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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모바일게임 자율규제, 삼성전자 휴대폰에 기본 탑재”

‘청소년의 게임과몰입 예방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 현장 질의응답

안정빈(한낮) 2013-12-16 17:10:55
남경필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의 주도로 이르면 내년부터 모바일게임 자율규제가 추진된다.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게임 퍼블리셔 등이 손잡고 모든 모바일기기에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이나 사용내역 등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담긴 관련 앱을 넣을 계획이다.

그리고 이를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게임 과몰입을 가정 내에서 토론으로 해결하도록 유도,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도 앞장선다. 1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청소년의 게임과몰입 예방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 MOU(양해각서) 체결식’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질의응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왼쪽부터 LG U+ 박형일 실장, KT 오성근 실장, SKT 조영록 실장, K-IDEA 남경필 협회장, 삼성전자 김성은 전무, K-IDEA 김성곤 사무국장.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번 양해각서 체결식을 진행하게 됐나?

남경필 의원: 지난해 송년회에서 업체 대표들과 자율적으로 모바일게임 규제를 해보자고 했다가 뒤집어졌다. (이번 발표가 있기까지) 10개월에 걸친 설득이 있었다. 통신사 대표들이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었고, 삼성전자에서는 단말기 제조과정부터 자율규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들어간다. 이제 법적인, 정책적인 지원이 남아 있다.

여기에 빠져 있는 게 가족이다.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건 법적인 강제조항이 아니다. 가족을 통해서 자율적으로, 부모와 자식이 토론하는 대화가 시작되는 게 이번 자율규제의 목표다.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실질적인 적용은 언제부터 시작되나?

SKT 조영록 실장: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67~70% 수준이다. 청소년층 보급률도 이 수준에 육박했다. 그리고 약 17%의 청소년이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 있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이 7.2시간 정도다.

앱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미 SKT에서는 이미 안드로이드 마켓에 비슷한 앱을 내놓았다. <아이코치>라는 앱을 보급하고 있는데, 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운로드하면 자녀의 하루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정할 수 있다. 사용자 스스로가 입력한 시간만큼 플레이가 가능한 구조다. 무조건 금지보다는 부모와 자녀의 이용시간과 어떤 앱을 사용했는지 보여주는 방식이다.

LG U+ 박형일 실장: 기본적으로 이미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협약에 참가하게 됐다. 현재 우리는 게임과 관련된 앱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유해한 웹사이트를 차단해주는 앱은 있다.


통신 3사가 통합된 앱을 사용하는 편이 관리나 홍보에서도 쉽지 않나?

김성곤 사무국장: 이미 각자 사용하는 앱이 다른 상황이다. 우선은 3개 통신사가 자녀관리를 위한 앱을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데 동의했다. 통신사마다 다른 앱을 서비스하고 있어 표준화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율규제를 택한 만큼 K-IDEA에서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통신사들의 좋은 결론을 기대한다.


K-IDEA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가?

김성곤 사무국장: 우리 입장에서는 게임에 대한 등급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등급이 더욱 애매하다. 플랫폼마다 기준이 다르고, 마켓이나 개발사마다 다르고, 심지어 국제적으로도 다 기준이 다르다. 부모님들도 이 게임이 도대체 몇 세 이용가인지 모르겠다는 상황이라 국제적으로 통일된 등급분류 기준을 내놓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북미의 ESRB나 유럽의 PEGI와 협의해서 표준 기준을 만들려고 한다. 이미 이야기는 시작했다. 국내 역차별 문제, 정보 불일치 문제 등을 없애려고 한다. (결과가 나오는 시점은) 이르면 내년, 늦으면 내후년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게임법이 다소 바뀌어야 한다. 현재 각 플랫폼에서 심의를 하게 되어 있는데 공통된 기준을 적용하려면 법 개정도 같이 이뤄져야 하는 문제가 있다.


국제적인 기준을 만드는 게 가능할까?

김성곤 사무국장: 우리들이 생각하는 건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거다.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하나씩 해 나가겠다. 어느 하나를 막아 버리거나 별도의 기준을 생각 없이 만들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기는 풍선효과가 벌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일단 앱에 대한 등급분류 기준을 만든다고 했을 때 기본적으로 모두 호의적이었다. 국제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경필 의원: 미국을 보면 면허증에 장기기증에 대해 동의하는 항목이 따로 있다. 마찬가지로 통신사에서 어떤 아이가 휴대폰을 신청할 때 거기에 부모님으로부터 자녀의 게임관리를 위한 앱을 받을지에 대해 동의를 받도록 하는 항목을 만들고, 부모들에게 알려서 되도록이면 거의 모든 아이들의 휴대폰에 앱이 깔리도록 할 수 있는 것이 먼저다.

