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정부 각 부처에게 중독법에 대해 반대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SBS CNBC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의 마무리 멘트에서 최근 국무총리실에서 정부 부처에게 4대 중독법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언급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총리실이 “정부가 중독법에 반대할 경우, ‘당정청 불협화음’이라는 후폭풍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올해 초 손인춘 의원이 셧다운제 강화와 매출 1% 징수에 대한 ‘인터넷게임중독 치유 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고, 박성호 의원이 '상상콘텐츠 기금' 마련을 위해 게임업체에 매출의 5% 범위에서 부담금을 강제하는 '콘텐츠 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어 신의진 의원은 게임, 마약, 알코올, 도박을 통합 관리하자는 ‘중독법’을 발의하며 게임 규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중독 관리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국가 중독관리 위원회를 두어서 4대 중독에서 자유로운 청정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하며 중독법에 힘을 실었다.
SBS CNBC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문화부, 미래부는 벙어리 냉가슴 앓이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는 국정감사 등에서 중독법 등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장관은 "상상콘텐츠 기금은 국고에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기업으로부터 매출의 5%를 강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도 "기금신설에 대해서 국가 재원의 투명성과 신설기금의 재원조달에 대한 문제점이 있어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 장관도 "게임산업은 진흥과 규제의 두 측면이 있으며, 4대 중독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터넷 게임을 중독으로 다루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산업 진흥에 중점을 두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부처 간 긴밀이 협의하겠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당시 ‘창조경제’를 핵심 가치로 두고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를 신설하며 ‘글로벌 5대 킬러콘텐츠’ 육성을 내세웠다. 5대 킬러 콘텐츠에는 영화, 드라마, 음악, 캐릭터를 비롯해 게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새누리당이 중심으로 법안을 발의한 게임 규제안과 대립하는 정책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위원이자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 협회 회장인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은 지난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4대 중독법안에서 게임은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안은 복지부와 여성부에서는 찬성하고 있지만, 문화부와 미래부에서 반대하는 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도 게임을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