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 40대까지, 고전으로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겠다. 넥슨이 올 상반기, 국내에 6개의 신규 모바일 게임을 쏟아낸다. 많은 타이틀 수도 수지만, 타이틀 대부분이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테마라 더욱 눈에 띈다.
넥슨은 12일, 서울 넥슨아레나에서 ‘넥슨 스페셜 데이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상반기 국내 라인업 6개와 해외 수출작 3개를 공개했다. 국내에는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바람의 나라: 연>, <마기아: 카르마 사가>, <린: 더 라이트브링어>, <고질라 디펜스 포스>, <시노앨리스> 6개 작품이 출시되며, 글로벌 시장엔 <야생의 땅: 듀랑고>와 <오버히트>, <메이플스토리M>(일본)이 출시될 예정이다.
먼저 현장에서 공개된 소개 영상부터 감상하자.
# 크아부터 바람의 나라, 고질라까지! 고전 IP 돋보이는 신규 라인업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 IP다. 넥슨의 상반기 국내 라인업 6개 중 3개가 옛 향수를 자극하는 IP를 활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신작 3개는 깊이 있는 스토리나 고전 횡스트롤 액션 등 옛 게임들을 연상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캐주얼 아케이드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과 모바일 MMORPG <바람의 나라: 연>은 PC 온라인게임 초창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넥슨의 대표 게임들을 모바일로 옮긴 작품이다. <이블펙트리>, <에프터 디 엔드>로 유명한 스튜디오42가 개발 중인 <고질라 디펜스 포스>는 전설적인 괴수물 시리즈 ‘고질라’ IP를 활용한 방치형 도시 방어 게임이다. 이 또한 고전 괴수/특촬물 팬들에게 큰 인지도를 가진 IP다.
특히 넥슨은 이날 행사에서 9개 라인업 중 2개에만 배정된 단독 소개 시간에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을 배정해 게임에 대한 큰 기대를 간접적으로 보였다. 게임을 개발한 정우용 디렉터에 따르면,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은 원작을 모바일로 옮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돼,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적 특수성을 감안해 보다 조작을 쉽게 하고, 모바일에 걸맞는 재미를 추구할 예정이다.
일례로 템포가 빠르고 컨트롤이 정교했던 원작과 달리, 모바일 버전은 컨트롤 민감도는 낮춘 대신 시의적절한 ‘슈퍼스킬’(일종의 필살기) 사용, 게임 전 정수(버프 시간 증가 같은 특수 능력이 붙은 장비) 세팅 등 ‘전술’ 차원의 재미에 조금 더 힘을 줬다.
게임의 모드 또한 2:2 노멀/레더 뿐만 아니라, ‘배틀로얄’처럼 줄어드는 맵 안에서 최후의 생존자가 돼야 하는 ‘서바이벌 모드, 상대를 처치하는 대신 맵에 떨어진 ‘만두’를 많이 먹는 것으로 승패를 겨루는 만두먹기 모드 등 원작에 없는 다양한 재미를 추구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은 오는 21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 횡스크롤 액션과 스토리! 패키지 느낌 추구하는 신규 IP들
향수를 자극하는 것은 신규 IP 타이틀도 마찬가지였다.
일례로 슈퍼에시드가 개발한 <마기아: 카르마 사가>는 <오딘 스피어나 <드래곤즈 크라운>과 같은 횡스크롤 콘솔 액션의 감성을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한 작품이다. 게임은 이를 위해 캐릭터마다 스토리를 달리하고, 전통적인 1-1, 1-2 스테이지 구조를 탈피해 스토리 진행에 따라 스테이지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서 쉽고 간단한 커맨드 액션과 공중 콤보까지 구현하는 등 액션에 힘을 준 것도 특징.
참고로 <마기아: 가르마 사가>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과 함께, 넥슨이 단독 소개 시간을 부여한 2개 작품 중 하나다. 게임은 현재 한국을 ‘제외한’ 5개 국가에서 테스트 목적으로 소프트론칭 중이며, 국내에는 2분기 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스퀘어애닉스가 개발한 <시노앨리스>는 모바일게임으론 드물게도, 마치 패키지게임을 연상시킬 정도르 스토리에 잔뜩 힘을 준 작품이다. 게임엔 백설공주나 엘리스 등 동화 속 캐릭터가 나오지만, 이 캐릭터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든 작가를 살리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독특한 콘셉트의 ‘다크 판타지’풍 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수집형 RPG <린: 더 라이트브링어>도 정준호 대표의 독특한 화풍 외에도, ‘감성 스토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울 정도로 이야기에 공을 들인 작품이다. 게임은 주인공 진과 린을 중심으러 펼쳐지는 서정적인 스토리를 주요 특징 중 하나로 내세운다. 개발진은 이를 부각하기 위해 다수의 시네마틱 영상과 인게임 컷신을 게임에 배치했다.
넥슨 상반기 주요 타이틀 출시 일정
# 넥슨, 2019년에 다시 한 번 모바일로 도약하겠다
넥슨은 이런 다수의 타이틀을 바탕으로 2019년을 넥슨 모바일게임의 도약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넥슨은 이날 행사가 시작되기 전, <다크어벤저3>, <액스>, <메이플스토리 M> 등 지난해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준 게임들을 소개하며, 회사의 모바일 성적이 날로 좋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올해도 <야생의 땅: 듀랑고>, <오버히트>, <메이플스토리 M 일본 버전>이 해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넥슨 모바일사업본부 서용석 부본부장은 이날 행사에서 “넥슨이 <히트>로 모바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성장했지만 최근엔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사업 담당자들도 많이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둘리 움직이지 않은 것은 오늘 공개한 것처럼 많은 것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동안 갈고 닦은 것들이 모여 빛을 볼 수 있는 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행사에서 있었던 넥슨 관계자들과 기자들 사이의 주요 Q&A를 정리한 내용이다.
