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유저, 혹은 개발자들은 현재 국내 게임시장을 ‘온라인게임의 암흑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며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작 온라인게임이 흥행하기 힘든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네오위즈CRS 박성준 PD(위 사진)는 3일 게임테크 2014 강연에서 현재 온라인게임의 암흑기가 도래한 핵심적인 이유를 ‘게임이 지겹다’는 유저들의 반응이라고 언급하며 <프로젝트 블랙쉽>에서 물리효과를 이용한 상호작용을 강조한 배경을 설명했다.
온라인게임은 그 특성상 한정된 개발 자원으로 유저들이 즐기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반복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게 된다. 하지만, 같은 환경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동선은 유저 입장에서도 지겨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콘텐츠를 무작정 늘리자니 개발비나 인력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박 PD는 ‘지겹지 않은 반복 플레이’를 위해 <프로젝트 블랙쉽> 개발 초기부터 ‘상황이 다양하게 변하고, 변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이 다양하고, 그에 따른 결과도 다양한 게임’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기존 방식으로 실현할 수 없는 만큼, 개발 자원을 절약하며 같은 행동과 스킬이 다양한 결과를 내도록 게임 내 모든 오브젝트가 서로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액션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블랙쉽>에서는 기존 게임들이 애니메이션을 위해 물리효과를 쓴 것과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물리 효과를 활용했다.
기존의 온라인게임과 달리 <프로젝트 블랙쉽>은 유저끼리 충돌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벽이나 기둥이 공격에 의해 부서지는 식의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왜 기존의 온라인게임들은 이런 상호작용을 활용하지 않았을까? 이유는 바로 ‘동기화’다.
기존 온라인게임은 서버의 부담 등을 이유로 ‘불완전 비동기 방식’을 취하고 있다. 불완전 비동기 방식은 유저의 행동을 서로 정확하고 동일하게 맞춰주지 않는 대신, 일종의 보정을 넣어 유저들에게 최대한 비슷한 화면이나 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판정은 나중에 하는 ‘선 모션 후 판정’이 보정을 위해 쓰이는 대표적인 시스템이다.
<프로젝트 블랙쉽>은 모든 유저의 동작과 물리효과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동일하게 맞추는 ‘완전 동기화’ 방식을 사용했다. 박 PD는 “하복 피직스 제품은 입력이 같으면 모든 유저가 동일한 결과를 볼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는 덕분에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하복 피직스를 사용한다고 마술처럼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번거롭고 까다로운 작업을 거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블랙쉽>은 모든 유저의 행동을 동일하게 맞춰주는 동기화 방식을 택한 덕분에 물리효과를 게임 전반에 걸쳐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PvP에서 상대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등의 정교한 액션도 구현할 수 있었고, 투석기를 이용해 몬스터를 날리거나 발판을 이용하는 기술 응용, 연계 같은 플레이도 할 수 있었다. 박 PD는 덕분에 개발자 스스로 결과가 예상되는 개발이 아닌, 흥미진진하게 결과를 지켜보는 개발이 되어 즐거웠다고 회고했다.
물론, 개발 인력과 시간의 제약은 있기 때문에 다른 게임에서는 잡기 기술을 위해 각각의 스킬에 대응해 ‘잡혀주는’ 동작을 만든 것과 달리 물리효과로 애니메이션들을 구현했다.
박 PD는 <프로젝트 블랙쉽>의 개발 과정을 “물리엔진을 이용한 상호작용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어떨지는 모른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의 한계점을 ‘온라인게임이니까 그렇지’라며 포기하면 똑같은 게임이 될 것이다.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가 차세대 게임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해 중순 <프로젝트 블랙쉽>의 첫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연내 오픈베타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