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최대 관심사! 카카오게임즈의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 전략 발표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카카오게임즈와 배틀그라운드의 결합은 기존 유저들에게 많은 우려를 안겼습니다. 아무래도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게임의 이미지가 강하니까요. 이 때문에 배틀그라운드 측도 카카오게임즈가 게임의 한국 퍼블리셔가 됐다고 발표한 후 '퍼블리셔가 생겼어도 게임성은 그대로일 것'이라는 요지의 공지까지 따로 올렸죠. 유저들은 공지 이후에도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퍼블리싱을 두고 여러 의견을 나눴고요.
그리고 대망의(?)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 발표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배틀그라운드> 같은 스팀 게임이 국내 퍼블리셔를 가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보니, 요금제부터 서버, 서비스 모델 등 많은 부분이 어떻게 바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죠. 디스이즈게임에서 다가오는 '배틀그라운드 한국 서비스 전략 발표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 유료 모델: 패키지 vs 부분유료 vs 정액제…?
유저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은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의 유료 모델입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스팀에서 패키지 + 추가 결제 모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이런 모델을 사용하는 게임이 거의 없죠. 대부분은 부분유료 방식이고요.
그렇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어떤 선택지를 고를까요? 일단 확실한 건 이미 게임이 스팀에서 패키지로 판매되고 있는 이상, 그리고 블루홀이 "게임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거나,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은 없을 것"이라 공언한 이상 유료 모델이 달라져도 (최소한 당분간은) 게임이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그럼 카카오게임즈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는 몇 개나 있을까요?
가장 쉬운 길은 스팀 버전처럼 '패키지 + 추가 결제' 모델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국내에 서비스되는 게임 중에선 <오버워치>가 여기에 속하죠. 이 방법의 장점은 스팀 버전과 차이가 없어 기존 유저들이 반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현재 국내 <배틀그라운드> 유저는 약 8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버와 계정을 어떤 방식으로 할 진 모르지만) 이만한 유저를 불만 없이 안고 갈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은 이득이죠.
다만 이 경우 '서비스 수익' 측면에서 아쉬울 수 있습니다. 패키지 수익을 기대하기엔 <배틀그라운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지 제법 오래됐거든요. 살 사람은 대부분 사 추가로 패키지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죠. 그렇다고 뽑기 같은 추가결제를 기대하기엔, 게임 특성 상 말그대로 '꾸미기'를 위한 추가 결제라 수익이 크기 힘들고요. 만약 패키지 + 추가결제 모델을 사용한다면 PC방 수익 쪽에 더 큰 기대를 하겠죠. 아니면 여기에 다른 모델을 추가 하거나요.
의외로 가능성 높은 모델은 '정액제'입니다. 돈을 내면 일정 기간 동안 게임을 할 수 있는 방식이죠. 이 방식의 강점은 2가지입니다. 먼저 이 요금제를 스팀 버전에 그대로 적용해도 추가로 콘텐츠를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요금제 때문에 게임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의미죠. 또한 패키지 가격보단 싸게 한 달 요금이 책정되기 때문에 패키지 가격이 부담스러운 유저를 보다 쉽게 끌어들일 수 있죠.
참고로 <배틀그라운드>를 일본에 채널링 서비스하고 있는 DMM은 월정액 방식과 패키지 구매 2가지 방식을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 일본보다 정액제가 불리합니다. 국내는 일본과 달리 PC방이 곳곳에 있고,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PC방 사업까지 함께 할 예정입니다. 즉, 유저 입장에선 집에서 <배틀그라운드>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면, 굳이 월정액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죠. 또한 곳곳에 있는 PC방은 월정액으로 '게임 좀 맛보기로 해보자'라는 이유의 설득력을 줄이고요. 결국 이 모델 또한 PC방 사업에 무게가 실리는 방향이 되겠죠.
그렇다면 부분유료화는 어떨까요? 가능성이 낮습니다. 일단 카카오와 블루홀 모두 기존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과 유료 모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말 바꿔 부분유료화를 감행하면 유저들의 반발이 엄청나겠죠.
설사 이런 말 없었더라도, 지금 게임성 유지한 채 부분유료화를 해도 기존 유저들은 반빌하기 쉽습니다. 누군 패키지 사서 게임하고 누군 공짜(?)로 게임하면 패키지 산 사람은 당연히 기분 나쁠 테니까요. 또한 한국에서 패키지를 산 유저가 적은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지금 게임 구조론 그렇게까지 부분유료화를 해 벌이가 크게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고요.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선 리스크가 너무 크죠.
물론 부분유료화를 했을 때의 강점도 존재 합니다. 패키지를 '사야' 할 수 있는 게임을 무료로 할 수 있다면 진입장벽이 엄청 낮아지죠. 하지만 이 또한 현재 충분히 높은 <배틀그라운드>의 위상과 PC방 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크게 매력적이진 않습니다. 만약 카카오게임즈가 부분유료 모델을 선택한다면 이런 한계들을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재미가 있겠네요.
