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앱스토어의 환불악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플의 환불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지만 애플은 정작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별이되어라>를 개발한 플린트의 김영모 대표는 지난 28일 공식카페에 게시물을 남겼다. 김영모 대표는 '특정스토어의 결제취소 악용에 대한 안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지금까지의 모든 결제 데이터와 로그를 분석해서 애플 앱스토어 환불을 악용했다고 의심되는 유저들을 300명 정도 선별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법기관에 의뢰해서라도 악용유저를 찾아내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별이되어라>에서 이처럼 강경대응 방침까지 밝힌 건 애플 앱스토어의 환불정책을 악용한 유저들 때문이다.
# 환불은 됐지만 개발사는 모른다? 깜깜이 환불
애플 앱스토어는 기본적으로 유저의 환불을 개발사가 아닌 애플에서 직접 처리한다. 유저가 밝힌 조건에 따라 환불여부를 판단하고, 환불이 처리된 금액을 빼고 개발사에 지급한다. 개발사에서는 근본적으로 환불과정에 간섭할 수 없는 구조다.
문제는 환불을 진행한 유저의 정보조차 개발사에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발사로는 환불을 받은 유저가 계속 게임을 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개발사로는 일일이 조사해서 환불이 의심되는 유저를 찾아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유저가 환불을 받아도 개발사에서는 알 수 없다는 정보가 유저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환불을 악용하는 유저들이 생겨났다.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구매하고, 이를 환불 받은 후에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환불을 악용하는 게 일종의 팁으로 알려지거나, 환불조건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환불메시지를 대행해준다는 '대행업자'까지 나타났을 정도다.
# 강경책으로 맞서는 개발사. 모르쇠로 일관하는 애플
문제가 커지자 개발사에서는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환불악용은 당장 개발사의 손해는 물론이고 알려질 경우 다른 유저에게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까지 준다. 개발사로는 쉽게 두고볼 수는 없는 문제다.
<별이되어라>의 플린트는 지난 23일부터 모든 유저의 결제 데이터를 점검해서 환불악용 유저를 조사하고 있으며, <히트>와 <검과 마법> 등은 이미 환불악용 유저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 환불을 악용한 유저에 대한 법적인 대응을 준비 중인 곳도 있다. 애플의 협조가 없는 만큼 개발사가 직접 조사를 해서라도 환불악용을 근절하겠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앱스토어 환불악용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한 개발사 관계자는 "환불악용 사례가 나온 이후에도 애플에 몇 번이나 환불 유저 리스트만이라도 요청을 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소비자의 권리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환불을 악용하는 사람의 리스트조차 주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방침"이라 밝혔다.
강경책을 내세운 개발사들 역시 애플의 협조가 없는 한 근본적인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애플의 환불정책에 대한 변경이나 최소한의 정보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개발사에서는 환불악용이 심해질 경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의 서버를 분리하거나, 아이폰 시장을 포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