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포트에 도착하자마자 하누만을 내쫓고 괴물들로부터 마을을 지켜낸 주인공. 그러나 숨돌릴 틈도 없이 포츠가 사고를 치기 시작한다. 그러다 결국 계속되는 포츠의 건방과 자만으로 말미암아 큰 사건이 터지고야 만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디스이즈게임 버징가
촌장의 부탁을 받은 당신과 라리사는 고블린의 숲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고블린들의 방어선을 뚫고 숲 속 끝까지 도착했다. 그곳에는 포츠 혼자 많은 고블린들에 둘러싸여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저 실력에 일 대 다 싸움이라니 배짱도 좋다.
구해줬더니 웬걸, 또 사랑싸움 시작이다. 그래도 마을로 돌아가면 징계 내릴 예정이라고 하니 먼젓번 보다 구해준 보람은 있었다. 당신은 '포츠 녀석 분명히 나보다 고참인 녀석인데 왜 내가 챙겨줘야 하는질 모르겠다. 나중에 후임이 들어오면 기수 열외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속으로 생각만 했다. 겉으로 뱉었다간 포츠마누라 라리사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마을에 돌아가자 마스터 알렉스의 호출이 있었다. 그는 당신의 재능과 가능성을 칭찬하며 직접 괴물들과 맞닥뜨려 실전 경험을 쌓아 오라고 주문한다. 마을 병사라곤 포츠같은 풋내기에 얼간이들뿐이니 의외로 이곳에서 한자리해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렉스가 지시한 '고블린 지하제단'에 도착했더니 어이없게도 포츠가 먼저 가 있었다. 지금쯤 분명히 영창에 가서 근신하고 있어야 할 놈이 어째서 여기에 있단 말인가? 이 마을의 지휘관은 글러 먹었다. 어쩐지 마을을 빠져나오면서 본 라리사가 눈물을 훔치고 있더라.
하지만 그곳엔 얼간이 포츠 혼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친구로 보이는 '존'이란 훤칠한 미남이 같이 있었다. 불같은 성격에 안하무인인 포츠와는 달리 예의 바르고 차분한 청년이었다. 불같은 성격의 빨간 파워레인저 곁에는 얼음같이 차가운 파란 파워레인저가 있어야 하듯이 말이다.
포츠는 당신을 보자마자 "넌 도움도 안 되니 뒤로 빠져 있어!"라며 건방지게 말했다. 그러자 존이 정색하면서 마을의 은인에게 이 무슨 짓이냐며 사과하라고 한다. 포츠는 딱히 네가 좋아서 사과하는 건 아니라는 말투로 곧바로 사과했다. 딱 봐도 오랜 세월 함께 한 사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둘이 어릴 적부터 친구라 그런지 천둥벌거숭이 포츠도 그의 능력을 깊게 신뢰하며 그의 말은 고분고분 따르는 눈치다. 포츠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착한 존이 있으니 참고 같이 행동하기로 했다.
고블린들을 해치우며 그들의 족장 앞에 다다랐을 때 하얗게 변해버린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다른 부대의 부대장인 플로라가 했던 얘기가 생각났다. 요즘 들어 마을에서 간혹 사람이 실종된다는 것이다. 이곳은 지하 제단이다. 이놈들이 설마 마을 사람들을 납치해서 제물로 사용하는 걸까?
고블린은 체구도 작고 힘도 약해 기껏해야 치안이 허술한 인간의 마을을 침범해서 음식과 재물을 약탈해가는 수준이다. 고블린이 아무리 원시 부족 수준의 문화를 갖고 있다지만 인간을 제물로 바친다는 것은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다. 이것도 하누만의 등장과 관련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마을의 떠오르는 영웅'이라고 소개한 저 건방진 포츠가 '마을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엘리트'라 할만큼 존의 실력은 대단했다. 입만 살아 있는 포츠와 함께할 때와는 달랐다. 존이 함께하니 고블린 대족장조차 고양이 앞의 쥐일 뿐이었다. 게다가 겸손하기까지 하니 이런 촌구석에서 썩긴 아까운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마을로 돌아와서 그간의 일을 상세하게 보고했지만,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알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 사람들도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한바탕 전투를 치르고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며 개인정비를 하고 있던 당신에게 또다시 마스터 알렉스의 호출이 왔다. 또 포츠놈이 사고를 친 모양이다. 이번엔 익숙한 고블린도 아니고 임프의 숲에 뛰어들어 갔다고 한다. 진심으로 가기 싫어 명령 불복종을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잘생긴 존을 생각해서 그놈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맙소사. 임프의 숲 한가운데에서 찾아낸 포츠는 무려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었다. 최근에 만난 나야 그렇다 치자. 이 녀석이 이 정도의 연기를 할 만큼 머리가 좋은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존까지 못 알아볼 정도니 머리를 다친 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민폐본능은 남아 있는지 자신을 안전한 곳까지 호위해 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뭐 어차피 마스터 알렉스의 명령으로 온 것이니까 도와주기로 한다.
