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시켜줘, 치료도 해줘, 개조도 해줘. 알고보면 굉장히 유능하고 자상한 CEO에요, 루크는. 아라드를 위협했을 뿐이지."
<던전앤파이터>의 콘텐츠 중 하나인 '루크 레이드'. 아라드를 위협하는 강력한 적 루크와 그의 부하들이 등장하는 고난도 레이드다. BJ 이태윤 씨는 루크를 색다른 시점에서 소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새로운 고난도 던전 업데이트가 예고된 24일, 이태윤 씨는 던파 페스티벌 2016에서 '아라드 역사학' 특강을 열어 루크의 피조물에게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강사는 인터넷 역사 강의 콘셉트로 인기를 얻은 '마계역사특강' BJ 이태윤이다.
# 사도 루크, 알고 보면 유능한 CEO?
루크 레이드에 입장하면 22장의 타로카드 중 무작위로 14장이 뽑히고, 그 카드와 일치하는 루크의 부하가 던전에 등장한다. 카드는 '광대'부터 '세계'까지 타로카드의 구성을 따라가면서도 나름대로의 스토리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광대에 해당하는 몬스터는 '레드 크라운'이다. 빛과 어둠이 나뉜 세계 헤브론에서 왔고, 루크의 충신이다. 태양과 별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몸에서 빛이 빠져나가면 힘을 잃기 때문에 금으로 몸을 보호한 것이 골드 크라운. 하지만 루크와 죽은 자의 성이 위기에 처하면서 본래 모습을 드러낸 것이 레드 크라운이다. 헤브론 시절부터 루크를 섬겨왔고 남다른 충심을 가지고 있다. 루크의 22명의 부하 중 헤브론 출신은 모두 레드 크라운이 데려왔을 정도.
마법사의 자리는 '정화의 스네이더'가 차지했다. 화염을 다루는 기술이 극에 달한 화염술사로, 테라코타에서 승승장구하며 수장이 되고자 했지만 결국 패배하고 치명상을 입었다. 이 때 그를 구한 것이 바로 루크. 스네이더는 루크의 개조를 받고 힘이 더 강해져 암흑원소를 다루는 능력까지 얻고, 자신만의 마법사 조직 '펄 라이트'를 만든다. 스네이더와 비슷하게 생긴 자폭 몬스터가 펄 라이트의 부하로, 테라코타를 궤멸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스네이더는 루크를 만나고, 꿈꾸던 것을 다 손에 넣었어요. 힘도 가졌지, 조직의 수장도 됐지. 루크는 말이죠. 부하의 꿈을 위해 힘도 주고요, 취직도 시켜줍니다. 취업난이 가득한 이 시대에 이런 악당이 어디 있어요? 훌륭한 CEO에요."
이어지는 여사제에 대응하는 몬스터는 '양산형 베키'다. 죽은 자의 성은 베키를 동력으로 하는데, 만약을 대비해 베키를 복제해 만들어낸 것이 양산형 베키. 베키를 양산하면서 죽은 자의 성은 무한한 동력을 가지게 되었다.
광대 '레드 크라운', 마법사 '정화의 스네이더', 여사제 '양산형 베키'
# 세뇌, 부활, 그리고 광신도 '루크의 잔혹한 모습'
여기까지만 보면 루크는 부하를 아낄 줄 알고 똑똑하기까지 한 사람으로 느껴지지만, 억지로 타인을 세뇌해 노예로 삼는 잔혹한 일면도 있다. 여제, '하이퍼스피드 지켈리네'가 바로 그 경우.
시네마틱 영상에 등장하는 수인족이 바로 지켈리네로. 뒤에 설명할 '야신'의 제자다. 그가 쓰던 검술과 귀면검을 물려받아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싸우던 중 실종되었는데 죽은 자의 성에서 개조, 세뇌당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황제 카드에서는 '콰트로마누스 Mark-2', 루크의 모습을 본딴 거대 로봇이 등장한다. 본래 '왕의 소굴'을 지키던 로봇이었지만 모험가에게 파괴되어 다시 만든 것이 콰트로마누스. "이전에 비해서 공격성이 굉장히 강해졌습니다. 대신 갑옷이 없어서 손만 내밀면 죽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사제의 자리에는 본래 퇴마사였다가 세뇌된 '망각의 아슬란'이 등장한다. 아슬란은 루크가 아라드 전역에 뿌린 '검은 악몽'에 맞설 힘을 원했다. 사도도, 마법도 전부 배척하는 고집스러운 성격이지만 가진 힘이 강해 프리스트 교단에서는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흑의 사신'의 부름을 받았다면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다시 나타난 것은 몸이 개조된 루크의 광신도로서였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루크가 검은 악몽으로 꾀어내면서 세뇌를 한 것 같아요. 시네마틱 영상 보시면 제정신이 아니잖아요. 결국 여러분에게 장풍 맞고 주작 쓰다 끝납니다."
