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를 뛰어넘는 게임이 되겠다.”
OBT를 앞둔 <최강의 군단> 개발자 김윤종 대표의 각오다. <던전앤파이터> 김윤종 사단의 신작 <최강의군단>이 오는 26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다. 에이스톰은 4일 강남 넥슨아레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강의군단>의 서비스 일정과 OBT 스펙을 공개했다.
지난해 6월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최강의군단>은 수차례의 테스트를 거치며 고치고 또 고쳤다. 마우스만을 고집하던 조작은 유저들의 손가락 고통 호소로 키보드 조작이 추가됐고, 지루하다는 평가에 반복 전투를 보여주던 필드는 전부 뜯어고쳤다. 더 방대해지고 새로워진 것. OBT에서는 이와 함께 그간 FGT에서만 선보였던 AOS 방식의 PvP도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온라인액션 RPG의 교본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를 출시해 성공의 반열에 올린 김윤종 대표는 네오플을 나오며 고민에 빠졌다. 그 이후 나온 액션 RPG는 파티를 맺고, 던전에 들어가 전투를 펼치고, 보상을 얻는 일련의 과정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던파>를 모방하는 수많은 게임이 시장에 등장했지만 결국 10위 안에 남은 액션 RPG는 <던파>가 유일했다.
김 대표는 ‘액션 RPG는 왜 오래 플레이하지 못하고 금세 질릴까?’라는 고민에서 <최강의 군단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혁신’을 위한 해답을 무아지경의 경지에 이르는 ‘트랜스(Trans)의 재미와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볼 수 있던 팀워크, ‘파티액션’에서 찾았다.
'무아지경'으로 즐기게 만들겠다
‘트랜스’의 재미는 다른 방해요소 없이 전투 그 자체에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김 대표는 “<던파>를 만들며 가장 힘들었던 것이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속도를 맞추는 것이었다. 2시간을 플레이해도 1시간 플레이한 것 처럼 느끼면 성공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최강의군단>은 첫 테스트부터 기존 게임과 다른 사냥터의 입장 방식과 파티구성 방법을 보여줬다. 사냥터 입구를 없앴고, 별도의 파티 맺기 없이 특정 필드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전투가 시작됐다.
특히 OBT에서는 지난 LBT와 달리, 자연스러운 전투를 지속하기 위해 일정 시간마다 사냥을 강제로 중단시켰던 모닥불 시스템을 ‘정산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따라서 유저들은 필드 구석구석에서 펼쳐지는 전투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
<최강의군단>이 ‘액션’만큼 강조하고 있는 요소가 바로 스토리다. 특정 직업 없이 모든 캐릭터가 다른 액션을 선보이고 있는데, 캐릭터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각자 다른 스토리를 담고 있다. 따라서 지난 LBT에서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할 때마다 전투를 멈추고 긴 스토리를 지켜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번 OBT에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토리가 진행되더라도 전투는 이어갈 수 있도록 변경했다. 더불어 전투 중에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캐릭터에 더빙을 넣었다. 플레이어는 전투와 스토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됐다.
"<최강의군단> '파티액션'으로 <LoL>의 재미 뛰어넘겠다"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리그오브레전드>의 시대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기간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e스포츠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지켜보며 액션 RPG가 오래 살아남을 수 없는 이유가 사냥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파티액션’은 이러한 액션 RPG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일종의 팀워크 플레이를 의미한다. 즉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AOS가 포지션에 따른 역할이 있는 것처럼, <월드오브크래프트>와 같은 MMORPG가 탱커∙딜러∙힐러의 역할이 있는
것 과 같은 파티 단위의 전투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리가 ‘학생회장 연설’스킬을 사용하면 다른 파티원의 이동속도를 높여주는데, 마리는 다른 파티원의 목마를 타고 이동함으로써 해당 스킬의 버프를 동시에 받는 등 파티원끼리 서로 상호액션이 일어난다. 또한 AOS 게임의 한타 상황과 같이 파티원의 캐릭터가 동시에 스킬을 퍼부어 ‘폭딜’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수 많은 스킬을 통한 다양한 전략의 협동 플레이를 통해 기존 액션 RPG의 지루함을 제거하겠다는 게 <최강의군단>의 목표다.
28개 캐릭터와 50개 필드! OBT 스펙공개
이번 OBT에서는 총 50개의 필드와
31개의 인스턴트 던전이 공개된다. 지난 LBT에서 <최강의군단>이 가장 많이 들었던 피드백 중 하나는 ‘지루하다’는 것이다. 비슷한
유형의 전투가 반복됐기 때문. 김윤종 대표는 이러한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적으로 반영해 각 필드의 콘텐츠를
전부 갈아엎었다. 각 필드마다 전부 다른 전투를 펼치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봉제양 작업소’에서는 몬스터, 지형, 난이도가 다른 3개의 구역에서 전투가 진행된다. ‘블러디 보스톡’은 디펜스 방식의 사냥터인데, 몬스터들이 나오는 방향과 종류에 따라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또
남극대륙을 닮은 ‘아이스리브’ 사냥터는 펭귄 몬스터가 떼로
나와 파티 플레이의 재미를 강조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각
필드에는 미끄럼틀이라든지 점프대, 공격에 도움을 주는 비누방울 생성기와 같은 특색에 맞는 오브젝트가
설치되어 있어, 이를 활용한 전략도 게임을 즐기는 재미요소가 된다.