부모와 아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결과적으로는 게임 이외에도 각종 악영향에 노출된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쌓는 데도 좋은 해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100% 완벽하게 내놓으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고. 이제부터 합의를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신사는 이미 관련 앱을 출시 중이다. 이번 MOU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SKT 조영록 실장: 통신사 입장에서는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하다.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해 나가겠다. 지금까지는 자녀관리를 위한 서비스가 유료였다. 우리는 일부 무료, 일부 유료로 되어 있다. (해당 앱을) 중소업체에서 개발해 온 것이라 수익을 나눴기 때문인데, 통신사가 가져가는 수익은 무료화했다. 다만 전면 무료로 했다가는 중소업체에 가는 수익도 차단된다. 의도와 상관없이 피해가 갈 수도 있어서 일방적으로 모든 부분을 무료화 해줄 수는 없었다.


휴대폰 단말기에서는 기본 앱을 줄이는 추세다. 자녀관리 앱을 필수로 넣을 경우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게 되는데?

삼성전자 김성은 전무: 제조사는 앱이 개발되면 탑재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재 한쪽에서는 단말기에 들어가는 앱이 많아서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앱은 모든 고객들과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겠지만 표준화된 앱이 개발된다면 단말기에 우선 탑재하게 될 것이다.

남경필 의원: 이 앱을 청소년들이 이용하면 부모가 청소년들의 계정을 통제하게 된다.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앱을 어느 수준까지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만들지가 앞으로의 핵심이 될 것이다. 아마도 국민적인 토론이 필요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사생활 이슈도 있겠지만, 스마트폰 과몰입이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부모와 청소년 간의 토론이 필요할 듯하다.

이제 시작이다. 어디까지를 부모가 간섭해도 좋은지는 지금 우리가 결정할 건 아니다. 국회 내에서 다각적인 토론을 거치고 부모와 아이들이 참여해서, 국회는 어느 수준으로 입법할지, 정부는 어느 수준으로 이를 실행해 나갈지를 정해야 한다.


대략적인 행보에 대한 계획이 있나?

김성곤 사무국장: 대외적인 활동이 시작되려면 무언가 만들어져야 한다. 뭔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나야지 본격적인 홍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내년 정도에 상황에 맞춰 협회장이 준비할 것이다.


K-IDEA 소속이 대부분 대기업들인데, 모바일에서는 중소개발사도 많이 참여해야 하지 않나?

김성곤 사무국장: 이번 제도의 핵심은 자율규제인 만큼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그러면 중소업체들의 보다 쉬운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거다. 앱을 무료로 배포하고, 삼성전자에서 기본 앱으로 탑재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오늘 진행된 이야기는 모두 모바일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게임규제는 온라인이 더 문제 아닌가?

김성곤 사무국장: 국회에서 내는 법안을 보면 온라인과 모바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가정에서 부모와 가족이 게임에 대해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그래서 통합 시스템과 정보 제공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궁극적으로는 현행법의 셧다운제 등 게임관련 규제를 모두 자율규제로 넘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등에서는 이미 모바일 셧다운제 등도 발의한 상황이다. 단순히 자율규제만으로 이런 게임 관련 규제들을 막을 수 있을까?

남경필 의원: 오늘 내놓은 방안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효과적으로 아이들의 과몰입을 막는 제도가 생기면 강제적으로 무언가를 막을 필요가 없다. 사실 강제적으로 해도 안 된다는 게 이미 셧다운제 등을 통해 드러나지 않았나. 현실적인 안을 내놓는 게 잘못된 규제를 막는 예방책이라 생각한다.

사실 업체들 동의를 얻어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다. 근시안적으로 보면 아이들의 게임 제어는 매출 감소니까. 다행히 업계에서 결국은 시장 전체가 커져야 파이도 커진다는 데 공감했고 매출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게임 자체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그 목표를 평가해줬으면 한다.


과몰입의 기준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남경필 의원: 자세한 부분까지 직접 연구하지는 못했고, 중독과 과몰입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분명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도 있겠지만, 가정에서의 토론이나 이야기로 충분히 해결될 사람도 있다고 본다.

김성곤 사무국장: 인터넷 중독이라는 척도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 인터넷진흥원에서 나오는 걸 보면 사회적인 요인이나 가정적인 용인이 많은 만큼 인터넷 중독을 다른 요인들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걸 봤을 때 중독에 대한 평가기준이 달라져야 하고, 정부가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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