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접어들면서 국내 게이머들의 마음이 바빠졌다. 5월 15일에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3>가 출시되고, 5월 넷째 주까지 엔씨소프트 <블레이드 & 소울>의 3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가 이어진다. 이어서 6월에는 <블레이드 & 소울>의 오픈 베타테스트와 상용화가 있을 예정이다.
<디아블로 3>는 출시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D-1 출시 전야제에서 한정판을 먼저 사려는 유저들이 몰리면서 14일 전야제가 열리는 서울 왕십리 광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그 사이, 엔씨소프트는 지난 9일 30만 명을 대상으로 <블레이드 & 소울>의 3차 CBT에 돌입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블레이드 & 소울>은 엔씨소프트가 <아이온> 이후 3년 만에 국내에 선보이는 대형 신작이다. 과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블레이드 & 소울>의 사업을 총괄하는 엔씨소프트 김승권 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엔씨소프트 김승권 실장.
3차 CBT에서 공개된 소환사가 깜찍하다. 점점 더 다양한 소재를 쓰고 있는 듯하다.
김승권 실장: ‘이런 방향으로 만들자’고 사업 쪽에서도 (개발팀에) 많이 요청했다. 기존의 무협물로 분류되는 게임이 아니라 <블레이드 & 소울>이 동양 판타지를 재정의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싶었다. 그래서 현대적인 이미지도 많이 쓰고 있다.
예를 들면 3차 CBT의 최종 보스인 포화란(위 이미지)은 게틀링건으로 색다른 공격을 선보인다. 게틀링건을 다루는 보스와 검을 사용하는 유저의 대결은 개발팀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양이를 부리는 소환사 덕분에 여성 유저가 늘어날 듯하다. 기존 CBT의 참가자 성비는?
1차와 2차 CBT 평균이 남성 87%, 여성 13%였다. 이상적인 수치를 말하자면, 여성이 30% 정도까지 늘어났으면 한다. 최신 기술로 제작된 빠른 액션에 성비 5:5는 무리라고 본다. 그래도 7:3까지는 갔으면 한다.
3차 CBT에서 기존 테스터와 신규 테스터의 투입 시점이 크게 차이 났다.
기존 CBT 참가자들이 2주 먼저 3차 CBT를 시작하게 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게임을 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워낙 게시판에 많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테스트의 목적인 ‘유저 피드백’이다. <블레이드 & 소울>은 지난 CBT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왔다.
3차 CBT에서 기존 테스터들이 4주 정도 충분히 게임을 해보고 피드백을 준다면 <블레이드 & 소울>이 더 멀리 내다보고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신규 테스터들은 <블레이드 & 소울>의 초중반부를 처음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기존 테스터들과는 또 다른 피드백을 줄 것이다.
<디아블로 3>와 일정이 맞물리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말 하나도 거짓 없이 밝히자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3) 일정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정보도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올 여름에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그보다 빨리 움직여서 의외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디아블로 3>와 <블레이드 & 소울>의 유저층이 겹치는 것도 사실인데, 장르와 게임 스타일이 달라서 둘 다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MMO를 2개 동시에 하기는 힘들어도, MMO와 MO를 병행하는 유저는 꽤 많다고 본다. <블레이드 & 소울>을 하는 유저가 <디아블로 3>를 많이 할듯하고, 반대로 <디아블로 3>를 하는 유저들도 <블레이드 & 소울>을 해볼 것 같다.
이번 3차 CBT에서 공개되는 콘텐츠는 어디까지인가?
재룡림을 넘어 대사막, 그리고 수월평원까지 공개되고, 최종 보스로 포화란이 나온다. 기존 테스터들에게 주어진 4주 정도의 시간이면 수월평원까지 충분히 도달할 거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것이 오픈 베타 스펙은 아니다.
상반기 중에 유료화까지 진행한다. 방식을 많이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내부 정책은 ‘유저를 농락하는 듯한 유료화 모델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혜택’을 먼저 고민하고 있다. 돈을 더 벌기 위한 고민은 그 다음이다. <아이온> 론칭으로부터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동안 소셜커머스가 나오는 등 소비자들의 생각과 패턴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할인에 대한 개념도 바뀌었고, 소비자들이 할인에 익숙하다. 그래서 우리도 혜택으로 많은 아이템, 부가 서비스, 할인권 등을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면 <블레이드 & 소울>의 오픈 베타를 플레이하다가 많이 죽거나, 특정 레벨이나 목표에 도달하거나 했을 때 할인 쿠폰처럼 피부에 와닿는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단순히 물약 몇 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이득을 주고자 한다. 그런 쿠폰들을 받고 내가 원하는 것을 사려고 할 때 ‘합리적인 소비’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 그래서 내부적으로는 이런 혜택을 ‘기프트’라고 부른다.
<아이온> 론칭 이후 3년이 지났다. ‘그동안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는가’가 사업 파트에서 의사결정하는 잣대다. 같은 형식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블레이드 & 소울>은 대전(PvP) 요소도 주목받고 있다.
3차 CBT 종료 이후 ‘전국비무연’을 열 계획이다. ‘플레이어가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을 보여주는’ 차원의 대회가 될 것이다.
단순히 게임을 e스포츠로 만들겠다는 게 아니다. 비무연에서 나온 멋진 플레이를 따라 해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유저들이 많았으면 한다. 멋진 플레이를 PvE에서 몬스터에게 사용해 볼 수 있는 게임이 바로 <블레이드 & 소울>이다. 문파와 지역 등 비무연을 위해 그룹을 나눌 수 있는 기준도 많다.
비무연은 <블레이드 & 소울>의 엔드 콘텐츠 중에 하나다. 이는 곧 PvE와 PvP를 모두 신경 써서 챙겨 나가겠다는 뜻이며, 개발과 사업 파트가 모두 동의해서 진행하는 것이다.
끝으로 3차 CBT에 참가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지난 2차 CBT 때는 10만 명이라는 테스터를 보유했으면서도 대중적으로 어필했거나 대중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3차 CBT는 전국 1,500개 PC방에서도 체험할 수 있어 훨씬 더 많은 대중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한다.
대중적으로 정말 냉정한 평가를 받고자 한다. 전체적인 게임의 콘셉트에 대한 피드백을 원한다. <블레이드 & 소울>이 보다 대중적인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의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