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L이 개발하고 CJ인터넷이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드래곤볼 온라인>(이하 DBO)이 최근 끝난 지스타 2009에서 오픈 베타테스트 이전 마지막 체험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지스타 현장에서도 3억 부 이상 팔린 원작 만화의 인지도에 힘입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유명 만화를 MMORPG로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디스이즈게임은 <DBO>의 전체 시나리오 콘셉트와 기획을 담당하는 NTL의 타카미야 코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TIG> 이번 지스타 체험버전에서 드디어 ‘초사이어인’이 공개됐다. 앞으로 나올 콘텐츠는 무엇이 있나.
타카미야 코지 디렉터(오른쪽 사진):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DBO>는 처음 기획했을 때부터 원작에 등장하는 요소들을 최대한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원작의 요소들이란 ‘MMORPG’라는 장르에 어울리는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리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하나씩 유저들에게 공개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공개한 ‘초사이어인’은 이런 계획에 따라 공개할 시점이 와서 선보이게 된 것이다.
다음 콘텐츠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이 자리에서 밝히기는 힘들다. 게이머들 역시 두근두근하며 기다리는 쪽이 좋지 않겠는가(웃음). 하지만 방향성에 대해 살짝 말하자면, 아무래도 ‘원작에는 있지만 <DBO>에는 없는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공개하지 않을까 싶다.
원작 <드래곤볼>은 굉장히 방대한 세계관과 설정을 가진 만화다. 유저들에게 선보일 요소들은 앞으로도 굉장히 많다.
TIG> 혹시 ‘브로리’ 같은 극장판의 캐릭터들은 <DBO>에서 등장하지 않는가?
<드래곤볼>은 원작이 완결된 이후 다양한 형태로 외전이나 그 후의 이야기들이 나왔다. 하지만 역시 그 중에서도 가장 탄탄한 설정을 가진 ‘오리지널’은 역시 만화다. <DBO>가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이유다. 극장판이나 <드래곤볼 GT>처럼 원작 이후에 나온 애니메이션의 설정은 <DBO>에 적용하지 않을 것이다. 극장판에만 등장하는 ‘브로리’ 같은 오리지널 캐릭터들 역시 <DBO>에서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초사이어인.
TIG> 많은 사람들은 <드래곤볼>을 ‘배틀 만화’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DBO>는 그런 모습보다는 ‘어드벤처’ 물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비록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DBO>는 ‘MMORPG’이며, 온라인 게임이다. MMORPG로서 재미있기 위해 <드래곤볼>이라는 원작을 이용하는 것이지, <드래곤볼>이라는 원작을 위해 지금의 <DBO>가 나오게 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지금의 <DBO>가 ‘어드벤처’물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은 MMORPG로서 재미를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를 위해 세계관부터 “원작으로부터 250년 후”라는 새로운 설정을 사용하게 되었고, 가능하면 원작의 요소를 MMORPG에 맞춰서 활용하려고 했다.
물론 우리도 원작이 ‘배틀 만화’로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배틀 요소를 무리하게 도입해서 MMORPG라는 기본 틀이 파괴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MMORPG의 틀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전투 요소를 녹여내는 것. 이것이 <DBO>의 남은 과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TIG> 게임의 시나리오와 콘셉트를 담당한 사람으로서, <드래곤볼>을 온라인 게임으로 옮기면서 원작에 대해 ‘대단하다’고 느낀 점이 있었을 것 같다.
일단 무엇보다 대단하다고 느낀 점은 ‘세계관이 확실하다’는 사실이다.
콘솔 게임과 다르게 MMORPG는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원작의 여러 요소들을 연구해 봤는데 <드래곤볼>은 정말 아주 세세한 것까지 설정이 확실했다. 그런 것들을 하나의 월드로 구성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또 하나 꼽고 싶은 것은 동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거나, 노력해서 강해진다는 식으로,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스토리 구성이 아주 확실하고 명확하다는 것이다.
특히 ‘노력을 하면 강해진다’ 부분은 MMORPG 게임 시스템과 적용하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TIG> 반면에 오히려 원작이 방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물론 원작이 MMORPG를 위한 시나리오집은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옮길 때 어려운 점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아바타 커스터마이징’을 들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나메크 성인’의 머리 더듬이는 원작에 두 종류 정도 밖에 없었기 때문에 많이 곤란했다.
여기에 의상이나 다양한 종족의 헤어스타일, 악세서리 등도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면 안 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TIG> 그런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나?
원작자인 토리야마 아키라 및 집영사(슈에이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서 해결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가 <DBO>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협력해 주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었다. 가령 앞에서 말한 나메크 성인의 더듬이는 원작자가 우리에게 다양한 형태의 더듬이를 거꾸로 제안하고 실제 이미지로 그려 주었다. 또, <DBO>의 분위기에 어울리는지도 체크해 주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문제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원작자와의 협력으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TIG> ‘초사이어인’은 어찌 보면 원작에서는 최강이었다. 그런 만큼 원작을 너무 따라가면 밸런스 붕괴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원작에서는 초사이어인이 모든 종족 중에서 최강이었지만, 사실 그에 앞서 ‘노력하면 누구나 강해진다’는 설정도 있다. 게다가 <DBO>는 모든 종족의 캐릭터들이 아직 잠재능력이 나타나지 않았다라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초사이어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최강이지는 않을 것이다.
나메크 성인이나 마인 종족 역시 유저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초사이어인을 넘어서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웃음).
TIG> 마지막으로 게임의 시나리오와 콘셉트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유저들이 <DBO>에서 꼭 주목해 주었으면 한다는 점을 꼽자면?
언제나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드는 비유 중 하나가, 일반적인 유원지와 ‘디즈니 랜드’ 같은 테마파크의 차이다. 테마파크는 그 안에 하나의 이야기가 있어서 관람객들이 일반적인 유원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이야기와 볼거리, 재미를 준다는 특징이 있다.
<DBO>는 그런 ‘드래곤볼을 주제로 하는 테마파크’를 목표로 만든 MMORPG다. 다른 일반적인 MMORPG에서 느낄 수 없는 <드래곤볼>만의 이야기와 볼거리,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정말 많은 요소들을 게임 속에 적용했고, 누구나 게임에 접속하면 “아, 이것이 정말 <드래곤볼>의 세계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만화책에서 하지 못한 원작의 뒷이야기들도 <DBO> 속에 반영해서 말 그대로 원작을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즐겁게 놀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 부디 <드래곤볼>을 좋아한다면 <DBO>에서 이런 부분들에 주목해 주었으면 한다.
보너스: <드래곤볼> 원작 만화와 <DBO> 사이의 설정집.
※ 지스타 2009 CJ인터넷 부스에서 배포한 특별홍보물을 찍은 것입니다.