여제 '하이퍼스피드 자켈리네', 황제 '콰트로마누스 Mark-2', 사제 '망각의 아슬란'
# 사랑과 탄식 끝에 태어난 힘
연인에 해당하는 몬스터는 둘, '거완의 왕자 골고타', '철완의 공주 칼바리'로, 모두 헤블론 왕족이다. 즉 루크의 친아들과 친딸. 본래 헤블론 왕족은 손 넷, 눈 셋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골고타와 칼바리는 쌍둥이로 태어나 손과 눈을 나눠갖는다.
골고타와 칼바리는 헤블론이 멸망하기 직전까지 국민들을 피난시키고 멸망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실패하고 우주와 차원을 떠돌게 되는데, 이들을 발견하고 루크에게 데려온 것이 레드 크라운. 수백 년 동안 간절히 기도해 낳은 첫 자식들이기에 루크는 이들을 가장 사랑했고, 쌍둥이는 연인 카드에 대응하는 존재가 되었다.
"전차 자리에는 '탄식의 램퍼드'가 있습니다. 마계의 각클 종족 출신인데, 모시는 신에 따라 모습과 능력이 변해요. 루크를 모시니까 개조 능력이 생겼죠. 루크를 거스르는 자를 공격하는 역할을 하는데 현실은 후드려맞죠. 차라리 카인을 모시지, 하필 모셔도 루크에요. 안타깝게 되었습니다."
힘 카드에는 '아이언비스트'가 배정되었다. 본래 아이언비스트는 루크가 참수한 몬스터지만 22장의 예언을 완성하기 위해 아이언비스트를 재활용해 배치한다. 새로 머리를 붙여서 난폭성을 되찾은 몬스터.
연인 '거완의 왕자 골고타와 철완의 공주 칼바리', 전차 '탄식의 램퍼드', 힘 '아이언비스트'
# 사악한 은둔자, 운명의 수레바퀴, 정의
은둔자, '증오의 베일'은 숨을 곳을 찾아 죽은 자의 성에 왔다. 태어날 때부터 악의와 배타 의식이 강했던 베일은 누군가를 흡수해 힘을 얻는 능력을 가졌다. 처음엔 정체를 숨기고 카쉬파의 무리로 들어갔다. 그 곳의 아이들과 같이 성장을 했는데, 기습을 당해 노예로 팔려갈 위기에 놓이자 본색을 드러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때부터 카쉬파의 눈에 들어 전투원이 되고, 여러 기술을 배운다. 후에 카쉬파를 다 잡아먹으려 했지만 심장파멸자 히카르도를 보자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껴 도망친다. 그렇게 루크를 만난 베일은 어둠의 힘으로 더욱 강한 모습이 되었다.
운명의 수레바퀴 패턴에 따라 다양한 공격을 해오는 '점성술사 로사우라'는 루크를 섬기는 플레임스킨 종족이다. 자발적으로 루크를 따라가 수레바퀴 장치와 '혜안의 지팡이'로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루크가 수레바퀴를 직접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나름 관리자급 인물로 여겨진다.
정의에 해당하는 '빛의 우상 호루스'는 정의로운 성격으로, 루크의 밑에서 헤브론의 빛 세계를 다스렸다. 정의의 형상이라는 창을 사용하며 헤브론이 멸망해 목숨을 잃었지만, 골드 크라운이 찾아내 노예로 부려지게 되었다.
은둔자 '증오의 베일', 운명의 수레바퀴 '점성술사 로사우라', 정의 '빛의 우상 호루스'
# 루크를 사랑하는 기계, 목숨을 구원받은 아이들
'매달린 사람' 카드에는 '비통의 부폰'이 있다. 본래 정해진 육체 없이, 이 로봇과 저 로봇을 돌아다니며 조종하는 정신체다. 필요에 따라 루크의 피조물을 장악하거나 시스템을 조종하며, 평소에는 죽은 자의 성에서 전체 시스템을 총괄한다. 그러나 여러 로봇을 옮겨다니는 동안 감정이 생겼고, 자신의 창조주인 루크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루크는 그저 로봇 비서 정도로만 본다고.
'죽음'의 자리는 '오염의 카리나'가 차지하고 있다. 마계 테라나이트 폭발 피해자로 돌연변이가 되어 온 몸에서 맹독을 뿜어내게 되었다. 본디 평범한 소녀였던 카리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하수구로 도망쳐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루크를 만나 맹독을 정화시켜주는 마스크를 받는다. 그 뒤 루크의 오염구덩이에서 쓰레기를 정화하는 일을 자청해 맡는다. 죽음에 가까웠다가 회생했기에 '죽음' 카드가 되었다.