존과 함께 기억을 잃어버린 포츠를 데리고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기억이 사라지더니 건방도 함께 사라졌다. 그의 기억을 앗아간 임프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역시 사람의 버릇을 고치는 데에는 몽둥이만 한 것이 없다.
숲을 빠져나가는 길에 임프들이 계속 길을 막아 그들과 전투를 치를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셋이 같이 호흡을 맞추다 보니 녀석의 머리가 깨기 시작했는지 이내 우리가 누군지 기억해냈다. 그와 동시에 시건방진 태도가 부활했다. 아, 영원히 기억을 잃어버리게 뒤통수에 오함마를 박았어야 했는데.
숲을 빠져나가는 길에 길리어스를 발견했다. 독수리의 머리를 갖고 있는 이 수인족은 임프들보다 영리하고 강한 녀석들이다. 다른 몬스터들과 떨어져 살고 집단생활을 하지 않는 길리어스가 어찌 된 영문인지 임프 한 무리를 지휘하고 있었다. 서로 전혀 연관이 없던 두 종족이 왜 연합하고 있는지는 일단 알렉스에게 보고부터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진급을 위해 하루하루 괴물들과 전투를 치르며 살아가던 중, 거대 괴물 '크루이탄'이 고블린 광산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임프들은 길리어스와 연합하더니 고블린은 거대 괴물을 소환이라도 한 모양이다. 알렉스는 당신과 존, 포츠를 한 팀으로 임명해 광산 탐색을 지시했다.
포츠 녀석은 기억이 돌아옴과 동시에 건방짐까지 한번에 돌아와 겁도 없이 크루이탄을 혼자 처치하겠다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물론 뒤치다꺼리는 내게 맡긴 채로 말이다. 포츠는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놈이지만 그를 뒤따라간 존이 걱정이다.
혹시나 해서 최대한 빠르게 뒤쫓아가봤지만 상황은 역시나였다. 포츠는 다 죽어가면서도 무슨 배짱인지 계속 괴물을 상대하려 들었다. 존이 그를 말리며 지금은 무리이니 후퇴하자고 했지만 포츠는 말을 듣지 않았다. 크루이탄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근성만은 칭찬해줄 만하지만 세상엔 근성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많다.
건방진 녀석들은 항상 고집불통이다. 애인의 이름을 외치며 달려들어 보지만 크루이탄의 거대한 철퇴 한 방에 맥없이 나가떨어지고 만다. 승패는 이미 결정 난 듯하다. 크루이탄이 마지막 일격을 날릴 준비를 하자 존이 그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포츠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던 존을 가볍게 방패로 후려쳐 쓰러뜨리더니, 입에서 불길을 내뿜어 그를 새까맣게 태워버렸다. 미쳐 손 쓸 새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크루이탄은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아버린 포츠를 죽일 가치도 없는 가소로운 것이라 조롱하며 포츠가 슬퍼하는 모습을 즐기는 듯했다.
친구의 죽음에 분노한 포츠는 새로운 힘에 눈을 떠 당신과 함께 크루이탄을 제압해냈다. 왜 항상 이런 캐릭터들은 소중한 사람이 죽고 나서야 이렇게 화를 내면서 어 강해지는지 모르겠다. 진즉 좀 강해지거나 말을 들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크루이탄은 죽일 수 있었지만, 존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소중한 사람이 자신 때문에 죽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포츠는 존의 유지를 이어 고블린과 임프를 모두 없애 마을이 평화를 되찾기 전까지 돌아가지 않겠노라 선언한다. 어차피 마을에 붙어 있지 않고 항상 밖에서 사고치고 돌아다니던 녀석이니 크게 신경 쓸 바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을 사람들은 존의 죽음에 슬퍼하며 포츠를 위로하려 하지만 그는 마을에 나타나지 않는다. 포츠는 어디에 있는걸까? 크루이탄은 어떤 이유로 누가 이곳에 불러들였을까? 다음 회부턴 정신 차린 포츠의 여정이 그려진다.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