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C게임즈 김학규 대표가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게임이 행위 중독이라는 의학계의 진단에 장문의 반박 글을 남겼다.
김 대표는 “의사들이 게임이 행위 중독이라 규정하는데 원인은 게임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다. 인간의 마음을 연구한다는 정신과 의사님들! 인간 한 명의 뇌 사진만 들여다보지 마시고, 인간들의 관계망을 들여다보시도록. 거기에 나올 것이 더 많소이다. 노드가 아닌 링크들에 주목”이라고 밝혔다.
그는 게임 중독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원인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게임이 아니라 사람 중독이며 본질은 게임이 아닌 사람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싱글 게임에 중독 요소를 넣어도 중독되지 않으며, 행위 중독이라는 것의 본질은 결국 사람 중독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게임이 온라인게임이 된 이상 타인 간의 관계는 막을 수가 없고, 자연히 게임을 오랫동안 즐길 이유가 생기고 예기치 못한 이벤트도 생긴다. 도박은 이것과 전혀 다르다. 타인과 관계없이 현금으로 보상을 준다. 그런데 똑같이 행위 중독인가”라고 반문했다.
더불어 “중독법 찬성 측에서 주장하는 게임 중독에 빠져 부모를 폭행하고 선생조차 손을 못대는 아이를 국가가 법을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게 뭘 말하는 건지, 삼청교육대 빼고는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고 밝혔다.
그는 게임이 중독을 유발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고민하고 적용하기 때문에 중독 물질이라고 규정하는 이들에게도 “게임을 중독적으로 만들기 위해 하는 방법은 남에게 과시할 수 있는 요소를 예쁘고 멋있게 만들고구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전부다”며 이는 명품패션업계와 같으니 그들도 중독 물질 제작자로 규정하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김 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중독법 관련 공청회 직후 “우리 회사가 국내 직접 서비스는 좀 미루고 일본이나 해외 진출이 핵심이 된다면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고 한국에는 아웃소싱 중심으로 글로벌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긴 바 있다.
다음은 김학규 대표가 트위터에 남긴 글 전문이다.
게임이 중독적인 이유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 속에 있는 다른 사람 때문이라는 걸 몰라서 정신과 의사란 사람들이 저러고 있나? 싱글게임에 아무리 중독적 요소를 넣어봐라. 중독이 되냐? 행위중독이라고 하는 것들의 본질은 결국 사람중독이다. 이 사람들아..
인간관계에는 중독적 속성이 있다. 우정도 사랑도 권력추구도 끝이 없고 만족도 없다. 인간만큼 위험한 존재도 없다. 철없는 여중생애들에게 맘껏 아무나 채팅 하게 해봐라. 당연 위험하지. 근데 그게 사람끼리 얘기하는걸 막을 근거가 되겠나?
테크놀로지 중독 운운하는 얘기를 하는데, 사람이 정말 테크놀로지에 중독되나? 테크놀로지에 의해 연결된 '타인과의 관계'에 중독되는거지. 아무리 트윗, 페북, 카톡에 글자를 넣어도 타인의 반응이 전혀 없다면 중독이 되겠냐? 안되겠냐?
게임이 온라인 게임이 된 이상 타인간의 관계는 막을 수가 없는 거고 그러면 자연히 게임을 오랫동안 즐길 이유가 생기고 예기치 못한 이벤트도 생기는 거다. 도박은 이것과 전혀 다르다. 타인과 관계없이 현금으로 보상을 주잖아. 근데 똑같이 행위중독?
게임업체가 게임을 중독적으로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들을 기획하는지 말해줄까? 별거 없어. 남에게 과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예쁘고 멋있게 만들고, 그걸 구하기 어렵게 해놓는 거야. 그게 다야.
명품 패션 업체들이 하는 일도 똑같다고. 갖고 싶은걸 만들어놓고 비싼 가격표를 붙이거나 대기를 해야 살 수 있거나 한정판매를 하거나 해서 소비자를 약 올리는 거지. 우리만 중독물 제작자로 엮이는 건 억울하니 시계 자동차 가방 의류 명품제작업자들도 함께 엮도록.
중독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사람중독이다. 다른 사람에게서 느끼는 부러움, 시기심, 질투심, 사모하는 마음, 사랑, 호승심, 호기심, 통제욕구, 권력중독, 돈 중독도 결국은 사람중독. 세상에 남은 사람이 나 혼자뿐이면 돈 벌고 싶을까?
인간의 마음을 연구한다는 정신과 의사님들! 인간 한 명의 뇌 사진만 들여다보지 마시고, 인간들의 관계망을 들여다 보시도록. 거기에 나올 것이 더 많소이다. 노드가 아닌 링크들에 주목.
그나마 이제라도 민주당에서 제정신을 차리고 전열을 정비하여 게임규제 반대에 대해 목소리를 맞추고 있으니 다행이다. 특히 전'그라가스'병헌 의원의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표명이 민주당의 공식적인 당론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