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에 대한 중국 게이머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과도한 부분유료화가 원인이다.
<메이플스토리 2>, <검은사막> 등 국내 대형 타이틀에 대한 중국 게이머들의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매체에 관련 기사가 올라올 때마다 댓글란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게임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텐센트’가 퍼블리싱하면 게임에 정이 가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수많은 게임을 성공시키며 중국 최고의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업체다. 텐센트는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2011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를 인수한 바 있다. 2014년 텐센트 게임 플랫폼의 동시 접속자수는 약 1,640만 명. 중국 게이머들은 이런 성공한 게임 퍼블리셔의 접근을 왜 꺼려하는 것일까?
■ VIP 3레벨은 VIP 1레벨을 강퇴시킬 수 있습니다. 계급과 같은 VIP 시스템
중국 게이머들은 텐센트 특유의 유료화 모델을 지적한다. 텐센트는 중국 내에서 VIP 시스템과 부분유료화 모델을 잘 이용해 많은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막상 텐센트 게임을 하는 유저들은 텐센트의 방식이 납득하기 어려운 서비스와 금액을 요구한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텐센트의 VIP 시스템은 VIP 등급 간의 권한과 혜택의 차이로 유저 간의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 텐센트 VIP 시스템은 VIP 상품 등급과 레벨이 존재하는데, VIP 등급이나 레벨이 높은 유저는 자기보다 낮은 VIP 유저를 일방적으로 ‘강퇴’시키거나 ‘채팅 금지’ 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이 때문에 중국 게이머들은 텐센트의 VIP 시스템을 신분제와 다를 것이 없다고 평가한다.
텐센트의 VIP 등급. 왼쪽부터 ‘블루 다이아몬드’(蓝钻), ‘호화판 블루 다이아몬드’(蓝钻豪华版), ‘초특급 블루 다이아몬드’(超级蓝钻) 순이다.
상위 VIP 유저에게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VIP 등급과 레벨을 올려야 하는데 이것 또한 만만하지 않다. VIP 등급 자체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다. 가장 낮은 등급인 ‘蓝钻’은 연 120위안(약 2만원), 가장 높은 등급인 ‘超级蓝钻’도 연 600위안(약 11만원)만 결제하면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VIP 레벨이다. VIP 레벨은 다양한 사이트 활동과 ‘VIP 상품’ 결제 등을 통해 얻은 점수로 올릴 수 있다. 단, 사이트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양도 적고 기회도 제한되어 있다. 또한 VIP 시스템 결제를 멈출 경우 멈춰두었던 기간만큼 레벨이 하락하는 시스템이다. 사실상 꾸준히 결제를 한 이들만 VIP 레벨이 오르는 방식이다.
텐센트의 VIP 레벨 시스템. 같은 VIP 등급이라도 활동량이나 결제액에 따라 그 안에서 다시 레벨로 구분된다.
이렇게 경쟁적인 신분체계가 존재하는 탓에 중국 게이머들은 위와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높은 ‘등급’의 VIP 상품을 결제하게 된다. 또한 같은 등급 안의 경쟁에서도 지지 않기 위해 지속적인 접속과 꾸준한 장기결제를 통해 ‘레벨’을 올려 나가게 되는 것이다.
중국 게이머들은 텐센트가 이런 방식으로 은근한 신분 차이를 통해 유저간의 결제 경쟁을 종용하는 듯한 태도에 큰 반감을 표하고 있다.
■ 총 한 자루가 월급의 30%? 너무 비싼 캐시탬
중국 게이머들은 VIP 시스템 외에도 웹 상에서나 게임 내에서 별도로 판매하는 일명 ‘캐시템’의 불합리한 가격 책정 역시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평균 소득이 한국에 비해 몇 배 가량 떨어지기 때문에 게임 내 아이템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라 대부분 예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Q币= 1 RMB = 183 원
현재 중국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FPS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를 살펴보면 상단에 ‘888Q币’'짜리 총기 아이템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1Q币는 1위안(인민폐)에 해당되므로 사실상 888위안임을 알 수 있다.
2014년 기준, 중국 4년제 대학 졸업자 평균 월급이 3,773위안(약 69만원), 중국의 수도인 ‘북경’ 지역 월평균 수입이 3,107위안(약 56만원)임을 감안했을 때 이 가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 예상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888위안(한화 약 16만원)짜리 아이템인 ‘M4A1-뇌신’의 경우 한 자루 당 중국 월평균 소득의 약 25~30%에 해당한다.
눈을 의심하게 되는 가격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텐센트에서 서비스 중인 타워디펜스류 웹게임인 <부락수위전>의 웹 상점에 들어가 보면 위와 같은 어마어마한 가격의 재료 아이템들이 즐비해있다.
고급 타워 건설에 필요한 자재들을 웹 상에서 팔고 있는 것인데, 문제는 그 가격이 과할 정도로 비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노기 파편 X 80’의 경우 한화 기준으로 약 50만원을 호가한다. 앞서 말한 평균 임금을 대입해봤을 때 월급의 80% 가량을 써야지만 구매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텐센트의 과금 체계를 살펴봤을 때 중국의 평균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과 게임 내 핵심 아이템일수록 가격이 급등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텐센트의 과금 체계에 대해 17173의 한 유저는 “텐센트 게임 내의 플레이어 순위는 곧 경제력의 순위나 다름 없다”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