왼쪽부터 넥슨 서용석 부본부장, 정우용 디렉터, 나승균 실장
2월에 나온 <런닝맨 히어로즈>가 인기 순위는 높은 반면, 매출 순위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의견이 향후 다른 타이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서용석: 올해 출시, 공개한 라인업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현재 다양한 타깃과 장르를 감안해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물론 모든 타이틀이 높은 매출을 보여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각 타이틀은 각각의 목표가 있다. <런닝맨 히어로즈>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끔 의도한 타이틀이다. 물론 매출 욕심을 내 유료 모델을 더 강하게 설정할 순 있겠지만, 그렇다면 지금처럼 많은 분들께 사랑받진 못했을 것이다.
오늘 공개된 타이틀을 보니 고전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 많다. 혹시 의도된 선정인가?
서용석: 확실히 오늘 그런 작품이 많긴 했다. 하지만 우리가 올해 출시한 작품, 지난 지스타에서 공개한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얼마 전 나온 퍼즐게임 <런웨이 스토리>, 조만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MMORPG <트라하>가 대표적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특정 장르나 성향이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페리아연대기>나 <드래곤하운드> 같은 다른 작품들의 근황이 궁금하다.
서용석: 그동안 넥슨은 ‘모바일데이’라는 행사를 통해 라인업을 공개했다. 그런데 오늘 행사 이름은 모바일 게임만 있었음에도 ‘스페셜데이’다. 이렇게 바꾼 이유는 2, 3회차 행사엔 모바일 외에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어본 타이틀들은 모두 순조롭게 개발 중이다. 만약 공개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 된다면 2, 3회차 행사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마기아 카르마 사가>는 개발 기간에 제법 긴 타이틀로 알고 있다. 지금도 소프트론칭을 하며 게임을 가다듬고 있는데, 이렇게 개발이 길어지는 이유가 있는가?
나승균: 글로벌 시장을 같이 갈 게임이다 보니, 다양한 나라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 기간이 좀 길어졌다. 글로벌에서 확실히 통할 만한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소프트론칭도 서구권이나 다른 해외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함이고. 횡스크롤 액션 장르가 마니아 게임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마기아: 카르마 사가>는 퀄리티도 높고, 또 액션과 전략 매니지먼트가 결합된 장르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상반기에 나오는 신작만 6개다. 오늘 소개 안된 작품까지 포함하면 더 많고. 각 타이틀이 서로에게 악영향을 주진 않을까?
서용석: 1월부터 3월까지 우리가 내거나 낼 작품이 5개 가량 된다. 그런데 타이틀이 엄청 많이 쏟아졌다는 느낌은 약할 것이다. 1월의 <스피릿위시>, 2월의 <런닝맨 히어로즈>, 3월의 <런웨이 스토리>, <린 더 라이트브링어>,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등 전부 장르도 다르고 노리는 유저도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한 작품도 전부 이런 것을 고려해 출시 일정을 잡았다. 이건 글로벌로 나가는 기존 작품도 마찬가지고.
넥슨이 강력한 IP를 많이 가지고 있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넥슨 모바일 게임 중 성과를 낸 것은 IP 활용 게임이 아니라 신규 IP였다. 이번에 IP 활용 게임이 많은데, 이 부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정우용: 그동안 보여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개발진 또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을 개발할 때, 단순히 원작을 모바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에 ‘맞게’ 옮기는 것에 더 신경 썼다.
예를 들어 조작 같은 경우 원작은 굉장히 빠르고 정교한 조작을 요구했는데,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은 모바일의 한계를 인정하고 템포를 조금 늦췄다. 대신 이로 인해 다소 떨어지게 된 컨트롤의 재미는 슈퍼스킬과 정수를 활용해 ‘전략’적인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을 만들며 가장 살리고 싶었던 원작 요소가 있다면?
정우용: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원작은 PC 1대로 2명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과 함께 게임을 즐긴다는 재미가 더 각별했던 것 같다.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이 2:2 모드를 기본으로 넣은 것도 원작처럼 누군가와 같이 게임을 즐기는 재미를 주고 싶어서다.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보단, 이 게임이 옛날 유저들과 (이 IP를 모르는) 요즘 유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가 됐으면 좋겠다.
최근 성인을 노린 게임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넥슨 라인업 중엔 그런 게 없어 보이는데, 혹시 오늘 공개하지 않은 (성인향) 작품이 있는가?
서용석: 아무래도 넥슨의 이미지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성인 유저를 배제한 적 없다. 단적으로 올해 1월 출시한 <스피릿위시>는 귀여운 그래픽 때문에 젊은 유저들이 많을 것 같지만, 유저 중 상당수는 성인이다. 다음 날 나올 <트라하>, 오늘 소개한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도 성인 유저들이 더 좋아할 법한 타이틀이고. 이처럼 우리는 가급적 다양한 유저를 포용할 수 있는 게임을 내는 것이 목표다.
<마기아: 카르마 사가>는 모바일에서 성공 사례가 많지 않은 ‘횡스크롤 액션 RPG’다. 그럼에도 출시 시기를 다른 블록버스터 타이틀과 겹치는 ‘여름’으로 잡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나승균: 이 장르가 매출적으로 크게 성공한 적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마기아: 카르마 사가>는 액션 요소 외에도 스토리나 커뮤니티, 전략 등 다양한 요소를 녹였다. 특히 길드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횡스크롤 액션을 베이스로 한 PVP지만, 그것 외에도 전략적인 땅따먹기 요소를 특징으로 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