예전부터 있었던 MMORPG 같다는 느낌을 더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말을 되찾기 위해 다시 뛰어가야 한다는 점을 뒤늦게 알고서 <울티마 온라인>까지 연상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무작정 불편하기만 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도에서 이동하고자 하는 지점을 클릭하면 해당 지점까지의 최적화된 루트를 보여주는 시스템 등 기본적인 편의 시스템들은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초반에 다소 헤맬 순 있지만 ‘어려워서 못하겠다’고 느낄 수준은 아니었다고 할까요?
<검은사막> 초반 전투 영상 (레인저)
유저들은 자신만의 공간(여관 등)을 마련할 수 있으며, 그 안을 자신의 취향에 맞춰 꾸밀 수 있습니다. 만약 돈이 없으면 밖에서 텐트를 치고 자야 합니다.
속된 말로 ‘쩌는’ 비주얼과 액션
이번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체험버전에서는 <검은사막>의 초반 지역과 고레벨 전투 지역 두 곳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도합
1시간 미만의 짧은 플레이 타임이었지만, ‘비주얼’과 ‘액션’을 맛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검은사막>의 비주얼은 소위 말하는 ‘대작’ 타이틀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화려합니다. 캐릭터의 묘사도 굉장히 세밀하고, 뿌옇게 깔리는 안개나 어두침침해서 음산한 모습을 보여주는 숲길 등 환경 묘사도 탁월해 체험하는 내내 ‘보는 맛’이 살아 있었습니다. 화면에 초점이 맞지 않아 뿌옇게 보이는 ‘아웃포커싱’ 효과가 다소 과도한 것은 아닌가 하고 느낄 수는 있지만 시점 조절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라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고요.
액션도 화려했습니다. 적절한 이펙트와 타격음은 확실히 무게감이 살아 있었습니다. 조작은 WASD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마우스 왼쪽·오른쪽 버튼과 일부 키보드 숫자키 등을 이용해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인데, 대부분의 조작을 마우스로 할 수 있어서(특정 스킬은 숫자키로도 발동되지만, 마우스 왼쪽+오른쪽 버튼을 동시 누르는 것으로도 사용되는 식) 손에 착착 달라붙습니다.
다만 초반부에는 아무래도 워리어 같은 근접 공격형 캐릭터보다 레인저 같은 원거리 캐릭터들의 액션감이 살짝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고, ‘레이드’처럼 다수의 게이머들이 함께하는 장면에서는 프레임이 떨어지는 현상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1차 CBT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하자면 <검은사막>은 ‘양산형 MMORPG’에 지친 게이머, 액션을 좋아하고 어느 정도 ‘도전’할 각오가 되어 있는 게이머라면 한번 접할 필요가 있는 기대작이었습니다.
<검은사막> 초반 전투 영상 (워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