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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영상) ‘100년의 유랑’ 석가 삼존도, 고향으로 소환되다

일제 강점기 때 수탈당해 100년 동안 해외에서 떠돌다 귀향

김진수(달식) 2014-01-07 16:21:27
라이엇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한국형 스킨 ‘신바람 탈 샤코’의 수익금을 기부해 100년을 해외에서 떠돌던 우리 문화재를 되찾았다. 이 문화재는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갖고 있을까?

라이엇게임즈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문화재청은 7일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제 강점기 때 반출된 조선시대 불화를 되찾아왔다고 발표했다. 환수를 위해 사용된 금액은 지난해 7월 라이엇게임즈가 문화재청에 기부한 6억 원 중 3억 원이다.


우리나라로 돌아온 조선시대의 불화 ‘석가 삼존도’.


도난당한 뒤 100년을 타지에서 떠돌던 석가 삼존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최영창 활용홍보실장의 반환 경위 설명



이번에 돌아온 ‘석가 삼존도’는 1730년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화다. 이 불화는 일제 강점기 초반 사찰에서 뜯겨져 일본으로 반출됐다. 석가 삼존도는 이후 일본의 미술품상 야마나카상회에 넘겨져 미국에서 경매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 내 일본 재산을 몰수하면서 석가 삼존도 역시 미국에 넘어갔고, 1944년에 미국 허미티지 박물관에 팔렸다.

석가 삼존도는 마땅한 전시관을 찾지 못해 허미티지 박물관 지하에서 중성지로 포장해 둥글게 만 상태로 사실상 방치된 채 보관돼 있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버지니아주 박물관 협회가 2011년에 ‘석가 삼존도’를 ‘위험에 처한 문화재 10선’으로 선정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2013년 5월부터 반환을 추진했다.

결국 허미티지 박물관에서는 문화재를 한국에 기증하기로 결정했고, 라이엇게임즈가 허미티지 박물관 측에 운영 기금으로 3억 원을 기부하며 ‘석가 삼존도’는 100년의 유랑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19일, 고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앞으로 ‘석가 삼존도’의 보존 작업과 함께 그림이 그려진 정확한 시기를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환 경위를 설명하고 있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최영창 활용홍보실장.


전례가 없는 표현 방법, 학술적 가치 높아


국립중앙박물관 김승희 교육과장의 석가 삼존도 설명



석가 삼존도는 가로 3미터, 세로 3미터의 거대한 불화로,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기존의 석가 삼존도와는 다른 파격적인 표현 때문이다.

보통 석가 삼존도에서는 부처의 제자인 아난 존자와 가섭 존자를 석가모니 부처 옆에 작게 묘사하는 데 반해, 석가 삼존도는 두 인물을 부처의 하단 전면에 크게 부각시키면서 대화하는 것처럼 극적으로 표현했다.

조선시대 불교 미술 전문가인 국립중앙박물관 김승희 교육과장은 “이 불화는 지금까지 발견된 바 없는 파격적인 도상 양식을 갖추고 있어 희귀할 뿐 아니라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 등장 인물의 섬세한 표정은 불교 미술에서도 보기 드문 수작이다”고 설명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안희준 이사장은 “아난 존자와 가섭 존자가 불교의 조각이나 회화에 수없이 표현됐으나 현실적으로 우리 마음에 와닿게 표현된 건 이것뿐이라 문화재 지정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며 석가 삼존도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석가 삼존도의 성격과 이후의 관리 및 전시 활용방안을 두루 고려해 대상기관을 선정해 기증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림의 표현 양식 등을 소개하는 국립중앙박물관 김승희 교육과장.


석가 삼존도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안희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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