# 그래서 제 스팀 계정은 어떻게 되나요? 계정과 서버 문제
그럼 카카오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 기존 유저들의 스팀 계정은 어떻게 될까요? 새로 생기는 카카오게임즈 <배틀그라운드> 계정 유저들은 기존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할 수 있을까요?
일단 확언할 수 있는 것은 기존 유저들은 아무 불편함 없이 스팀 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블루홀은 지난 8월 16일, <배틀그라운드> 공식 카페에 공지로 '퍼블리싱 소식과 별개로, 한국에서 스팀 버전을 구매하는 것과 즐기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유저들은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신규 유저도 원한다면 스팀 버전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죠.
그렇다면 기존 유저들은 카카오게임즈 버전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을까요? 카카오게임즈 계정을 가진 <배틀그라운드> 유저와 함께 게임을 할 수 있을까요? 이는 카카오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 한국 서비스를 할 때 어떻게 서버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카카오 버전 또한 스팀 서버를 그대로 이용하면 기존 유저와 카카오게임즈 유저가 함께 게임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PC방 점유율 20%를 넘긴 게임입니다. 카카오게임즈로선 이들을 배제할 이유가 없습니다.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은 유저풀이 크면 클수록 좋고, 이들과 카카오게임즈 회원이 분리될 경우 서비스 확장성이 크게 떨어지니까요.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일본 DMM 채널링 버전의 경우, 계정은(정확히 말하면 클라이언트까지) DMM 버전과 스팀 버전으로 나뉘어 있지만 플레이 자체는 스팀 버전 서버에서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미 전례가 있죠.
그렇다면 만약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전용 서버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미 스팀 버전 서버가 있는 게임에 왠 한국 전용 서버냐 하겠지만, 국내엔 넥슨 서버와 스팀 서버가 함께 존재한 <도타2>라는 전례가 있죠.
일단 한국 전용 서버의 가능성부터 체크해 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이 낮습니다.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전용 서버를 신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강점은 3개입니다. ▲ 서버의 커버 범위가 국내로 한정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가능 ▲ 국내 유저 대상이기에 스팀에 비해 최근 늘어난 핵·비매너 유저 관리 용이 ▲ 한국 서버 전용 유료화 모델 도입 가능.
문제는 이 중 둘이 20일 신설되는 '한국·일본 서버'로 인해 강점이 약해진다는 점입니다. 결국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선 '한국 서버 전용 유료화 모델 도입 가능' 정도의 강점만 남죠. 그것도 한국 전용 서버를 만들었을 때 유저풀이 대폭 줄어든다는 리스크를 감수한 다음에요.
때문에 만약 카카오게임즈가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한국 전용 서버를 추가할 경우, 카카오게임즈는 2가지 딜레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하나는 기존 스팀 유저도 한국 전용 서버를 이용하게끔 하는 방향. 이 경우 가장 큰 약점인 '유저풀'은 해결되지만, 반대로 한국 서버 전용 유료 모델이나 카카오게임즈 계정과 연동된 판매 시스템은 사실상 힘들어 집니다. 스팀 계정이 한국 전용 서버와 연계되는 순간, 두 서버는 콘텐츠와 유료 모델을 서로 맞춰야 하니까요.
반대로 한국 전용 서버에 기존 스팀 유저가 접속할 수 없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적은 유저 풀이라는 약점을 안게 됩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스팀게임임에도 PC방 점유율 20%를 차지한 게임입니다. 이미 그만한 유저들이 스팀 버전을 구매했다는 뜻이죠. 카카오게임즈는 이들 없이 한국 전용 서버를 유지하거나, 이들이 스팀 계정을 포기하고(혹은 잠시 놔두고) 한국 전용 서버에 들어오게끔 설득해야 하죠.
과연 카카오게임즈는 이런 숙제를 안고 한국 전용 서버를 만들려 할까요?
# 초읽기 들어간 한국 서비스. 스팀 얼리액세스도 끝날까?
이번엔 카카오게임즈 <배틀그라운드> 이슈라기 보단, <배틀그라운드> 자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반년 넘게 진행 중인 얼리액세스 이야기죠.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얼리액세스(정식 서비스 전 앞서 해보기 단계) 중인 게임입니다. 때문에 최적화나 서비스 등의 문제엔 정식 서비스 게임보다 덜 비판받고, 반대로 유료 모델은 다른 정식 서비스 게임에 비해 한정적이죠. 개발진은 지난 여름, 올해가 지나기 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벌써 10월 중순이 됐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 전략 발표회'는 1주일 앞으로 다가왔고요.
