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향후 과도한 게임결제로 인한 개인파산은 인정하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오사카 지방법원은 최근 개인파산 신청 사유서 중 개인파산 면책불가 조항 낭비 부문에 ‘게임결제 및 유료 사이트 이용 요금’ 등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파산 면책불가 중 낭비 부분에는 겜블링(도박), 파칭코, 과소비(여행, 교제비, 식비) 등이 있었다. 여기에 최근 과도한 게임결제와 유료 사이트 이용 요금이 포함됐다. 특히 과도한 휴대폰 요금 중 게임결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을 추가했다.
실제로 개인파산 신청 체크리스트 기입란에는 게임이용 결제기간, 월 결제횟수, 가장 많이 결제한 달의 결제횟수, 최대결제 월 등을 추가하도록 변경됐다. 더불어 과다한 휴대폰 요금란에도 고액의 게임 이용료는 없는지 여부도 체크해야만 한다.
이는 최근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챠 아이템이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등장하면서 휴대폰 과금으로 게임의 결제를 시도하는 일이 많고, 이에 게임 이용 비용이 주로 휴대폰 과금에 추가되기 때문이다. 일본 법원은 이제 게임 이용으로 인한 과도한 지출도 낭비로 인식해 면책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뜻이다.
또한 법원이 해당 조항을 추가한 이유가 파산 신청자 중에서 과도한 게임결제를 이유로 내세우는 사람이 상당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러브라이브!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을 플레이하는 일본 유저가 파산신청을 한 사례가 있다. 당시 해당 유저는 약 315만 엔(약 3,147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소비를 조장하는 일명 콤플리트 가챠는 일본 업체의 자율규제를 통해 사라졌다. 하지만 이를 대체하는 레벨업 가챠 등 다양한 방식이 등장했다. 일본 모바일게임의 경우 상위 랭킹에 들기 위해서는 최소 월 10만 엔(약 100만 원), 게임에 등장한 아이템 모두를 모으기 위해서는 최소 300만 엔(약 3천만 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에 일본 현지에서는 오사카 지방법원의 결정은 시대를 반영하는 조치라는 반응이다. 과거 버블경제 당시 부동산 대금으로 인한 개인파산 이후 도박, 낭비 등 시대에 따라 면책 불가 조항이 추가됐다. 특히 면책 불가 조항에 도박과 나란히 게임결제와 인터넷 유료 사이트 요금을 추가한 것은 가챠 아이템 등을 사실상 도박과 같은 개념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90년대 버블경제 이후 개인이 돈을 빌려 이를 갚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개인이 파산과 면책 절차를 일원화하는 신파산법을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간단한 파산신청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인정받으면 채무를 갚지 않아도 되는 대신 대출 취업 등에서 제한 받는다.
하지만 개인파산 절차가 너무 간단한 탓에 재산을 숨기기 위한 거짓신청 및 낭비에 의한 과도한 지출에 대해서는 파산을 인정하지 않는 등 그동안 수 차례 법의 개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