루크의 용광로에서 살고 있는 하부브는 '절제, 절약'에 해당한다. 하부브는 온 몸이 에너지가 되어 있는 종족으로, 본래 다른 차원에 살았으나 시로코로 인해 마계로 전이되었다. 계속 에너지가 빠져나가 죽을 뻔 하지만 루크가 구해서 자신의 용광로에서 살게 했다.
매달린 사람 '비통의 부폰', 죽음 '오염의 카리나', 절제 '파탄의 하부브'
# 강자를 찾는 악마, 견고한 탑, 탈출의 희망
악마에 해당하는 악검 베아라는 고대 악마와 계약한 검사로, 잔인하면서 힘을 추구하는 성격이다. 스스로 루크를 찾아와 강하게 개조해달라고 부탁했고, 개조 후 루크를 죽이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렇게 루크의 부하가 된 베아라는 죽은 자의 성을 돌아다니며 강자를 찾고 있다.
'메탈기어 카나프스'는 탑 카드에 해당하는 인물로, 부폰처럼 로봇을 옮겨다니는 정신체이자 관리 시스템 중 하나다.
하부브와 같은 종족인 '더 세븐 미스트랄'은 하수구에 숨어들어 세상을 지배하려 했다. 남은 에너지로 연명하며 닥치는대로 흡수를 하다 정신 지배를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세 제압당해 얼음 감옥에 갇혔다. 하지만 탈출해 성공했고, 여러 차원을 떠돌다 루크의 성에 안착한다. 감옥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결국 탈출에 성공했기에 '별', 희망을 상징하는 카드가 되었다.
악마 '악검 베아라', 탑 '메탈기어 카나프스', 별 '더 세븐 미스트랄'
# 차게 식은 달, 죽은 성의 태양
'지켈리네'의 스승 '달빛을 걷는 자 - 야신'이 어쩌다 달 카드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귀면족이 사는 도시 에칸의 귀족 출신으로, 뛰어난 무예는 물론 전설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사람이다. 다섯 살 때 이미 에칸에서 상대할 자가 없었던 야신.
야신의 친구이자 노예였던 카시야스가 결투를 신청한다.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랐던 카시야스의 도전을 거절할 수 없었던 야신은 갈라진 달이 떠오른 날, 신성한 언덕에서 결투를 치른다.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카시아스는 사라졌고, 야신은 집 안에 틀어박혀 은둔했다.
소문은 무성했다. 카시야스가 야신을 이겼다는 설, 야신이 카시야스를 죽였다는 설... 진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수 년 후 초승달이 떴을 때 야신도 사라졌다.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에는 죽은 자의 성에서 기계로 몸을 바꾼 뒤였다.
"태양은 '고강화 아르고스'입니다. 배에 있는 것이 빛을 응집하는 장치인데요, 이 거울로 빛을 모아 어둠을 중화하고, 일종의 태양열 발전기 역할을 해줍니다. 루크는 재활용을 좋아하므로 아르고스 파편을 모아 알뜰살뜰하게 다시 만들었습니다. 배에 있는 것이 빛, 태양이다. 이렇게 매치까지 하면서요."
달 '야신', 태양 '고강화 아르고스'
# 심판자, 정체를 드러낸 세계
마지막으로, BJ 이태윤은 '어둠의 우상', 아누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심판의 자리에 있는 인물이자, 호루스와 대조되는 캐릭터다.
아누비스 역시 헤브론 출신이며, 루크의 밑에서 어둠의 세계를 다스렸다. 잔인하고 난폭한 성격에, 빛의 세계를 침식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루크가 사라지자 헤브론의 평화를 위해 호루스와 협력해 세계를 통치했다.
아누비스도 헤브론이 멸망하면서 우주를 떠돌게 되었지만 골드 크라운이 수습해 다시 한 번 루크를 만나게 되었다. "어둠의 결정석 갑옷을 입었고, 무기인 '심판의 형상'은 어둠과 공포를 뿜어내지만 우리는 점프로 피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변을 전부 어둠의 세계로 만들기 떄문에 마지막 '세계' 자리를 차지한 '악몽의 네르베'. 안톤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루크가 안톤에게 붙여둔 첩자다. 네르베는 안톤 몰래 그의 에너지를 수집해 빛의 힘으로 응축해두고 있었다.
"원래부터 루크 쪽 사람이에요. '섬멸의 네르베'는 힘을 봉인했니까 약한 거고요. 파괴되기 직전에 루크가 시체를 줍고, 봉인했던 '검은 악몽'의 힘을 해제합니다. 이게 원래 모습입니다."
아누비스의 소개가 끝난 이후에는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새로운 시점에서 제공된 이야기들이어서 그런지, 여러 가지 궁금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BJ 이태윤은 다음 업데이트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를 해달라며 강연을 마쳤다.
심판 '어둠의 우상 아누비스', 세계 '악몽의 네르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