특히 이번 OBT에서는 일부 유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FGT에서만 선보였던 PvP모드가 공개된다. MFL(Monday Figth Live)라는 콘셉트의 PvP는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AOS 게임으로 구성됐다. 포탑의 역할을 하는 탱크를 모두 파괴한 후 본진을 먼저 부수면 승리하는 방식.
4:4로 겨루는 <최강의군단>의 PvP는
일반적인 AOS보다 단순화됐다. 일반적인 아이템과 미니언
등이 없고, 포탑에서 발사하는 투사체를 실시간으로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빠른 전투가 펼쳐진다. 에이스톰에 따르면 평균 플레이타임은 15분 내외가 될 예정이다.
김윤종 대표는
“<리그오브레전드>보다는 블리자드에서 서비스를
앞둔 <히어로즈오브스톰>에 가깝다”고 밝히며, “다만 캐릭터는 PvE에서
획득하는 등 PvE와의 긴밀한 연결이 차별점이다.”고 강조했다.
에이스톰은 오픈
직후에는 당분간 짧은 주기의 업데이트를 통해 빠르게 캐릭터를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최강의군단>이 기획한 캐릭터는 총 40여 개. 에이스톰 서광운 이사는 빠르면 2주에 한 개씩 업데이트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Q.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전 네오플 대표)가 투자를 한 것으로 들었다. 개발 인력과 개발비가 궁금하다.
김윤종 대표: 허민 대표님이 투자를 하는 건 맞다. 외부를 투자를 받거나 하진 않았다. 현재 인원은 110명으로 개발 중이고, 현재까지 투입된 개발비는 150억 원정도다. 원래 예산은 100억 원이었는데, 허 대표에게 50억 더 끌어 썼다. (웃음)
Q. 최강의 군단이 20여 국에서 각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진출 상황은 어떤가?
서광운 이사: 해외쪽은 <던파> 얘기를 안할 수 없다. (웃음) <던파>가 워낙 중국에서 잘되다 보니까 <최강의군단>은 아직 실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만, 동남아, 일본, 브라질, 베트남, 미국. 유럽. 러시아 등각국에서 많이 찾아와 주신다. 그 분들을 위해 비밀리에 테스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계약된 것은 없다. 에이스톰의 내부에서는 국내 동접 10만이 되면 나가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그래서 꼭 10만 명 이상의 '동접'을 달성해야 한다. (웃음)
Q . 유료화 모델이 궁금하다.
서광운 이사: 또 <던파>를 안할 수 없는 것 같다. 아마 유사한 형태가 될 것 같다. 크게 보면 약간의 성능이 포함된 아바타 룩과 그 외 코인, 약간의 물약이 주 핵심 유료화 상품이다. 다만 <던파>에서 문제가 됐던 요소는 안 들어간다. 적어도 <리그오브레전드> 보다 적게 쓰게 만들겠다.
Q. <던파>에서 보면 길드가 있어도 별도의 콘텐츠가 없다. <최강의군단>에는 길드나 클랜의 콘텐츠가 있나?
김윤종 대표: 현재는 준비되어 있지 않다. 길드가 어느 시점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일단 시장에 잘 들어가고 안착하는게 핵심이라고 해서 길드의 우선순위를 낮췄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게임에 있는 요소를 우겨 넣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Q. 이전 LBT에서는 마우스 만으로 이뤄진 조작에 대한 조작이 있었다. 변화가 있나?
김윤종 대표: 손가락이 아프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웃음)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번에 많이 고쳤다. 일단 마우스에만 몰려있던 스킬을 키보드 쪽으로 많이 뺐고, 손에 부담되는 플레이를 양쪽으로 나눠 피로감을 완화시킬 수 있게 했다. 아직까지는 테스트를 하면서 스킬 조작 슬롯에 대해 작업을 해야 하는데, 계속 맞춰나가는 중이다.
Q. 궁극적으로 PVP 콘텐츠의 분량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김윤종 대표: PVE 대한 캐릭터 개발 팀하고 PVP 캐릭터 개발 팀은 분리 되어 있다. 긴밀하게 리소스를 가지고 공유하지만 인력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어서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할 것 같다. PVE는 9번째 캐릭터 오픈 후 곧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PVP는 지금까지 완성된 캐릭터는 28개지만, 40개까지 기획은 나와있다. 업데이트는 빠르게 진행 가능하다.
서광운 이사: PVP로 <원피스>를 콜라보하고 싶은데 만나주질 않는다. (웃음)
Q. 퍼블리셔 없이 직접 서비스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서광운 이사: 에이스톰 핵심 개발자 대부분이 <던파>때 부터 함께한 멤버들이다. 대부분이 참 고집도 세고 말도 안 듣는다. 네오플 때 한게임과 넥슨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었는데, 많이 싸우고 심지어 해외 퍼블리셔의 경우 담당자를 그만 두게 만들기도 했다.
우리끼리 하는 게 맞는 옷이라고 생각했다. <던파> 초창기 직접 서비스했던 경험도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Q. 시장 분석을 많이 한 것 같다. 현재 온라인게임시장을 어떻게 봤고 어떤 부분이 기회라고 생각했나?
김윤종 대표: 지금 온라인게임 시장 상황은 썩 좋지 않다. 기존게임 시장은 하나의 큰 시장이었다면, 지금은 모바일 때문에 파편화 되고 있다. 더구나 모바일게임은 개발사가 이득 볼 수 없는 구조도 많다. 남아있는 온라인게임 시장은 또 <리그오브레전드>가 반을 먹고 있지 않나.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이 희망인 것 같기도 하다. 게임을 잘 만들면 그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