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의 PC 온라인게임 <대항해시대 온라인> 운영진이 게임상에 존재할 수 없는 ‘오버스펙’의 아이템을 만들어 현금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은 사실로 드러났으며, 유저들은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같은 날, 넷마블은 공지를 통해 운영 외주업체 담당자가 한 일이며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 경위나 후속 조치는 밝히지 않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 있을 수 없는 '오버스펙' 아이템 팝니다?
의혹은 30일 <대항해시대 온라인> 유저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게임 아이템 현금 거래 사이트에서 대량의 아이템을 올리는 판매자가 수상하다는 제보.
이 판매자는 뽑기 상자에서 1% 확률로 얻을 수 있는 ‘선박’과 '포'를 최고 등급으로 ‘변성’해 대량으로 팔고 있었다. 뽑기 상자는 물론 ‘변성’도 돈을 주고 사야 하며, 해당 아이템들은 매우 귀해서 부르는 것이 값인 상황인데도 이 판매자는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팔았다. 스펙 역시 뛰어나며 유저들이 선호하는 희귀 옵션까지 있어 진작부터 유저들이 수상하다며 눈여겨보던 인물이었다.
결국 한 유저가 해당 선박을 직접 구매해 실제 성능을 공개했다.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모든 강화에서 ‘대성공’을 떠 추가 보너스를 받아야 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라는 점이 드러난 것. 또 현재 게임 내에서 나오지 않는 옵션까지 있었다.
유저들은 해당 판매자가 게임 내 수치를 조작할 수 있는 위치의 인물, 즉 운영진이라고 판단하고 넷마블에 해명을 요청했다.
'긔여운수비니' 유저가 제보한 '오버스펙' 선박. 일반 유저는 만들 수 없는 수치다.
# 넷마블 “외주 운영업체 담당자의 비위행위, 징계할 것”
넷마블은 논란이 시작된 지 약 8시간 만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비정상적인 게임 아이템 제작 및 판매에 대한 조사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공지는 “운영 외주업체 담당자가 게임 아이템 제작 및 판매 행위를 한 것이 사실임을 확인했다”며 의혹이 사실임을 시인했다.
이어 “외주업체에서는 해당자에게 본 비위 행위에 상응하는 최대한의 징계 조치를 할 예정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 감독하겠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실망감이 크셨을 항해자님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라고 밝혔다.
대형 게임사가 운영을 외주 업체에 맡기는 것은 <대항해시대 온라인> 만의 특이 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대항해시대 온라인>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을 수 없는 ‘여포 의상’이 일반에 유출돼 논란이 됐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이번 사건에서도 넷마블은 정확한 사건 경위나 징계 내용, 후속 조치를 언급하지 않아, 빠른 공지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