개발진이 새로운 언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카카오게임즈 행사는 시기나 타이밍적으로는 정식 서비스에 대한 '썰'을 기대해 볼만합니다. 시기는 말할 것도 없죠. <배틀그라운드>는 연내 정식 서비스로 전환될 예정이고, 카카오게임즈는 연내 <배틀그라운드>를 한국에 서비스할 계획입니다.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하면 두 이슈는 서로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다른 하나는 사업적 이유입니다. 얼리액세스는 정식 서비스에 비해 '상품'을 만들기 쉽지 않은 시기입니다. 게임이 완성되지 않았으니까요.
반면 두 회사는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개발사 입장에선 점점 패키지 판매량이 둔화될 것이 뻔히 보이는 반면 시장에선 경쟁작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리소스'를 투입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자리를 굳혀야죠. <배틀그라운드>를 한국에 서비스할 카카오게임즈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기존 버전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약속해야 합니다. 이러는 동시에 한국에서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야 하고요.
정식 서비스는 이 상황에서 두 회사가 가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양적·질적 향상이 있을 것이고, 유료 모델 설계 측면에서도 얼리액세스보다 자유로워지니까요. 참고로 <배틀그라운드>는 얼마 전 장애물 넘기 기능과 사막 콘셉트의 신규 전장 스크린샷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과연 이번 행사에선 정식 서비스 관련 소식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 배틀그라운드 PC방 사업, 얼마나 확장될 수 있을까?
마지막은 유저들보단 업계에서 관심 가질만한 이야기입니다. 바로 <배틀그라운드> 한국 PC방 사업 관련해서죠.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 한국 서비스를 준비하며 운영, 서비스, e스포츠, 마케팅, PC방 사업 등 다방면의 인원을 뽑았습니다. 그리고 이 중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PC방 사업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게임이라는 모델로 국내 PC방 점유율 20%를 넘긴 게임입니다. 이미 한국 PC방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참고로 15일자 <배틀그라운드> PC방 총사용량을 살펴보면, 게임트릭스 기준 만으로도 하루 매출이 3~4억 원이 나옵니다. (요금을 검은사막 수준으로 환산했을 경우) 이 정도면 PC방 1위인 <리그오브레전드>와 흡사한 수준이죠.
때문에 블루홀이 <배틀그라운드>의 한국 퍼블리셔를 찾을 때도 PC방 사업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PC방 수익 만으로도 국내 최고 수준이니까요. 반대로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선 패키지게임인 <배틀그라운드> 특성 상 PC방 사업이 사실상 국내 서비스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고요.
그렇다면 카카오게임즈의 <배틀그라운드> PC방 사업도 탄탄대로를 걸을까요? 이건 확신할 수 없습니다.
변수는 <배틀그라운드>가 패키지게임이라는 점입니다. <배틀그라운드>는 기존까지 PC방에 그저 게임을 깔아 놓는 것 만으로도 PC방 업주들에게 이득이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PC방에 게임만 깔려 있으면, 알아서 <배틀그라운드>를 산 유저들이 PC방에 와 플레이했죠.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투자 하나 없이 유저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수단이었습니다. (일부 PC방은 스팀 계정까지 대여하긴 했지만, 온라인게임 비용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그런데 이런 게임이 국내에 정식 진출하며 PC방 서비스까지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갑자기 내지 않아도 될(?) 돈을 내게 된 셈이죠. 실제로 PC방 업계는 패키지게임의 PC방 유료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대표적이죠. 이런 논란이 <배틀그라운드>라고 일어나지 않을 리 없습니다.
더군다나 카카오게임즈 가맹 PC방인 '다음게임 PC방'은 넥슨이나 블리자드같은 대형 게임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습니다. 다음게임 PC방에 가입하지 않은 업주 입장에선 <배틀그라운드> PC방 서비스가 조금이나마 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얘기죠.
물론 반대의 경우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PC방 점유율 20%를 돌파했을 정도로 '대세'가 됐습니다. 그만큼 많은 PC방이 게임을 깔았고, 또 그만큼 많은 유저들이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죠. 이만한 게임을 PC방에서 돈 문제로 마냥 무시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특히나 최근같이 PC 온라인 게임 대작이 드문 시대엔요.
여기에 카카오게임즈 또한 지난 13일, <배틀그라운드> 15세 이용가 버전을 심의 받아 게임의 접근성을 더욱 높였습니다. PC방 입장에선 카카오게임즈가 PC방 요금 합리적으로 책정하면 스팀 계정 없는, 혹은 15세 이상 청소년이라는 신규 유저를 얻을 수 있죠. 여기에 추가로 카카오게임즈가 매력적인 <배틀그라운드> PC방 플레이 추가 혜택을 제공할 수도 있는 일이고요.
결국 이 부분은 24일 행사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어떤 무기를 내놓느냐, 그리고 이후 카카오게임즈와 PC방 사업주 간의 밀당(?)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