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탐방은?] 스마트탐방은 ‘스마트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들을 찾아가 그들의 비전과 주요 신작을 살펴보는 연재코너입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고등학교 동창들이 14년 만에 의기투합해서 세운 개발사 ‘퍼니파우’입니다. 앞 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재미있는 게임만을 추구한다는 퍼니파우의 신작 <소울킹>을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기사에 사용된 모든 영상과 스크린샷은 내부 개발버전입니다.
퍼니파우에서 개발 중인 <소울킹>은 기존의 모바일 RPG에 ‘조작과 전투의 재미를 주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게임입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과정은 기존 모바일 RPG와 비슷하지만 기력과 분노, 마력을 모으고 스킬을 구현하는 과정을 통해 ‘직접 조작하는 재미’를 덧붙였죠.
<소울킹>의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파티를 구성하고 진형에 맞춰 영웅들을 배치하면 자동으로 전투가 진행되는 방식이죠. 대신 모든 스킬은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해야 하는데요.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마력 혹은 기력이 필요합니다.
이 마력과 기력은 적들을 처치할 때마다 자동으로 들어옵니다. 다만 플레이어는 마력과 기력 중 한 가지만 습득할 수 있죠. 우측 하단의 자원창을 터치하면 적을 처치했을 때 얻는 자원이 마력과 기력을 오가는 방식입니다.
전투 중 습득할 수 있는 자원에는 한계가 있고, 각 스킬마다 사용하는 마력과 기력 양이 다르므로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자원을 어디까지 마력으로 돌리고, 어디까지 기력으로 돌리느냐에 따라 전황이 크게 달라집니다.
우측 하단의 노란색 인터페이스가 자원입니다. 기력(노란색)과 마력(파란색)을 선택해서 수집할 수 있죠.
여기에 모든 스킬은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할 대상이나 범위를 정해줄 수 있습니다. 마구잡이로 뒤섞인 전장 한복판에 회복지역을 만들어주거나, 아군 탱커에게 도발 스킬을 발동시킨 후 잔뜩 몰린 적에게 광역스킬을 퍼붓는 것도 가능하죠. 타겟팅 스킬로 적의 힐러나 마법사 등 위험인물을 지정해서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자원과 스킬의 세밀한 조작이 가능한 만큼 스킬 조합과 파티 구성에도 더 많은 정성이 들어가게 됩니다. 모든 영웅은 1개의 스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영웅의 능력치 이외에도 스킬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마력과 기력 중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 등 고민할 요소가 늘어나죠.
마력이나 기력과 별개로 전투 중에는 분노도 쌓이는데요. 분노를 폭발시키면 일정시간 공격력이 2배로 높아집니다. 이를 활용해서 모아 둔 마력이나 기력을 순간적으로 폭발시키거나, 분노와 함께 공격속도를 올리는 스킬을 발동시켜 막강한 피해를 주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합니다.
“사용자의 컨트롤에 따라 레벨 10 파티로 레벨 20의 적을 처치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컨트롤을 안 하면 정말 약한 적에게 어이없는 전멸을 맞이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퍼니파우 서우원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소울킹>의 레이드 장면. 역시나 스킬 타이밍과 자원 활용이 중요합니다.
공성전과 레이드. 대전까지 MMORPG의 재미를 담는다
<소울킹>의 모드는 총 4가지입니다. 하나는 기본적인 스토리를 따라가는 전투모드이고 다른 3가지는 거대한 몬스터를 처치하는 보스전(레이드)과 대전모드, 공성모드입니다. 보스전은 자신의 영웅 5명과 친구의 영웅 5명을 더해 최대 10명의 영웅이 참가하는 대단위 전투로, 공성전은 성을 중심으로 몰려오는 적군을 막거나 반대로 성을 쳐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애당초 전략과 조작의 여지가 많은 만큼 인원과 모드가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성모드의 경우 성벽 위에서 영웅들이 장거리 공격을 날리고, 근접영웅들은 성벽 앞에서 전투를 벌이는 등 오히려 ‘디펜스게임’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여기에 거대한 망치를 소환해 원하는 지점을 내려찍거나, 운석을 떨어트려 적의 전진을 막는 등 공성전 전용 스킬도 마련돼있습니다. 자신의 강함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배치하되 모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조작을 통해서 새로운 재미를 주겠다는 발상이죠. 아래는 <소울킹> 공성전의 짧은 소개 영상입니다.
[미니 인터뷰] "14년 만에 뭉친 고등학교 동창들"
퍼니파우는 서우원 대표와 이명근 기술이사 등 고등학교 동창 4명이 주축으로 설립한 개발사입니다. 서우원 대표를 비롯한 동창들은 고등학생 때부터 커서 꼭 같이 게임을 만들자고 약속했고, 14년 만에 다니던 회사를 뛰쳐나와 이를 실천에 옮겼죠. 그만큼 <소울킹>에 쏟는 애정도 남다릅니다.
퍼니파우의 서우원 대표(왼쪽)와 이명근 기술이사(오른쪽)
퍼니파우가 어떤 회사인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서우원 대표: 즐겁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뜻에서 ‘퍼니’ 발자취를 남겨보자는 뜻에서 ‘파우’. 재미있는 게임 만들어서 발자취 좀 남겨보자는 생각이 이름을 퍼니파우로 지었다. 집에서 개를 키우고 있는데 개 짖는 소리랑 비슷하기도 하고. (웃음)
창업 멤버가 고등학교 동창들이 주축이라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서우원 대표: 처음에 4명이서 개발을 시작했는데 다들 고등학교 친구들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게임을 만들자고 이야기했던 친구들인데 우연하게도 모두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 나는 기획을 맡고 있었고, 여기 이명근 기술이사는 <데빌메이커> 등을 개발한 프로그래머다. 다른 친구는 마침 아트를 하고 있었고. 그래서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모이게 됐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할 당시 걱정은 안 되던가?
