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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한국게임은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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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국가정책을 세울 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면 어떻게 방향을 결정할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게임회사를 운영함에 있어서도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이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한국게임산업개발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같은 곳의 기관장들은 게임의 미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취재 좀 부탁한다. : >)

나는 게임개발자도 아니며 외국에 산지도 5년이 넘었다. 디스이즈게임을 비롯한 인터넷이 한국과 한국의 게임을 접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현실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어쩌면 이것은 예측이라기 보다는 절반쯤은 나의 '소망'에 가까울 수도 있다. 그래도 조악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는 논리적 추측을 시도했다.

우선 10년이라는 시간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다른 첨단산업처럼 게임의 발전은 워낙 빠르기 때문에 10년이나 되는 시간을 넘겨짚으려는 것은 좀 심한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게임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을 중심으로 보면 10년 동안 사람의 욕구나 사는 모습이 많이 변할 것 같지는 않다.

게임의 미래란 이런 것?


게임 위상의 재정립
현재 한국에서 게임산업의 위상은 좀 과장되어 보인다. 70~80년대 우주산업, 80~90년대 바이오산업에 뿌려지던 정치적 신기루의 잔상이 영화산업을 거쳐 나노기술분야과 함께 게임산업에도 일렁이는 듯하다. 정부의 호들갑과 투자자들의 설레발이가 10년 후면 좀 잠잠해지지 않을까?

유저들도 너무 몰입해있다. 게임에서 재미는 뒷전이고 노가다에 폐인짓 하다가 죽는 경우까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10년 후에는 '게임은 취미의 하나일 뿐이다'라는 일종의 사회적 동의가 형성되지 않을까? 다른 나라보다 먼저 게임중독에 노출되었고, 유행에 민감하고 집단적인 불문법적 구속이 강한 한국사회의 특성상 일단 동의가 형성되면 다른 나라보다 게임의 위상 재정립이 쉽게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MMORPG의 쇠퇴와 비디오 게임의 약진
캐주얼 온라인 게임이나 MMO 게임들은 계속 발전하겠지만 MMORPG가 주류는 아닐 것 같다. 만약 게임이 취미의 하나로 인식되어지면 동시에 게임에서 기대하는 것도 달라질 것이다. 현재 한국의 MMORPG들은 취미로 즐기기에는 요구되는 시간투자(노가다)가 너무 많다. 그리고 MMORPG의 부정적인 면들(예를 들면 말싸움이나 현금거래, 랙)을 참아내면서까지 플레이하기보다는 그런 잡스러움 없이 게임 내에서 유일한 동기가 있는 패키지방식의 게임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고 그런 목적이라면 비디오 게임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온라인 게임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컴퓨터의 플레이가 사람의 꼼수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인공지능이 상당히 발전해서 사람 못지않은 수준을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간 복사방지 기술이나 라이센싱 방식이 더 발달하지 않을까?

세계게임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약화
내가 생각하는 현재의 위상은 전체인구에 비해서 게임인구가 많은 나라, MMORPG를 좀 일찍 시작한 나라, <스타>를 무지 좋아하는 나라 정도이다. MMORPG를 일찍 시작해서 그와 관련된 기술이 출중할까? 분산서버기술? 글쎄.. <이브 온라인>이나 <다옥> 등등의 게임을 통해 견주어본 바로는 별로 그렇지 않다라는 생각을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초가 부실하다는 것이 아닐까? <그라나도 에스파다> 오픈베타 때 보여준 오픈연기 일화는 왜 머리 속에서 쉽게 안 지워질까?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몸은 빌릴 수 없다는 김영삼이 그랬듯이 엔진도 가져다 쓰고, 각종 툴도 가져다 쓰고.. 이러다가 10년 후면 휴대폰회사들이 퀄컴에 생돈 빨리면서 장사하듯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만약 그 때까지 살아남아 있다면 말이다.

일부 대형회사에서 퍼블리싱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로 보인다. 서로 발전하는 상생이 될지 어느 한쪽이 단물만 빨리고 버려질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한국적인 게임의 성공
한국사람들은 결국 한국영화를 선택했다. 80~90년대 수많은 삽질을 거듭하면서 명맥만 유지하던 한국영화가 화법을 좀 솔직하게 바꾸면서 되살아났다. 이유가 뭘까? 자막 읽기가 귀챦아졌는지, 헐리우드의 스타일이 질렸는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남들(백인들) 화려하게 노는 것을 감상하면서 대리만족하던 수준에서 우리 주변 얘기를 해주는 단편 고급 드라마 수준으로 위상이 재정립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게이머들의 의식속에는 아직도 서구의 신화는 신비롭고 한국의 것은 밍밍해 보이는 사대주의나 오리엔탈리즘이 팽배한 것일까? 한국적인 컨텐츠가 담긴 온라인게임이 이제껏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은 정말 이해 못할 일이다. <바람의 나라>를 빼고 뭐가 있을까? 어떻게 그렇게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안 만들까? 아직도 회자되는 <화이트데이> 같은 한국적인 게임이 결국엔 선택의 귀착이 되지는 않을까?

출처는 손노리 홈페이지


작은 게임의 귀환
영화 한 편 찍는 돈과 맞먹는 수준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게임개발비(주로 MMORPG)는 현재로서도 그 조달방법과 투자실패에 대한 리스크 때문에 게임개발자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유저입장에서는 방대한 세계관을 이해해야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무기 및 스킬체계에 대한 '공부'를 요구하는 게임을 시작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일주일만에 가능한 게임개발이 실험되고 있고(/board/view.php?id=43867&category=102) 유저에게 제공되는 모드(mod)툴들은 점점 발달해서 이대로 간다면 아이디어만 가지고 개인이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혹시 10년 후에는 시장의 한두평짜리 액세서리 상점 같은 형태로 웹상에서 작은 게임들이 만들어지고 팔리지는 않을까? 싸이에서 마이크로 결제가 정착되었듯이 10년 후에는 작은 것을 적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당연시 되지 안을까? 공짜의 유혹을 포기시키기에 10년은 너무 짧은가?

맺으며

결국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 나 자신의 소망이 더 많고, 그보다 질문이 더 많은 글이 되었다. 나의 예측이 틀리더라도 내가 손해볼 것은 하나 없다. 하지만 게임개발자들를 포함한 게임회사 경영자들과 게임정책 결정자들은 그렇지 않거나 그래서는 안된다. 나는 그 사람들의 얘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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