이명근 기술이사: 처음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러서 당당히 사표를 쓰고 왔는데, 막상 나오고 보니까 막막하더라. 초반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웃음)
서우원 대표: 그래도 계속 친하게 지내던 멤버라 서로 보듬어가며 하는 중이다. 다들 14년째 우정을 이어가던 멤버다. 참고로 개발에 뛰어든 4명 말고 다른 친구들도 있는데 테스터라도 부려 먹을 생각이다. 남자친구가 다 그런 거지 뭐.
게임 이야기 좀 해보자. 잠깐 보니까 모바일 RPG 같은데?
서우원 대표: 일단 기본적으로는 RTS RPG를 표방하고 있다. 기존 미드코어 RPG처럼 탐험하고 영웅을 모으고 강화하며 파티를 성장시켜 가는 게 기본이다. 그렇게 키운 유닛과 영웅으로 공성전과 레이드에 참가한다.
여기까지가 기본 플레이고. <소울킹>만의 특징으로는 분노 시스템을 이용한 피버타임과 유닛들이 스킬을 사용하기 위한 자원을 전투 중에 얻고, 이를 플레이어가 직접 제어하고 조작하며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
특징 부분에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이명근 기술이사: 요즘도 보면 자동전투처럼 한 쪽에만 집중한 게임을 볼 수 있는데 거기서 좀 더 새로운 무언가를 줄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가 분노와 소울 시스템이다. 요즘 주류가 턴제 RPG인데 정작 RPG의 전투로 따지면 제약이 꽤 많다.
타깃부터 스킬까지 대부분이 랜덤이다 보니 모든 걸 성장과 운에만 맡기는 부분이 많고. 근데 그게 RPG 전투의 재미는 아니잖나? 그래서 <소울킹>에서는 상황이나 위치나 특정 타이밍에 대해서 유저들이 대비를 하고 스킬을 쓰고 그렇게 고민을 하며 전투를 진행하도록 만들었다.
영웅들도 단순히 스킬이 좀 더 세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적의 행동을 제약한다거나 진로를 막는 등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크게 넓혔다. 조작만 잘하면 레벨 10에 레벨 20 몬스터도 처치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존 모바일 RPG의 뻔한 전투가 싫었다' 정도로 해석해도 되나?
서우원 대표: 맞다. 컨트롤도 컨트롤이고 스테이지를 공략한다는 재미를 확실히 주고 싶었다. 어떤 적을 상대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RPG라면 당연히 그런 부분이 필요한다고 본다. 단순히 강화와 진화만 갖고 되지 않는 부분이.
그래서 <소울킹>에서는 그냥 등급이 높은 카드가 좋은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스킬 중에 반격기 기술이 있다. 내 체력을 깎으며 상대 에너지도 깎는 건데 상대가 공격력이 강할 때 훨씬 효과를 낸다. 보스전에서 굉장히 유용한 기술이다.
여기에 순간적으로 무적이 된다거나. 길을 막고 체력을 줄인 후 전투에 들어간다거나, 그런 식으로 조합을 어떻게 할 것인지 컨트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못 깨는 판도 깰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취재 이전에 잠깐 보여준 영상에서는 ‘공성전’도 나온다.
서우원 대표: 공성전과 대전, 레이드 모드 등이 추가로 등장한다. 공성전은 디펜스도 있고 오펜스도 있고 그렇다. 모험 모드와는 전투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보스전은 MMORPG의 레이드 느낌이 나도록 구현 중이다.
다른 모바일 RPG에서는 등한시하는 스토리도 집중 좀 하고 싶고. 캐릭터만 수집하고 육성하는 게임은 워낙 많아서 여기서 탈피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 다만 이렇게만 만들면 너무 무거울 듯해서 이용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을 채택했다. 현재 캐릭터가 160종 정도. 개발된 상황이다.
<소울킹>의 공성전. 모험모드와 배치나 진행 방식이 아예 다르다.
상대적으로 밸런스 맞추기가 쉽지 않을 텐데?
서우원 대표: 덕분에 초기개발 과정인데도 QA를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다.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 됐나?
이명근 기술이사: 8개월 정도 개발했다.
서우원 대표: 완성까지 10개월이 목표였는데 조금 늦어진 편이다. 거의 4명이서 개발하다가 최근에 4명이 합류했다.
스타트업 개발사가 살아남기 만만한 상황은 아닌데, 게임이 꽤 규모가 크다.
서우원 대표: 다들 어렵겠지. 그래도 믿음이랑 신뢰가 있어 잘 될 것 같다는 희망으로 시작한 거니까. 목표물은 마무리만 짠하고 잘 되면 괜찮을 것 같다.
이명근 기술이사: 처음에는 의욕이 넘쳐흘러서 순식간에 이걸 다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 처음 기획한 건 70% 정도 만들었는데 다들 의욕만 넘치다 보니 만들어야 할 부분이 개발 시작 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
서우원 대표: 처음에 자신만만하게 뭐든 만들겠다고 하니까 나도 만들고 싶은 대로 기획했지 (웃음) 다들 믿는다고 하니까 믿고 가는 거지. 스타트업이라는 게 모르는 사람과 하더라도 신뢰가 있어야 하잖나? 다행이 이쪽은 15년 이상 알던 친구들이고. 그게 큰 것 같다.
테스트 또는 출시, 퍼블리셔 선정 등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서우원 대표: 퍼블리셔 없이 자체로 간다면 올해 6월 정도? 근데 퍼블리셔가 있다면 계획이 달라지겠지. 조건이 정 안 맞는다면 독자 출시도 고민 중이다. 일단 무조건 재미있게 만들자가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